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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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타다’가 남긴 것은 ‘모빌리티 미래’의 본보기

타다 후예들은 타다式 서비스에 충실할 듯

  •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입력2020-04-06 08: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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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다는 4월 11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뉴스1]

    타다는 4월 11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뉴스1]

    ‘타다’는 죽었다.

    타다라는 서비스로 말하자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한부 생명이고, 타다라는 회사로 말하자면 태어나지도 못하고 사라지기로 결정됐다. 어쨌든, 타다는 죽었다. 

    “타다는 죽임을 당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타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플랫폼운송사업, 플랫폼가맹사업, 플랫폼중개사업 같은 방식으로. 항상 나란히 비교되는 ‘친구’ 카카오모빌리티처럼. 하지만 이재웅, 박재욱 두 대표가 생각하는 타다는 ‘비슷한 그 무엇’은 아니었던 것 같다. 타다는 결국 죽기로 결심했다.

    타다 팬이 등장한 이유

    타다의 시작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였다. 2018년 9월 28일 타다는 ‘타다 베이직’으로 오픈 베타 서비스를 개시했다. 11인승 카니발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한 번에 대여하는 방식이었다. 

    타다의 모체인 쏘카는 이미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기대주였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차량을 대여하고 반납하는 서비스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용자와 기업 가치를 빠르게 늘려갔다. 그러한 쏘카가 VCNC라는 커플 메시징 서비스 회사를 인수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다. 쏘카 정도 되는 회사가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고 다른 스타트업을 인수해 신규 서비스를 론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점은 쏘카 수요를 잠식할 수 있음에도 더 파괴적인 서비스를 VCNC에 맡겼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타다 첫 탑승 경험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것은 너무나도 오프라인적인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충격적이고도 행복한 경험이었다. 잘 교육된 드라이버는 승객이 원하지 않는 대화를 청하지도, 난폭운전 같은 행위도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 위치부터 KBS 제1FM에 고정된 라디오 채널, 그리고 낮은 볼륨까지 모든 게 매뉴얼대로였다. 타다 호출부터 하차 후 드라이버를 평가하는 것까지 서비스 과정이 매우 잘 설계돼 있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하차하면서 평가 메시지를 받는 모든 과정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매끈하게 느껴졌다. 

    사실 모빌리티 서비스, 즉 ‘이동’에 비용을 지불하는 사용자는 기존 택시가 어떤 면허를 가졌는지, 운전기사의 임금 수준과 구조는 어떤지,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차이가 무엇인지 상세히 알긴 어렵다. 설령 어렴풋이 알고 있더라도 매일같이 겪는 부정적 경험은 저간의 사정을 들어도 납득할 수 없게 만든다. 

    많은 이가 타다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이유는 택시 경험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택시 서비스는 이 수준에서 더 나아지기 어려울 거야”라고 체념한 소비자들에게 타다는 인터넷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우리는 이렇게까지 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줬다. 그리고 열광적인 타다 팬을 낳았다.

    새로 난 길, 잘 정비됐지만 진입 어려워

    타다 서비스를 
이끌어온 이재웅 
전 쏘카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VCNC 대표. [동아DB]

    타다 서비스를 이끌어온 이재웅 전 쏘카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VCNC 대표. [동아DB]

    이재웅, 박재욱 두 대표가 지키고 싶어 하던 가치는 이러한 ‘최선의 사용자 경험’이었을 테다. 모바일 인터넷을 통한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는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이 서비스로 호출되는 것은 그저 택시일 뿐이다. 타다는 이동 경험 자체를 상향하려면 차량과 드라이버까지 서비스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믿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합법적인’ 방법을 찾다 문제의 ‘11인승 이상 렌터카의 경우 기사와 함께 대여가 가능하다’는 법 조항을 발견했을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를 필두로 이번 개정안에 따라 ‘새로운 합법’의 범위에서 비슷한 사업을 하려는 기업들은 존재한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 테고, 어쩌면 타다도 새롭게 ‘환생’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으로 이러한 새로운 시도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잘 정비됐다. 다만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한, 높은 장벽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로 꽤 많은 소비자를 확보한 기업이 등장하고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을 통해 그 기업의 사업을 중단시킨 사례가 있었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업이 만들어낸 ‘새로운 경험’은 앞으로 나올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의 기준이 됐음을.

    시대와 불화한 창업

    카카오모빌리티 등 
‘타다 이후’ 모빌리티 서비스는 타다 서비스를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등 ‘타다 이후’ 모빌리티 서비스는 타다 서비스를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 카카오모빌리티]

    우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 앞으로 훨씬 더 거대한 기술 혁신을 마주하게 될 테니 말이다. 아마도 10년 후 우리는 인공지능(AI)이 운전하는 차량이 택시면허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을 것이다. 나아가 거의 모든 직업이 AI와 로봇으로 대체돼 기업의 이익을 사회와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고민하게 될 테다. 

    물론 새로운 혁신 서비스로 당장 생계를 위협받는 개인은 보호해야 한다. 또한 시민 개개인의 행복의 합을 최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해 미래적인 결론을 찾아내는 것도 정부와 국회에게 주어진 임무다. 우버 같은 서비스를 위해 택시면허와는 별개인 ‘TNC’(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운송네트워크사업자)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미국의 여러 주(州)처럼 우리도 기존 택시제도의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할 순 없었을까. 물론 다양한 갈등을 풀어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시민 사회의 미래 행복을 극대화하는 대원칙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조금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소위 타다 금지법이 통과된 직후 이재웅 대표는 타다의 모회사인 쏘카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박재욱 VCNC 대표가 쏘카 대표직을 물려받았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배트맨은 사라지고 후계자로 키운 로빈이 그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암시가 나온다. 앞선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에 대해 고든 경감은 이렇게 되뇐다. 

    “그는 고담시(市)에 필요한 영웅이지. 하지만 지금이 그때는 아니야. 그래서 우리는 그를 쫓을 거야. 왜냐하면 그는 그걸 받아들일 수 있거든.”

    류중희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자전산학과 박사로, 2006년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올라웍스’를 창업했다. 2012년 올라웍스가 인텔에 인수된 뒤 2년간 인텔에서 근무하다 2014년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퓨처플레이’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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