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애플리케이션으로 부동산 기본기를 다져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을 매수한 방유성 씨. 지난해 말 기준으로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100%를 넘겼다. [조영철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프롭테크를 활용해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사람도 많아졌다. 회사원 방유성 씨 역시 손품으로 부동산 정보를 수집해 자산 불리기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1월 1년 가까이 프롭테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정보를 살펴본 경기 광명뉴타운 1구역 아파트 조합원 입주권(전용면적 84㎡)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수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근처에 위치한 같은 평형 신축 아파트 실거래가는 방 씨가 투자한 프리미엄가보다 3배가 넘는다. 프리미엄가와 비슷한 입주권 분양가를 제외하고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100%가 넘는 셈이다. 2025년 입주 예정이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지 않는다면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재개발 아파트 매수 후 토지에도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련 앱을 살펴보고 있다.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던 방 씨는 회사에 다니면서 2019년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 진학해 건설개발을 전공했다. 이 과정에서 신개념 투자 분야인 프롭테크에 눈뜨게 됐고, 직접 실전 투자에 나섰다. 얼마 전에는 대학원 동문 2명과 함께 그간 쌓아온 프롭테크 투자 노하우를 정리한 책 ‘하루 30분 부동산 투자’(무블출판사)를 펴냈다.
손품으로 간편하게! 방구석 부동산 투자
프롭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개발사업에 관심이 많아 부동산대학원에 들어갔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오면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됐다.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부동산 임장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프롭테크 분야를 접하게 됐다. 직접 임장을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만 있으면 부동산 정보 수집이 가능한 신세계였다. 예를 들어 ‘직방’ 앱에 접속하면 필요한 부동산을 검색할 수 있고, ‘마이빌딩북’ 앱에서는 건물 임대 관리가 가능하며, ‘카사’ 앱을 통해서는 빌딩 간접투자까지 도전할 수 있었다.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부동산 앱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프롭테크에 관심을 갖게 됐다.”
프롭테크 앱의 장점을 꼽자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를 도와주는 게 가장 큰 장점 아닐까. 빅데이터와 부동산이 만나면 편리하고 누구나 공평하게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은 2013년부터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데이터를 국가 중점 데이터로 지정해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동산시장의 단점인 정보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우선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부동산 앱 등 온라인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 이후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그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앞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 궁금하다면 ‘부동산지인’의 ‘시장강도’가 도움이 된다. 입주 물량, 실거래가, 기준금리, 인구, 연령별 인구구조, 지방세, 소득세, 소득 규모, 대출, 취업자 수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아파트 값이 오를지 내릴지 알아보는 지수를 일컫는다. 시장강도를 한눈에 보려면 부동산지인에 접속한 뒤 로그인하고 ‘지역분석’ 메뉴를 클릭한다. 시장강도는 지역별 매매강도와 전세강도로 구분돼 있고, 이를 통해 내가 매매할 지역의 주택 가격 변화 추이를 살펴볼 수 있다. 시장강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왼쪽 상단은 전세강도는 높지만 매매강도가 낮은 저평가 지역이고, 오른쪽 상단은 매매가와 전세가가 모두 높은 인기 지역이다. 왼쪽 하단은 매매와 전세 모두 낮은 비선호 지역, 오른쪽 하단은 매매강도는 높지만 전세강도는 낮은 고평가 지역이다.
‘아파트실거래가’(‘아실’) 앱에서는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매수·매도 지표를 시각화한 자료를 제공한다. 아실 초기화면→더보기→매수심리 메뉴에 들어가면 매수우위지수, 매도세, 매수세 등 3가지 유형의 주택 가격 심리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가격분석’ 메뉴에 들어가면 미래 가격의 지표가 될 수 있는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볼 수 있다.”
