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 위기론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까지의 위기론은 넓게 보아 정보통신(IT)산업 또는 신경제(New Economy) 부문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인터넷 사업 중심의 기업들에 대한 것이었다. 수익모델이 불확실하다는 것이 위기론의 근본적 요인이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닷컴기업보다 훨씬 큰 의미에서 신경제 전체의 위기론이 미국에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봐야 할 것이다. 아시아 위기가 완연한 진정세를 보인 작년 초 이후 보수적인 유럽의 시각을 대표하는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신경제론의 선봉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및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 신경제론의 실체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경제평론가뿐 아니라 저명한 경제학자들까지 참여한 논쟁은 작년 여름 이후 미국의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양호한 상황을 보이면서 결국 신경제론자들의 판정승으로 일단 막을 내렸다. 신경제론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은 지속되고 있으며 부문별 격차는 있더라도 ‘기술부문에 대한 투자확대 → 생산성 향상 → 저물가 고성장’이라는 선순환이 지속되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비즈니스위크지의 경제분야 편집장인 마이클 만델이 인터넷불황(Internet Depression)의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다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신경제가 경기순환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저실업-고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지에 초점이 주어졌다면 최근의 논점은 신경제 부문의 침체로 인해 경제 전반이 불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관론의 근거는 최근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도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만델은 신경제론의 핵심인 정보기술부문이 ‘사상 유례 없이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 자본’에 의해 발전되었다고 본다. 다분히 위험요소가 큰 기술혁신에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들이 사상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탄생했으며, 뛰어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기업가들이 기존 기업들에 버금가는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지난 10여년 간 급속히 성장한 벤처 캐피털이 바로 그 주역이다. 이런 점에서 정보기술이 신경제의 엔진이라면 금융은 연료의 역할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었던 증시활황과 기술부문에 대한 자금공급 증가라는 선순환이 깨지면서 ‘증시하락 → 고위험 자본공급 감소 → 신생기업의 어려움 가중 → 기술혁신 및 생산성 증가 둔화 → 증시 추가 하락 → 투자지출 감소 및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다. 게다가 사전에 제어하기 어려운 정책적 실책까지 겹친다면 인터넷불황이 도래하고 경제전반에 걸친 파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시 하락이 몰고올 투자 위축 … 인터넷 불황 전주곡?
여기에서 우리는 문제 제기의 근원이 단순히 일부 기업의 수익구조 부재라는 현상을 넘어 보다 심대한 자본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만델은 미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뒤지지 않는 독일이나 일본에서 신경제의 움직임이 미약한 것도 미국에 비해 금융시장이 낙후되어 있어 금융부문이 과감하게 투자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의 경우를 대입해 보자면 유독 우리나라에서 정보통신부문이 급성장한 것도 환란 이후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던 상황에서 고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구경제는 자동차와 같아서 예상 외의 상황이 발생하면 브레이크를 밟으면 되지만 신경제는 비행기와 같아서 속도가 떨어지면 추락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는 지금까지 힘들게 일구어온 우리나라 정보통신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리고 그 파급효과가 어떠할지에 대해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봐야 할 것이다. 아시아 위기가 완연한 진정세를 보인 작년 초 이후 보수적인 유럽의 시각을 대표하는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신경제론의 선봉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및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 신경제론의 실체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경제평론가뿐 아니라 저명한 경제학자들까지 참여한 논쟁은 작년 여름 이후 미국의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양호한 상황을 보이면서 결국 신경제론자들의 판정승으로 일단 막을 내렸다. 신경제론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은 지속되고 있으며 부문별 격차는 있더라도 ‘기술부문에 대한 투자확대 → 생산성 향상 → 저물가 고성장’이라는 선순환이 지속되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비즈니스위크지의 경제분야 편집장인 마이클 만델이 인터넷불황(Internet Depression)의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다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신경제가 경기순환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저실업-고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지에 초점이 주어졌다면 최근의 논점은 신경제 부문의 침체로 인해 경제 전반이 불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관론의 근거는 최근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도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만델은 신경제론의 핵심인 정보기술부문이 ‘사상 유례 없이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 자본’에 의해 발전되었다고 본다. 다분히 위험요소가 큰 기술혁신에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들이 사상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탄생했으며, 뛰어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기업가들이 기존 기업들에 버금가는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지난 10여년 간 급속히 성장한 벤처 캐피털이 바로 그 주역이다. 이런 점에서 정보기술이 신경제의 엔진이라면 금융은 연료의 역할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었던 증시활황과 기술부문에 대한 자금공급 증가라는 선순환이 깨지면서 ‘증시하락 → 고위험 자본공급 감소 → 신생기업의 어려움 가중 → 기술혁신 및 생산성 증가 둔화 → 증시 추가 하락 → 투자지출 감소 및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다. 게다가 사전에 제어하기 어려운 정책적 실책까지 겹친다면 인터넷불황이 도래하고 경제전반에 걸친 파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시 하락이 몰고올 투자 위축 … 인터넷 불황 전주곡?
여기에서 우리는 문제 제기의 근원이 단순히 일부 기업의 수익구조 부재라는 현상을 넘어 보다 심대한 자본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만델은 미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뒤지지 않는 독일이나 일본에서 신경제의 움직임이 미약한 것도 미국에 비해 금융시장이 낙후되어 있어 금융부문이 과감하게 투자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의 경우를 대입해 보자면 유독 우리나라에서 정보통신부문이 급성장한 것도 환란 이후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던 상황에서 고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구경제는 자동차와 같아서 예상 외의 상황이 발생하면 브레이크를 밟으면 되지만 신경제는 비행기와 같아서 속도가 떨어지면 추락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는 지금까지 힘들게 일구어온 우리나라 정보통신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리고 그 파급효과가 어떠할지에 대해 시사점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