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이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1 빙판 위에 펼쳐진 희비
“화가 많이 나지만, 남은 경기가 많으니 잘 먹고 잘 자려고 한다.”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23)이 2월 8일 훈련을 마친 뒤 ‘쿨’하게 말했다. 판정 논란으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석연치 않은 페널티 판정을 받아 실격 처리된 다음 날이었다. 잘 먹고 잘 잔 덕분일까. 황대헌은 2월 9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획득한 금메달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9장의 사진으로 주요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황대헌은 2월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을 1위로 통과했지만, 심판이 다른 선수와 신체 접촉이 없었음에도 레인 변경이 늦었다는 이유로 그를 실격 처리했다. 국제빙상연맹(ISU)이 “판정 관련 항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혀 아쉬움을 더했다.
헝가리 쇼트트랙 선수 리우 샤오린 산도르(오른쪽)는 중국 선수 런지웨이와 몸싸움 끝에 실격을 당한 후 “무척 힘든 날”이라며 아쉬워했다. [뉴스1]
김민석은 메달을 딴 후 “다른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1]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의 아픔을 겪은 선수는 황대헌 외에도 여럿 있다. 헝가리 리우 샤오린 산도르(27) 역시 그중 한 명이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선을 1위로 통과했지만 페널티를 받으며 실격 처리됐다. 중국 선수 런지웨이와 충돌 과정에서 반칙을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카메라에 잡힌 화면에서는 런지웨이가 샤오린을 미는 듯한 모습이 보여 의구심을 더했다.
#2 엄마, 아빠의 도전!
컬링 선수 김은정의 아들이 자신보다 무거운 20㎏ 컬링 스톤 옆에 앉아 있다. [김은정 인스타크램]
글로리아 코트니크는 번아웃 증후군과 우울증을 이겨내고 메달을 목에 걸었다. [글로리아 코트니크 인스타그램]
리프 노드그렌은 영상통화로 딸의 출산을 지켜보면서 “정말 특별한 날”이라며 기뻐했다. [리프 노드그렌 인스타그램]
스노보드 알파인 여자 평행대회전 선수 글로리아 코트니크(33·슬로베니아)는 2월 8일 생애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1월 아이를 낳으며 설상에서 은퇴했지만 복귀 1년 만에 스노보더 인생 최고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미국 바이애슬론 선수 리프 노드그렌(33)은 올림픽 기간 중 아빠가 됐다. 노드그렌은 2월 7일 영상통화를 통해 딸이 태어나는 모습을 보며 기뻐했다. 너무 들뜬 탓일까. 노드그렌은 다음 날 열린 바이애슬론 남자 개인 20㎞ 경기에서 87위를 했다. 메달권과 거리가 있는 성적이지만 경기 직후 그는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집에 아주 큰 뭔가가 있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3 설산에서 펼쳐진 패션쇼
줄리아 머리노는 프라다 보드의 도움으로 생애 첫 메달을 손에 넣었다(왼쪽). 미국 스타 스노보더 숀 화이트의 마지막 묘기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줄리아 머리노 인스타그램, 숀 화이트 인스타그램]
미국 스타 스노보더 숀 화이트(36)는 올림픽 현장에서 ‘루이비통 보드’를 선보였다. 그는 루이비통 디자이너와 함께 보드, 보드 케이스, 캐리어 가방 등을 디자인했다. 화이트는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통산 3개 금메달을 획득한 스노보드계의 전설이다. 이번 베이징겨울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계획이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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