수익률 100% 이룬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부동산 투자 기본기를 익히고 싶다면 어떤 앱이 좋은가.“‘호갱노노’ 앱을 추천한다. 아파트를 팔고자 하는 가격인 호가뿐 아니라, 실거래가를 보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다. 2015년 탄생 후 매달 300만 명 이상 사용하고 있으며, 2018년 ‘직방’에 인수됐다. 일반인은 물론, 부동산 커뮤니티와 전문가 역시 아파트 가격 조회를 위해 즐겨 사용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건축물대장, 인구통계, 인구이동, 유치원 알리미, 어린이집 알리미, 관리비, 법원 경매 정보 등 다양한 오픈데이터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특히 실거래가가 변경될 때마다 알람을 통해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알림 서비스가 유용하다. 원하는 아파트를 걸러 볼 수 있는 필터 기능도 장점이다.”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매수 시 프롭테크 앱을 어떻게 활용했나.
“지난해 광명뉴타운 1구역 아파트 입주권을 매수했다. 노량진뉴타운, 북아현뉴타운, 수색증산뉴타운 등 서울지역도 많이 살펴봤으나 가용 금액과 입주 시기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광명시를 선택했다. 여러 곳을 고민하다 보니 매수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 구매 당시 광명뉴타운 1구역은 관리처분인가가 나서 이주가 진행 중이었다. 프리미엄으로 지급했던 금액보다 향후 입주 시 기대되는 아파트 가격이 커서 기대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 또한 서울 재개발 물건보다 수익은 적지만 그만큼 투자금이 비교적 적게 들어갔다.
재개발 물건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도움을 받은 앱은 ‘부동산플래닛’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필수 조건은 노후도인데, 부동산플래닛에서는 지역 노후도를 확인할 수 있다. 노후도 조건은 준공 연도와 골조 소재다. 철근 콘크리트 건물(보통 아파트)은 30년, 기화조·벽돌조 같은 건물(빌라)은 20년 이상이면 노후됐다고 판단한다. 이런 건물이 전체 지역에서 3분의 2 이상이면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플래닛 초기화면→탐색에서 ‘건축연한’ 필터를 사용하면 노후도를 알 수 있다. 빨간색은 노후한 곳을, 파란색은 신축을 의미하므로 빨간색이 많다면 재개발 추진이 수월하다고 보면 된다.
재개발 투자에 도움 받은 부동산플래닛·리치고
재개발 지역의 사업 진행 속도와 추진 결과, 완료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리치고’. [리치고 화면 캡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필수 조건인 노후도를 확인할 수 있는 ‘부동산플래닛’. 빨간색은 노후한 곳을, 파란색은 신축을 의미한다. [부동산플래닛 화면 캡처]
그 외 재개발·재건축 투자에 유용한 앱을 추천한다면?
“앞서 말한 호갱노노를 통해서도 전국 재건축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롭테크 앱 외에 ‘정비사업 정보몽땅’(정비사업 종합정보관리 시스템, cleanup.seoul.go.kr)은 서울시 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 포털이다. 조합이 정비사업 추진 과정을 공개하는 ‘클린업시스템’, 조합이 생산하는 모든 문서를 100% 전자화하고 조합원에게 실시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e-조합 시스템’, 토지 등 소유자별 분담금 추산액을 산출하는 ‘분담금 추정 프로그램’ 기능을 한데 모아놓았다.”
재개발·재건축은 위험 부담이 있지 않나.
“사업 추진 속도와 사업성 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고려한다면 사업 진척이 어느 정도 이뤄진 ‘조합설립인가’ 단계 이상 사업장을 선정하는 게 좋다. ‘관리처분인가’ 이후 단지는 투자 가능한 매물이 별로 없다. 상당한 웃돈을 줘야 하는 경우도 많아 실거주 목적으로만 투자하는 사례가 흔하다. 투자하고 싶은 사업장을 골랐다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또한 실거주를 겸한다면 투자자 생애 주기를 고려해 사업 진행 단계가 맞는 물건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나 역시 광명뉴타운에 실거주할 예정이라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시점을 고려해 입주 시기를 확인했다.
