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전에서 곽윤기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후 환호하고 있다. [뉴스1]
팬들과 쌍방향 소통… 인터넷 밈 자처
1989년 서울에서 태어난 곽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처음 스케이트를 접했다. 이후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에 본격 투신해 2005년 베오그라드 주니어 선수권 1000m 은메달, 1500m 동메달을 따내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 신목고 3학년 재학 중이던 2007년 국가대표팀에 처음 선발됐고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5000m 계주 은메달, 2012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밴쿠버 올림픽 때 ‘원맨쇼’에 가까운 대활약은 한국 쇼트트랙사(史)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계주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은 한 때 4위까지 처졌으나 막내 곽 선수의 막판 질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낸 곽 선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3년 발목 부상으로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은 불발에 그쳤다. 부상을 극복하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아쉽게도 메달 획득은 실패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을 석권한 곽 선수의 탄탄한 실력에 비하면 올림픽 메달 운이 없었다는 평마저 나온다. 세 번째 올림픽 출전에 나선 곽 선수는 벼르기라도 한 듯 빙상 위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그의 전천후 활약상은 이미 개막식부터 예고됐다. 2월 4일 개막식에서 동료 김아랑 선수와 기수로 나선 곽 선수는 강렬한 분홍색으로 물들인 머리색과 ‘폴짝 점프’로 시선을 받았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선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의 영상 속 한 장면. 지난해 쇼트트랙 월드컵 당시 곽 선수가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뽑기’를 체험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그의 소통 방식은 쌍방향이다. 최근 누리꾼들이 ‘곽윤기 뒷 선수 시점’이라며 재미있는 그림을 올리자 이를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려 인터넷 밈(meme)을 자처했다. 곽 선수가 남자 계주 5000m 준결승에서 고개 숙여 다리 사이로 뒤 따라오는 선수를 확인하는 모습이 화제였는데, 이를 재치 있게 묘사한 누리꾼들의 그림, 사진을 공유한 것이다. 이번 올림픽의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한 ‘사이다 발언’도 공감을 얻고 있다. 대회 시작 전 “중국 선수들과 스치기만 해도 페널티(실격) 처분을 받을 것 같다”는 자신의 우려가 적중하자 연이어 소신 발언을 내놓고 있다. 2월 5일 쇼트트랙 2000m 혼성 계주에서 중국 대표팀이 판정 시비 끝에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까지 따내자 “중국이 아니었다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편파 판정을 비판했다.
결승 진출 확정한 뒷심 인코스
거침없는 입담과 쇼맨십을 두루 갖춘 곽 선수는 ‘본업’에서도 베테랑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월 11일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특유의 뒷심 인코스 추월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곽 선수는 경기장 안을 비추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포효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2월 16일 예정된 결승전에서도 곽 선수의 금빛 질주가 주목된다.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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