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은 지 13년 된 서울 마포의 소형 아파트로 이사한 조연주씨(30)는 이사하기 전에 먼저 욕실부터 고쳤다. 누렇게 때가 낀 타일을 뜯어내고 블랙 앤 화이트톤으로 산뜻하게 교체하고 욕조도 들어냈다. 좁은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해 샤워 부스도 따로 만들지 않았다. 여기에 메탈 소재의 세면대와 수납장을 설치하고 조명을 바꿨다. 공사비는 150만 원 정도. “어둡고 칙칙하던 공간이 밝고 쾌적하게 바뀌었어요.” 모던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변신한 욕실은 집안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곳이 되었다고.
고급 주택에서는 값비싼 월풀 욕조와 사우나 시설 등을 갖춰 욕실의 격을 높인다. 서울 개포동의 주부 김형미씨(42)는 “욕실을 건강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비데를 설치하고, 한쪽 공간에 사우나 시설을 만들었다. 가족들이 욕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월풀 욕조는 150만~800만 원까지 여러 제품이 있고, 사우나 시설에는 300만~700만 원의 경비가 든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가장 먼저 찾는 곳. 아침에 눈을 떠 제일 먼저 달려가는 곳. 그곳이 바로 욕실이다. 욕실은 신체를 깨끗이 하는 동시에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밤에는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샤워를 하면서 심신의 해방감을 맛보고, 아침에는 얼굴을 씻고 몸치장을 하면서 하루의 활력을 충전한다.
요즘 주부들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관련 설문조사를 하면 주거공간에서 중요한 곳으로 거실, 주방 다음으로 욕실을 꼽는다. 어쩌면 침실보다 더 중요한 곳으로 이제 욕실은 쾌적한 주거생활의 필수적 공간이 되었다. “예전에는 그저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는 장소로 여겨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요즘은 새 집을 구할 때 부엌과 화장실부터 살피는 사람이 많습니다.” 금호건설 종합설계팀의 최병권 대리는 최근 욕실을 차별화해 고급화한 아파트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의 화장실은 드레스룸에 설치한 라디오 스피커를 욕실에 연결해 샤워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거나 월풀 욕조, 안마 기능을 가진 마사지 샤워기, 비데 등을 갖춰 충분한 휴식과 심신의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곳이 많다. 20평형대의 소형 아파트에 2개의 욕실을 배치한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도 가정생활에서 욕실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다.
이제 욕실은 세면과 용변을 위한 기능적 공간에서 휴식과 명상을 위한 문화적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욕실용품과 자재를 취급하는 업체들과 건설회사,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욕실에도 다양한 소재와 컬러를 골라 이미지와 개성을 창조해 현대적 감각의 선진 욕실과 미래형 욕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월풀 욕조 공장을 준공한 ‘새턴바스’가 경기도 포천에서 운영하는 욕실문화 상설 전시관 ‘배쓰 밸리’(Bath Valley)에서도 이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간결한 디자인으로 도시적 세련미를 살린 ‘소프트 모던’, 유리와 금속 소재를 쓴 ‘네오 모던’,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실버 내추럴’, 동양미를 살린 ‘오리엔탈’, 고급 소재를 사용한 ‘럭셔리 모던’ 등의 테마로 나누어 각각의 이미지를 살린 부스로 꾸민 이 전시관은 욕실을 어떻게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새턴바스 정인환 대표는 “욕실에 대한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미래형 욕실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한 것인데, 부스를 찾는 일반인이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욕실은 집안에서 가장 평범하고 단조로운 공간이었지만, 이를 색다르게 연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욕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도 요즘의 추세. 일반 가정에서는 짧은 시간이라도 기분 좋게 쓸 수 있도록 욕실에 향을 피우거나 꽃을 꽂기도 하고, 잡지와 책을 두거나 아름다운 그림으로 장식해 일에서 해방하는 휴식공간으로 연출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인터넷 집수리센터 ‘홈투데이’(www.hometoday.co.kr)에는 욕실 수리와 리폼 의뢰가 한 달에 40∼60건에 이른다. 다른 곳보다 쉽게 더러워지고 빨리 낡는 곳이 욕실이다 보니 타일을 바꾸거나 기존에 있던 욕조를 없애고 샤워 부스를 설치해 쾌적하고 넓게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욕실 개조에 드는 비용은 규모와 쓰는 소재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인 리폼 비용은 30평형대 아파트가 300만 원선, 타일만 바꿀 경우에는 40만~50만 원 정도가 든다. 홈투데이 장종수 대표는 “욕실은 공간이 좁은데다 수도나 하수도 배관 등 설비를 고쳐야 하는 일이 번거롭기 때문에 완전 보수는 힘들지만 약간의 아이디어로 개·보수한다면 편리하고 개성 있는 욕실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전에는 욕실에 갈색 등 짙은 색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화이트톤을 써 밝게 연출합니다. 도시적인 세련미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소재를 선호하죠. 은밀하고 숨기는 공간이 아니라 밝고 환한 공간,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간으로 바뀐 것이라고 할까요.” 주택 개조 전문업체 LG데코빌의 수석 디자이너 범승규씨는 최근 욕실 인테리어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가족의 휴식처이자 청결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욕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점점 대형화·고급화하는 것이 인테리어 추세라지만 굳이 이를 따를 필요는 없다. 수건만 다른 색상으로 바꿔 걸어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구석에 화분 하나만 놓아도 공간에는 생기가 돈다. 가족들의 자그마한 관심이 화장실을 기분 좋은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고급 주택에서는 값비싼 월풀 욕조와 사우나 시설 등을 갖춰 욕실의 격을 높인다. 서울 개포동의 주부 김형미씨(42)는 “욕실을 건강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비데를 설치하고, 한쪽 공간에 사우나 시설을 만들었다. 가족들이 욕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월풀 욕조는 150만~800만 원까지 여러 제품이 있고, 사우나 시설에는 300만~700만 원의 경비가 든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가장 먼저 찾는 곳. 아침에 눈을 떠 제일 먼저 달려가는 곳. 그곳이 바로 욕실이다. 욕실은 신체를 깨끗이 하는 동시에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밤에는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샤워를 하면서 심신의 해방감을 맛보고, 아침에는 얼굴을 씻고 몸치장을 하면서 하루의 활력을 충전한다.
