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이하 산자부)가 과다한 누진제 적용으로 논란이 된 주택용 전기요금의 판매단가를 일반용보다 낮은 것처럼 왜곡해 발표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산자부는 지난 7월분 고지서부터 300kWh 이상 전기 소비자에 대한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해 요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전기요금을 과다하게 부과하는 것에 대한 불만 여론이 빗발치자 산자부는 지난 8월7일 ‘전기요금 실상은 이렇습니다’라는 설명자료를 내놓았다. 산자부는 자료에서 지난해 주택용 전기요금 평균 판매단가는 kWh당 94.72원으로 상가나 대형빌딩 등에 적용하는 일반용보다 비싼 것이 아니며, 일반·산업용의 경우에도 심야할인 등을 적용해 수요가 많은 주간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적용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산자부가 발표한 kWh당 94.72원의 주택용 판매단가는 kWh당 23.20원밖에 하지 않는 값싼 심야전력 요금을 모두 주택용에 포함해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야전력을 포함하지 않은 주택용 판매단가는 kWh당 107.30원으로 룸살롱이나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와 대형빌딩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요금보다 1.26원 더 높다. 이는 주택용 전기요금 판매단가가 일반용보다 낮다는 산자부의 설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산자부는 그동안 주택용은 kWh당 86.95원에 생산해 94.72원에 판매하지만 일반용은 kWh당 79.30원에 생산해 106.04원에 판매하기 때문에 주택용 전기요금이 룸살롱 등 유흥업소용보다 더 낮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값싼 심야전력을 포함하면 주택용 판매단가는 산자부의 설명대로 kWh당 94.72원으로 일반용보다 10% 이상 낮다. 또 값싼 심야전력을 제외하고 주택용 판매단가를 계산할 경우 주택용의 원가회수율 역시 산자부의 설명(108.9%)과 달리 114.8%로, 6%나 올라가 산업용 전력의 원가회수율(96.1%)과의 간격이 더 벌어진다.
그러나 전력 전문가들은 심야전력을 주택용에 포함해 계산하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지적한다. 산자부가 누진제 확대 실시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심야전력을 주택용에 포함해 주택용 판매단가를 낮춰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진우 전력연구그룹장은 “심야전력 요금은 극히 일부의 소비자가 사용하는 왜곡된 요금구조인데 이를 주택용에 포함해 버리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택용 판매단가는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박사는 “이번 산자부의 발표자료와 다른 산자부 내부보고 문건 등에는 주택용 판매단가를 (심야전력 부분을 뺀) kWh당 107.30원으로 해놓은 것을 볼 때 중간에서 누군가가 ‘장난’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자부뿐만 아니라 한국전력의 내부보고 자료 등에도 주택용 판매단가는 kWh당 107.3원으로 표기되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성봉 연구위원도 “심야전력은 사용시간대를 알 수 있는 별도의 전자식 계량기를 필요로 하는 등 집계방식 자체가 다른데 주택용에 포함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산자부나 한전의 내부자료뿐만 아니라 한국전력이 매달 발표하는 전력통계속보에도 주택용 판매량에는 심야전력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전이 펴낸 전력통계속보 2001년 6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용 전력판매량은 3만8135GWh로, 산자부가 이번에 발표한 4만4968GWh보다 6834GWh나 적게 나타났다. 6834GWh는 바로 지난해 심야전력 사용총량. 당연히 주택용 판매단가도 값싼 심야전력을 제외하고 나면 산자부가 발표한 kWh당 94.72원이 아니라 일반용보다도 비싼 107.30원이 된다. 한국전력 김임호 요금제도팀장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심야전력요금을 주택용에 포함시켰다가 6월 이후 주택용에서 분리해 발표하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산자부가 누진제 논란 이후 심야전력을 슬그머니 주택용에 포함시켜 눈속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심야전력 요금은 kWh당 23.20원으로 용도별 전기요금 중 가장 싼 농사용 요금의 절반 수준이다. 사실상 헐값요금에 판매하는 셈. 그러다 보니 지난해 심야전력 사용량은 6834GWh로 99년보다 무려 107%, 즉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주택용과 산업용이 같은 기간 각각 8.5%와 9% 증가한 데 그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율이라 할 수 있다. 전체 전력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6년 0.72%에서 지난해 2.85%로까지 늘어났다. 