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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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민중가수 저항의 목소리

  • 입력2005-06-30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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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9월15일, 한 명의 가수가 죽었다. 빅토르 하라(Victor Jara). 나는 그가 죽은 이유 자체보다 어떻게 노래하는 가수가 그렇게 죽을 수 있는지가 너무나 의아스러웠다. …가수가 군인이 쏜 기관총에 맞고 죽다니(손목이 부러진 채)!”(배윤경 ‘노동하는 기타, 천일의 노래’에서)

    빅토르 하라(1935~1973)는 칠레의 가수이자 시인이며 연극연출가였다. 그는 민요채보여행을 통해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전통과 고난에 찬 생활상을 보고 사회주의자가 됐고 문화운동가로 변신한다. ‘한 노동자에게 바치는 기도’ ‘푸에르토 몬트에게 묻는다’ 등의 저항가요는 하라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1970년 인민연합이 칠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3년 뒤 인민연합이 붕괴되자 그는 감금당한 상태에서 군인들에 의해 처참하게 죽는다. ‘누에바 깐시온’(Nueva Cancion)은 하라와 같은 라틴 아메리카 음악인들이 민속음악의 복원과 제국주의 문화침략에 맞서 싸운 ‘새로운 노래운동’을 말한다.

    최근 배윤경씨가 쓴 ‘노동하는 기타, 천일의 노래’(CD 포함, 이후 펴냄)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27년 전 세상을 떠난 칠레 민중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책에는 번역된 노래말과 원문이 나란히 실려 있어 ‘누에바 깐시온’ 운동의 지향점을 알게 해준다.

    얼마 전 국내에 소개돼 화제를 뿌린 쿠바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음반(논서치)과 함께 하라의 삶과 음악은 우리에게 여전히 생소하기만 한 비영어권 음악, 즉 월드뮤직의 의미를 일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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