요즘 주부들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관련 설문조사를 하면 주거공간에서 중요한 곳으로 거실, 주방 다음으로 욕실을 꼽는다. 어쩌면 침실보다 더 중요한 곳으로 이제 욕실은 쾌적한 주거생활의 필수적 공간이 되었다. “예전에는 그저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는 장소로 여겨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요즘은 새 집을 구할 때 부엌과 화장실부터 살피는 사람이 많습니다.” 금호건설 종합설계팀의 최병권 대리는 최근 욕실을 차별화해 고급화한 아파트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의 화장실은 드레스룸에 설치한 라디오 스피커를 욕실에 연결해 샤워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거나 월풀 욕조, 안마 기능을 가진 마사지 샤워기, 비데 등을 갖춰 충분한 휴식과 심신의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곳이 많다. 20평형대의 소형 아파트에 2개의 욕실을 배치한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도 가정생활에서 욕실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다.
이제 욕실은 세면과 용변을 위한 기능적 공간에서 휴식과 명상을 위한 문화적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욕실용품과 자재를 취급하는 업체들과 건설회사,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욕실에도 다양한 소재와 컬러를 골라 이미지와 개성을 창조해 현대적 감각의 선진 욕실과 미래형 욕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월풀 욕조 공장을 준공한 ‘새턴바스’가 경기도 포천에서 운영하는 욕실문화 상설 전시관 ‘배쓰 밸리’(Bath Valley)에서도 이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간결한 디자인으로 도시적 세련미를 살린 ‘소프트 모던’, 유리와 금속 소재를 쓴 ‘네오 모던’,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실버 내추럴’, 동양미를 살린 ‘오리엔탈’, 고급 소재를 사용한 ‘럭셔리 모던’ 등의 테마로 나누어 각각의 이미지를 살린 부스로 꾸민 이 전시관은 욕실을 어떻게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새턴바스 정인환 대표는 “욕실에 대한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미래형 욕실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한 것인데, 부스를 찾는 일반인이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욕실은 집안에서 가장 평범하고 단조로운 공간이었지만, 이를 색다르게 연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욕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도 요즘의 추세. 일반 가정에서는 짧은 시간이라도 기분 좋게 쓸 수 있도록 욕실에 향을 피우거나 꽃을 꽂기도 하고, 잡지와 책을 두거나 아름다운 그림으로 장식해 일에서 해방하는 휴식공간으로 연출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인터넷 집수리센터 ‘홈투데이’(www.hometoday.co.kr)에는 욕실 수리와 리폼 의뢰가 한 달에 40∼60건에 이른다. 다른 곳보다 쉽게 더러워지고 빨리 낡는 곳이 욕실이다 보니 타일을 바꾸거나 기존에 있던 욕조를 없애고 샤워 부스를 설치해 쾌적하고 넓게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욕실 개조에 드는 비용은 규모와 쓰는 소재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인 리폼 비용은 30평형대 아파트가 300만 원선, 타일만 바꿀 경우에는 40만~50만 원 정도가 든다. 홈투데이 장종수 대표는 “욕실은 공간이 좁은데다 수도나 하수도 배관 등 설비를 고쳐야 하는 일이 번거롭기 때문에 완전 보수는 힘들지만 약간의 아이디어로 개·보수한다면 편리하고 개성 있는 욕실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전에는 욕실에 갈색 등 짙은 색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화이트톤을 써 밝게 연출합니다. 도시적인 세련미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소재를 선호하죠. 은밀하고 숨기는 공간이 아니라 밝고 환한 공간,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간으로 바뀐 것이라고 할까요.” 주택 개조 전문업체 LG데코빌의 수석 디자이너 범승규씨는 최근 욕실 인테리어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가족의 휴식처이자 청결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욕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점점 대형화·고급화하는 것이 인테리어 추세라지만 굳이 이를 따를 필요는 없다. 수건만 다른 색상으로 바꿔 걸어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구석에 화분 하나만 놓아도 공간에는 생기가 돈다. 가족들의 자그마한 관심이 화장실을 기분 좋은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