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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의 재조사, 그 결과는?

그 결과 전자의 경우 4G(LTE) 데이터 GB당 가격은 한국이 13.4유로(약 1만7000원)로 1위였다. 캐나다가 12.1유로로 뒤를 이었고 미국과 일본은 각각 9.6유로, 5.7유로였다. EU 평균은 2.4유로, OECD 평균은 3.3유로였다.
41개국의 이동통신업체 중 무료통화 제공 요금제에서 데이터 GB당 가격이 가장 비싼 업체 상위 10곳 가운데 3곳은 한국의 3대 이동통신사(이통사)였다. SK텔레콤은 5위, LG유플러스는 7위, KT는 10위를 기록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 캐나다, 미국, 일본, 독일 사업자의 데이터 가격이 과도하게 비싸다’고 지적했다.
데이터만 이용하는 요금제를 기준으로 30유로(약 3만8000원)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쓸 수 있는지를 따져보면 결과는 조금 낫다. 집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30유로로 이용 가능한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양은 0.3GB로 38위를 기록했다.
이동통신업계는 리휠 보고서 내용에 바로 반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방송통신위원회나 국내 업체가 모여 만든 ‘통신요금 코리아인덱스 개발협의회’ 등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이동통신요금은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었기 때문. 2014년 이후 국내 기관과 단체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 이동통신요금이 유럽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미국, 일본보다는 저렴했다. 당시 이동통신업계는 “국내에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아무리 저렴해도 무료통화를 많이 제공하는 편이다. 이 때문에 저가 요금제일 경우 데이터 단가가 높게 집계될 수 있다. 고가 요금제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한국 이동통신요금은 오히려 저렴한 편”이라고 반박했다.
일례로 SK텔레콤의 6.5GB 요금제는 월 5만6100원으로 GB당 8631원이다. 이 요금제만 보면 리휠 보고서의 미국, 일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데이터를 이용하는 셈. 하지만 1.2GB 요금제(월 3만9600원)에서는 데이터 가격이 GB당 3만3000원으로 크게 뛴다.
이 반박을 받아들였는지 5월 리휠이 다시 발표한 보고서에는 한국 이동통신요금 수치가 다소 조정돼 있었다. 조사 결과 한국은 GB당 가격이 13.9유로(약 1만7906원)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30유로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양 통계 순위는 그대로였다. 한국은 38위로 3만 원 이하 요금제가 없는 그리스, 몰타를 제외하면 가장 비쌌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지난해 통계에 비해서는 이용 가능량이 3배가량 늘어난 1GB로 집계됐다.
한편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10개국은 30유로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폴란드 등에서는 같은 가격에 100GB 이상 이용 가능했다.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이통사의 주장과 달리 리휠 보고서는 신뢰할 수 없는 자료는 아니다. 논란의 핵인 무료통화 월 1000분 이상 제공 요금제를 대상으로 한 조사만 봐도 리휠 보고서의 조사 결과는 관대한 수준이다. 2월 ‘가계통신비 정책 협의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리아인덱스 기준 11개국을 대상으로 음성통화 무제한 최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0.3GB로 가장 낮았다(표 참조). 지난해 리휠 보고서와 같은 결과다.
해당 조사를 제외하더라도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이동통신요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30유로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양 통계만 봐도 한국은 해당 요금제가 있는 나라 중 가장 적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물론 이통사의 주장대로 25% 선택약정할인 등 다양한 할인정책이 포함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를 반영해 4만6200원 요금제로 조사 대상을 바꿔도 사용 가능한 데이터는 2.2GB로 41개국 가운데 6번째로 적은 양이다. 할인 폭을 넉넉히 잡아 5만 원대 요금제로 계산해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이통 3사 기준 5만1700원 요금제 이용 시 월 3.5GB가 제공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30유로에 이보다 적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나라는 그리스, 몰타, 헝가리, 캐나다, 포르투갈, 체코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좋은 물건 비싸게 사서 비싸게 되판다

요금제가 파격적으로 저렴해도 이용자가 많다면 당연히 통계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3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766만8048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1%에 불과하다.
물론 다른 나라보다 요금이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 일단 다른 나라의 이통사에 비해 한국 이통사는 비싼 돈을 주고 주파수를 산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경매를 통해 이통사에 4G 주파수를 판매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1년 4G 도입 이후 경매 방식으로 각 이통사에 주파수를 나눠줬다. 지금까지 총 3번의 4G 주파수 경매가 있었고 낙찰가 합은 6조2410억 원이다.
2016년 2월 호주의 대도시 근교 1.8Ghz 대역 경매가는 총 5억4350만 호주달러(약 4727억 원)가량이었다. 캐나다는 2015년 4G 주파수 경매를 시행했다. 이용 기간은 20년으로, 총 낙찰가는 7억5537만 캐나다달러(약 6700억 원)였다. 한국에서는 한 대역을 겨우 살 정도의 금액이다.
가격이 비싼 만큼 품질은 좋다. 한국의 4G망은 속도와 접근성 부문에서 세계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2월 네트워크 품질 조사업체 오픈시그널의 ‘2018년 2월 기준 LTE 품질 조사’ 결과 한국의 4G 평균 속도는 40.44Mbps로 38개국 중 4위를 차지했다. 이것도 이용자가 늘어 속도가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11월에는 평균 속도 46.64Mbps로 2위였다. 접근성 부문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접근성이란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자국 영토에서 4G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한다. 한국은 국토의 97.49%에서 4G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2위인 일본 94.70%를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