동일한 정비사업 방식이라면 기존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축 면적 비율)은 낮고, 재건축 시 법정 허용 용적률이 높을수록 투자 가치가 높다. 소유자 수, 즉 조합원 대비 건립 예정 세대수가 많을수록 일반분양 물량이 많고 사업성이 우수하다. 여기에 학군이 좋은지, 시공사가 선정됐다면 브랜드가 투자 관점에서 괜찮은지도 고려해본다.”
임장 등 크로스 체크도 필요할 것 같다.
“비대면이 일상이 돼가는 상황에서 최대한 앱이나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프롭테크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손품만으로도 핵심 정보를 대부분 파악할 수 있다. 프롭테크에서 제공하는 투자 물건에 대한 객관적 스펙과 정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에서는 실제 주거환경을 확인하면 좋을 듯하다. 예를 들어 직접 걸어보니 버스정류장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유해환경 요소는 없는지 등을 살펴보는 식이다.”
투자 성공 만드는 하루 30분 부동산 앱 공부
토지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세상에 똑같은 땅은 하나도 없다. 토지마다 용도부터 개발 가능 부분까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토지 투자에 나선다면 가장 먼저 토지 관련 증명서인 등기부등본, 토지대장, 도면,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토지이용계획을 확인하고 용도지역별로 개발 가능성과 건축 제한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온라인 발급 사이트인 ‘인터넷등기소’ ‘정부24’ 등을 통해 발급 가능하다. 토지 관련 증명서를 확인했다면 이후에는 투자 가치가 있는지 분석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된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토지이음’(www.eum.go.kr)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운영하는 ‘씨:리얼’(seereal.lh.or.kr)에 들어가면 토지이용계획을 다양하게 분석해볼 수 있다. 토지이음에 주소를 입력하면 도면과 토지이용계획의 변경 이력을 열람할 수 있다. 씨:리얼을 통해서는 기본적인 토지 정보, 소유 및 공시지가, 토지이용계획, 토지이용계획도, 건물기본정보 등 부동산 종합정보, 실거래가 등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프롭테크 앱인 ‘디스코’는 토지 투자에 대한 기본 정보와 실거래가, 매물, 지적도, 토지이용계획 등을 제공한다. 다만 토지의 경우 앱에 기재된 데이터의 업데이트가 제때 되지 않을 수 있으니 반드시 토지 관련 증명서를 통해 원본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
요즘 가장 눈여겨보는 지역은 어디이며, 즐겨 찾는 앱은?
“광명뉴타운 물건을 사기 전 눈여겨봤던 노량진뉴타운을 리치고를 통해 계속해서 보고 있다. 또 아이들이 있다 보니 학군 좋은 대치동이나 목동에도 관심이 간다. 또한 프롭테크 앱마다 특장점이 다르므로 투자처에 맞는 앱을 찾기 위해 다양하게 접속해 체험해봐야 한다. 앱에 따라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나, 무료 서비스만으로도 웬만한 정보 서치가 가능하다.”
프롭테크로 부동산 투자에 도전하려는 사람에게 전하는 조언은?
“관심 있는 지역과 부동산 형태를 선택한 뒤 부동산 앱이나 관련 사이트를 활용해 하루 30분씩이라도 꾸준히 모니터링할 것을 권한다. 이 과정을 통해 관심 지역의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고, 가격 상승이나 하락에 작용하는 변수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정보가 쌓이면 향후 실제 투자에 돌입했을 때 성공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앞으로 프롭테크 관련 활동도 기대된다.
“이번에 출간된 책의 공동 저자인 동문 2명과 함께 프롭테크 투자법을 알려주는 강좌를 온라인 교육 플랫폼 ‘탈잉!’에 2월 15일부터 오픈한다. 또한 새롭게 출시되는 프롭테크 앱과 기능들을 알리는 일도 계속해서 해나갈 생각이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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