‘유주얼 서스펙트’라는 영화를 기억하는지. 브라이언 싱어가 감독하고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의 케빈 스페이시가 출연한 이 영화를 어떤 이들은 가장 ‘지적이고 똑똑한’ 영화로 기억할 것이다. 이런 유의 영화들이란 마치 퍼즐게임 같아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이 숨긴 단서를 하나씩 찾아내고 마침내 범인이 누군가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도출해 낸다. 마침내 답을 알았다고 의기양양해졌을 때, 뒤통수를 ‘탁’ 하고 때리는 기막힌 반전은 서스펜스물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그런데 요즘 관객들은 얼마나 똑똑한가. 웬만한 충격과 속임수에는 눈 하나 꿈쩍 안하고, 감독의 머리 꼭대기에 서서 영화를 해석하고 작은 허점 하나도 속속들이 찾아내 가차없이 비판하는 젊은 관객들에게 이런 재미와 충격을 선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설프게 만들었다간 “시시하기 짝이 없군”이란 조롱만 사고 말 테니까.
스크린을 통해 감독이 던진 난해한 퍼즐게임을 풀어나가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지적인’ 관객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가 있다. 영국 출신의 신예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 ‘너무 훌륭해서 칭찬을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는’(물론 평론가들의 시각이다) 미스터리물인 이 영화는 충분히 풀어볼 가치가 있는 퍼즐 같은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된 날의 충격으로 15분 전의 일을 기억할 수 없는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는 남자 레너드(가이 피어스). 그에게 뚜렷한 기억이란 오로지 사랑한 아내의 마지막 모습과 범인에 대한 증오심뿐. 중요한 단서까지도 쉽게 잊고 마는 레너드는 범인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폴라로이드 사진과 메모에 강박적으로 매달린다. 그리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온몸에 문신으로 차례차례 새겨나간다. 그의 곁에는 나탈리라는 카페 여종업원과 테디라는 남자가 맴돌고 있다. 그들은 레너드를 잘 알고 있는 듯하지만 레너드에게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사람인 것이다.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또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레너드와 같은 입장이 된다. 영화가 시간의 방향과 거꾸로 진행하기 때문. 영화의 맨 처음은 이 이야기의 결말에 해당하며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시작에 속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지금 여기는 어디인가’ ‘난 뭘 하고 있는 건가’를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하는 레너드와 함께 기억의 퍼즐을 맞추면서 사건의 단서를 찾는 것이 관객의 몫으로 매우 흥미로운 게임이 아닐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 인간의 기억과 기록을 싸잡아 조롱하는 듯한 기막힌 반전은 가히 ‘유주얼 서스펙트’를 능가한다고도 하겠으나, 사실 ‘메멘토’는 훨씬 덜 대중적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영화를 꼭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되도록 혼자 가시길….
그런데 요즘 관객들은 얼마나 똑똑한가. 웬만한 충격과 속임수에는 눈 하나 꿈쩍 안하고, 감독의 머리 꼭대기에 서서 영화를 해석하고 작은 허점 하나도 속속들이 찾아내 가차없이 비판하는 젊은 관객들에게 이런 재미와 충격을 선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설프게 만들었다간 “시시하기 짝이 없군”이란 조롱만 사고 말 테니까.
스크린을 통해 감독이 던진 난해한 퍼즐게임을 풀어나가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지적인’ 관객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가 있다. 영국 출신의 신예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 ‘너무 훌륭해서 칭찬을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는’(물론 평론가들의 시각이다) 미스터리물인 이 영화는 충분히 풀어볼 가치가 있는 퍼즐 같은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된 날의 충격으로 15분 전의 일을 기억할 수 없는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는 남자 레너드(가이 피어스). 그에게 뚜렷한 기억이란 오로지 사랑한 아내의 마지막 모습과 범인에 대한 증오심뿐. 중요한 단서까지도 쉽게 잊고 마는 레너드는 범인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폴라로이드 사진과 메모에 강박적으로 매달린다. 그리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온몸에 문신으로 차례차례 새겨나간다. 그의 곁에는 나탈리라는 카페 여종업원과 테디라는 남자가 맴돌고 있다. 그들은 레너드를 잘 알고 있는 듯하지만 레너드에게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사람인 것이다.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또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레너드와 같은 입장이 된다. 영화가 시간의 방향과 거꾸로 진행하기 때문. 영화의 맨 처음은 이 이야기의 결말에 해당하며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시작에 속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지금 여기는 어디인가’ ‘난 뭘 하고 있는 건가’를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하는 레너드와 함께 기억의 퍼즐을 맞추면서 사건의 단서를 찾는 것이 관객의 몫으로 매우 흥미로운 게임이 아닐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 인간의 기억과 기록을 싸잡아 조롱하는 듯한 기막힌 반전은 가히 ‘유주얼 서스펙트’를 능가한다고도 하겠으나, 사실 ‘메멘토’는 훨씬 덜 대중적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영화를 꼭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되도록 혼자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