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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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이여 ‘속독·청취력’을 잡아라

  • < 정철/정철언어연구소 소장 www.jungchul.com >

    입력2005-01-19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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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생들은 대학입시를 치러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 때문에 중학생과는 초점을 약간 달리하여, ‘영문 속독’과 ‘청취력’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대학 입시에서 그 두 가지 기능만 보는데다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실용영어로 간단히 전환시킬 수 있는 탄탄한 기본실력이 되기 때문이다.

    고교생은 크게 둘로 나눠 ‘기초가 있는 학생’과 ‘기초가 부실해 학교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으로 나눌 수 있다.

    기초가 있는 고교생은 아무리 기초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해온 암호해독식 영어공부의 후유증인 여러 가지 나쁜 습관 때문에 영어엔진 속도가 느리다. 그러므로 나쁜 습관을 없애고, 엔진의 속도를 빠르게 한 뒤 영문 속독 단계로 들어가는 게 좋다. 이 훈련은 교과서를 녹음한 테이프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학습한다.

    (1) 먼저 자습서를 보면서 교과서의 뜻을 완전히 이해한 다음, 테이프를 반복해 듣는다. 단어나 숙어를 일부러 외우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뜻을 아는 상태로 테이프를 반복해 듣고, 속독연습을 하다 보면 저절로 다 외워진다.

    앞에서도 말했듯, 자연스러운 속도로 녹음된 원어민의 목소리를 반복해 듣고 있으면, ‘머릿속 영어엔진’의 속도가 원어민이 말하는 속도인 1분당 160단어의 표준속도에 맞춰진다.



    뜻이 편안히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듣다 보면, 영어문장을 따져가며 해석하던 나쁜 습관이 서서히 없어지고, 어순감각에 따라 이해하는 능력이 생기면서, 영어엔진 속도가 점점 빨라지게 된다.

    (2) 듣는 것이 익숙해지면, 그 내용을 눈으로 빨리 읽는 연습을 한다. 단어 하나씩 읽지 말고, 한 번에 서너 단어씩 의미 단위로 묶어, 손가락으로 한 덩어리씩 짚어 가며 빠른 속도로 읽는다.

    이때 무조건 허둥지둥 빨리 읽으려 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어순감각에 따라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어순감각에 관해서는 ‘영어공부혁명’을 참조). 해 보지 않던 것이라 처음에는 어색하고 속도도 느리겠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차차 익숙해지면서 1초에 한 덩어리씩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3) 그 내용을 여러 번 박자 맞춰 읽어 앞서 입력된 영어감각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중학생처럼 그 문장이 완전히 입에 밸 때까지 반복해 낭독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간관계상 영어감각을 느끼며 읽는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4) 이렇게 해서 영어엔진 속도가 빨라지면, 교과서 이외의 다양한 문장들을 가지고, 의미단위를 짚어가며 빠른 속도로 읽어 나가는 속독연습을 한다.

    이런 식으로 훈련을 계속하면 대학입시 따위를 걱정할 수준은 쉽게 넘어서며, 영어에 자신이 생기고 재미가 붙어 나중에 사회에 나갔을 때 ‘보충수련’만 하면 그대로 써먹을 수 있는 진짜 영어실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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