이는 농사용 전력과 가로등용 전력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체 전력 사용량에서 무시못할 비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중에도 정작 가격은 농사용의 절반 수준인 kWh당 23.20원에 지나지 않아 가격 왜곡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심야전력 공급용 각종 설비비 등 한전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자 한전 스스로 지나치게 낮은 심야전력 요금을 고치는 방안을 검토중인 형편이다. 전문가들도 심야전력 요금에 대해 “애초 심야에 남아도는 전기를 값싸게 공급한다는 취지에서 시행한 제도지만 요금을 원가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공급하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생겨 가장 시급하게 재검토해야 할 요금제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산자부 김동원 자원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심야전력 요금은 업종별 분류와는 접근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집계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주택용 판매단가에 심야전력을 포함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산자부 관계자는 “정책목적에 따라 통계적 가감(加減)이 있을 수 있다. 심야전력 대부분을 주택용 난방수요로 쓰는 만큼 주택용에 포함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산자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감안해 올해 안으로 누진제도를 일부 보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난 8월9일부터 이틀간 열린 여·야·정 경제협의회에서도 민생대책 차원에서 현행 누진제 보완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이르면 연내 실시’라는 방침이어서 올 여름은 이미 인상된 최고 18.5배의 누진제도를 그대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나 산자부도 현행 누진제도가 원가와 비용을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일부 수긍한다. 또 그러다 보니 가격이 시장 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원 자원정책실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99년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폭등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누진제를 강화하는 방향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고 말했다. 김실장은 “정부도 중장기적으로는 원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력요금을 재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실장은 “결국 원가에 충실한 가격구조로 갈 경우 당연히 송배전 비용이 적게 드는 산업용이 가장 싸고 송배전 경로가 복잡해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는 농사용이나 주택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데 과연 이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문제다”고 말했다. 공공요금 분야에서 ‘조세 저항’에 가까운 소비자들의 불만에 놀란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서둘러 대책마련에 들어갔지만 ‘경제논리’와 ‘국민정서’의 충돌이라는 장애물은 여전히 남은 셈이다.
산자부는 지난 7월분 고지서부터 300kWh 이상 전기 소비자에 대한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해 요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전기요금을 과다하게 부과하는 것에 대한 불만 여론이 빗발치자 산자부는 지난 8월7일 ‘전기요금 실상은 이렇습니다’라는 설명자료를 내놓았다. 산자부는 자료에서 지난해 주택용 전기요금 평균 판매단가는 kWh당 94.72원으로 상가나 대형빌딩 등에 적용하는 일반용보다 비싼 것이 아니며, 일반·산업용의 경우에도 심야할인 등을 적용해 수요가 많은 주간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적용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산자부가 발표한 kWh당 94.72원의 주택용 판매단가는 kWh당 23.20원밖에 하지 않는 값싼 심야전력 요금을 모두 주택용에 포함해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야전력을 포함하지 않은 주택용 판매단가는 kWh당 107.30원으로 룸살롱이나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와 대형빌딩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요금보다 1.26원 더 높다. 이는 주택용 전기요금 판매단가가 일반용보다 낮다는 산자부의 설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산자부는 그동안 주택용은 kWh당 86.95원에 생산해 94.72원에 판매하지만 일반용은 kWh당 79.30원에 생산해 106.04원에 판매하기 때문에 주택용 전기요금이 룸살롱 등 유흥업소용보다 더 낮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값싼 심야전력을 포함하면 주택용 판매단가는 산자부의 설명대로 kWh당 94.72원으로 일반용보다 10% 이상 낮다. 또 값싼 심야전력을 제외하고 주택용 판매단가를 계산할 경우 주택용의 원가회수율 역시 산자부의 설명(108.9%)과 달리 114.8%로, 6%나 올라가 산업용 전력의 원가회수율(96.1%)과의 간격이 더 벌어진다.
