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가 ‘저자’ 못잖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책이 간혹 있다. 최근 번역 출간된 펄 벅의 소설 ‘살아있는 갈대’(동문사, 전2권)가 그 경우다. 이 책의 번역자는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교수(47).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인 고 장왕록씨와의 공역(共譯)이다.
이 책이 처음 국내에 소개된 것은 1963년.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장왕록씨가 번역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한반도를 소재로 쓴 유일한 소설 ‘살아있는…’은, 그러나 사업성이 떨어지고 읽기 만만찮다는 이유로 대중에겐 외면당했다. 90년대 들어 다시 한번 개역작업에 들어간 장교수는 94년 불의의 익사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책의 완성을 못본 채 사망하고 말았다. 이번에 개역 출간된 ‘살아있는…’은 아버지의 유업을 딸 장영희교수가 이어받아 마무리한 결과물. 30여년에 걸쳐 두 대에 이은 작업 끝에 햇볕을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은 1880년대부터 1945년 해방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한 주인공과 4대에 걸친 그의 가족사를 풀어내고 있다. 영문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가 “‘대지’ 이후 펄 벅의 최고 걸작”이라 상찬했다는 이 책에는 외국인이 썼다고 쉬 믿기지 않을 만큼 한국의 역사와 당시 세시풍속이 적확하고 세세히 묘사돼 있어 놀라움을 준다.
“우리 문화에 대한 펄 벅의 지식은 한국인인 저보다 결코 모자람 없이 해박합니다. 아버지는 이미 63년 초역 당시 이 책에 실린 민속학적 내용을 충분히 조사`-`검증해 번역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제가 새로 손을 대지 않았어요. 저는 주로 고어체로 쓰인 원고를 현대 독자들에게 맞게 손질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 책의 ‘대를 이은 번역’ 뒤에는 각별했던 부녀관계가 숨어있다. 소아마비 장애인 장영희씨를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은 바로 아버지 장왕록교수. 당시 장애인을 받아준 유일한 대학 서강대를 거쳐 뉴욕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영희교수는 앤 타일러의 베스트셀러 ‘종이시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속편 ‘스칼렛’ 등을 번역했고, 현재는 앤 타일러의 신작 ‘지구별 이야기’(가제)의 번역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이 책이 처음 국내에 소개된 것은 1963년.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장왕록씨가 번역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한반도를 소재로 쓴 유일한 소설 ‘살아있는…’은, 그러나 사업성이 떨어지고 읽기 만만찮다는 이유로 대중에겐 외면당했다. 90년대 들어 다시 한번 개역작업에 들어간 장교수는 94년 불의의 익사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책의 완성을 못본 채 사망하고 말았다. 이번에 개역 출간된 ‘살아있는…’은 아버지의 유업을 딸 장영희교수가 이어받아 마무리한 결과물. 30여년에 걸쳐 두 대에 이은 작업 끝에 햇볕을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은 1880년대부터 1945년 해방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한 주인공과 4대에 걸친 그의 가족사를 풀어내고 있다. 영문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가 “‘대지’ 이후 펄 벅의 최고 걸작”이라 상찬했다는 이 책에는 외국인이 썼다고 쉬 믿기지 않을 만큼 한국의 역사와 당시 세시풍속이 적확하고 세세히 묘사돼 있어 놀라움을 준다.
“우리 문화에 대한 펄 벅의 지식은 한국인인 저보다 결코 모자람 없이 해박합니다. 아버지는 이미 63년 초역 당시 이 책에 실린 민속학적 내용을 충분히 조사`-`검증해 번역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제가 새로 손을 대지 않았어요. 저는 주로 고어체로 쓰인 원고를 현대 독자들에게 맞게 손질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 책의 ‘대를 이은 번역’ 뒤에는 각별했던 부녀관계가 숨어있다. 소아마비 장애인 장영희씨를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은 바로 아버지 장왕록교수. 당시 장애인을 받아준 유일한 대학 서강대를 거쳐 뉴욕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영희교수는 앤 타일러의 베스트셀러 ‘종이시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속편 ‘스칼렛’ 등을 번역했고, 현재는 앤 타일러의 신작 ‘지구별 이야기’(가제)의 번역을 마무리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