그러나 전력 전문가들은 심야전력을 주택용에 포함해 계산하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지적한다. 산자부가 누진제 확대 실시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심야전력을 주택용에 포함해 주택용 판매단가를 낮춰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진우 전력연구그룹장은 “심야전력 요금은 극히 일부의 소비자가 사용하는 왜곡된 요금구조인데 이를 주택용에 포함해 버리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택용 판매단가는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박사는 “이번 산자부의 발표자료와 다른 산자부 내부보고 문건 등에는 주택용 판매단가를 (심야전력 부분을 뺀) kWh당 107.30원으로 해놓은 것을 볼 때 중간에서 누군가가 ‘장난’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자부뿐만 아니라 한국전력의 내부보고 자료 등에도 주택용 판매단가는 kWh당 107.3원으로 표기되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성봉 연구위원도 “심야전력은 사용시간대를 알 수 있는 별도의 전자식 계량기를 필요로 하는 등 집계방식 자체가 다른데 주택용에 포함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산자부나 한전의 내부자료뿐만 아니라 한국전력이 매달 발표하는 전력통계속보에도 주택용 판매량에는 심야전력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전이 펴낸 전력통계속보 2001년 6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용 전력판매량은 3만8135GWh로, 산자부가 이번에 발표한 4만4968GWh보다 6834GWh나 적게 나타났다. 6834GWh는 바로 지난해 심야전력 사용총량. 당연히 주택용 판매단가도 값싼 심야전력을 제외하고 나면 산자부가 발표한 kWh당 94.72원이 아니라 일반용보다도 비싼 107.30원이 된다. 한국전력 김임호 요금제도팀장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심야전력요금을 주택용에 포함시켰다가 6월 이후 주택용에서 분리해 발표하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산자부가 누진제 논란 이후 심야전력을 슬그머니 주택용에 포함시켜 눈속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심야전력 요금은 kWh당 23.20원으로 용도별 전기요금 중 가장 싼 농사용 요금의 절반 수준이다. 사실상 헐값요금에 판매하는 셈. 그러다 보니 지난해 심야전력 사용량은 6834GWh로 99년보다 무려 107%, 즉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주택용과 산업용이 같은 기간 각각 8.5%와 9% 증가한 데 그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율이라 할 수 있다. 전체 전력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6년 0.72%에서 지난해 2.85%로까지 늘어났다. 이는 농사용 전력과 가로등용 전력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체 전력 사용량에서 무시못할 비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중에도 정작 가격은 농사용의 절반 수준인 kWh당 23.20원에 지나지 않아 가격 왜곡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심야전력 공급용 각종 설비비 등 한전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자 한전 스스로 지나치게 낮은 심야전력 요금을 고치는 방안을 검토중인 형편이다. 전문가들도 심야전력 요금에 대해 “애초 심야에 남아도는 전기를 값싸게 공급한다는 취지에서 시행한 제도지만 요금을 원가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공급하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생겨 가장 시급하게 재검토해야 할 요금제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산자부 김동원 자원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심야전력 요금은 업종별 분류와는 접근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집계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주택용 판매단가에 심야전력을 포함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산자부 관계자는 “정책목적에 따라 통계적 가감(加減)이 있을 수 있다. 심야전력 대부분을 주택용 난방수요로 쓰는 만큼 주택용에 포함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산자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감안해 올해 안으로 누진제도를 일부 보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난 8월9일부터 이틀간 열린 여·야·정 경제협의회에서도 민생대책 차원에서 현행 누진제 보완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이르면 연내 실시’라는 방침이어서 올 여름은 이미 인상된 최고 18.5배의 누진제도를 그대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나 산자부도 현행 누진제도가 원가와 비용을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일부 수긍한다. 또 그러다 보니 가격이 시장 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원 자원정책실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99년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폭등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누진제를 강화하는 방향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고 말했다. 김실장은 “정부도 중장기적으로는 원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력요금을 재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실장은 “결국 원가에 충실한 가격구조로 갈 경우 당연히 송배전 비용이 적게 드는 산업용이 가장 싸고 송배전 경로가 복잡해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는 농사용이나 주택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데 과연 이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문제다”고 말했다. 공공요금 분야에서 ‘조세 저항’에 가까운 소비자들의 불만에 놀란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서둘러 대책마련에 들어갔지만 ‘경제논리’와 ‘국민정서’의 충돌이라는 장애물은 여전히 남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