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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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대책’ 재건축 최대 수혜지는 분당

대지지분·용적률·입지 3박자 갖춰 1기 신도시 중 선호도 최상

  •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입력2024-01-28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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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 부동산 대책’ 발표로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 단지와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 계획도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정책이 대부분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당장 실현이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또한 아파트 단지마다 재건축 사업성과 조합원 동의율로 대표되는 추진력이 제각각인 점도 변수다. 결국 1·10 대책의 효과는 아파트 단지에 따라 호재가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노후계획도시법 통과로 용적률 상향 길 열려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노후계획도시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신도시 재건축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특별법 통과로 재건축사업의 핵심이라 할 용적률 상향 조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신도시마다 1곳 이상 ‘선도지구’를 지정할 방침이다. 서울에서는 노원구 상계동, 강남구 수서동 등 택지개발사업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곳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노후계획도시법에 따라 특별정비계획에서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는 2종 주거지역을 3종 주거지역으로, 3종 주거지역은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변경할 수 있다. 2종에서 3종으로, 3종 주거에서 준주거로 용도지역이 변경되면 용적률이 50~200%p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재건축으로 아파트를 더 높게 지을 수 있고, 기존보다 늘어나는 아파트만큼 일반분양으로 조합원의 추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재건축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이다. 가령 3종 주거지역은 최고 용적률이 300%인데, 이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면 최대 500%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다. 3종 주거지역에 있는 대지 330㎡(100평)의 용적률이 300%라면 건물을 연면적 990㎡(300평, 건폐율 50% 기준 6층)까지 지을 수 있지만, 용적률이 500%로 높아지면 최대 연면적 1650㎡(500평, 건폐율 50% 기준 10층)로 건물을 올릴 수 있다.

    신도시의 전반적인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성 개선 조건이 마련됐다. 시장 관심은 그중에서도 어느 단지의 재건축 기대 효과가 클지에 쏠린다. 조합원 간 갈등 같은 변수를 배제하고 본다면 재건축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지지분과 입지다. 대지지분이란 가구당 얼마나 넓은 땅의 지분을 소유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대지지분이 클수록 정비사업에 따른 내재가치가 높고, 가구당 추가 부담금은 줄어든다. 재건축 후 가치가 얼마나 높아질지 결정하는 입지도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리하자면 △현재 단지 용적률보다 상향 조정 폭이 크고 △대지지분이 큰 대형 평형이 많으며 △입지 선호도가 높은 ‘3박자’를 갖춘 곳이 재건축 추진 수혜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1기 신도시 중 입지 선호도가 가장 큰 곳은 역시 분당이다. 일자리가 많은 강남과 판교로 출퇴근하기 좋고 우수한 학군, 쾌적한 주거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노후계획도시법 발표 후 기대감이 가장 높은 곳도 분당인데, 그중에서도 용적률과 대지지분 상향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단지는 어디일까.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아파트 단지. [동아DB]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아파트 단지. [동아DB]

    분당 양지마을1단지 금호아파트, 느티마을 경남·선경아파트 단지는 노후계획도시법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 곳이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윈중개’ 자료에 따르면 수인분당선 수내역 역세권인 양지마을1단지(918채)는 모든 가구가 전용면적 84㎡ 이상이고, 101㎡ 이상 비율도 73%에 달해 대지지분이 넓은 편이다. 현재 용적률 215%, 대지지분 71㎡로 사업 환경도 양호해 노후계획도시법 발표 이후 기대감이 아파트 매매가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분당 양지마을1단지 금호아파트 전용면적 84㎡는 2021년 16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가 지난해 1월 13억1500만 원으로 거래가가 하락했다. 지난해 8월 15억3000만 원까지 거래가가 반등해 전고점 대비 93%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1·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매매 물건이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한다.

    분당 정자동 느티마을 공무원3·4단지도 대지지분이 84㎡로 넓고 전체 1776채에 달하는, 신분당선·수인분당선 정자역 역세권 아파트다. 느티마을 공무원3·4단지 전용면적 67㎡는 2022년 5월 14억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3월 11억 원으로 거래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13억8000만 원까지 반등해 전고점 대비 95%에 육박했다.

    서울 상계·수서택지개발지구 노후계획도시법 적용 기대감

    분당 이외에 1기 신도시는 어떨까. 일산·평촌·산본은 아직 1·10 부동산 대책의 온기를 체감하기 어렵고, 가격도 여전히 고점 대비 70% 내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의 경우 전고점 대비 매매가가 낮은 수준이기에 향후 관련법 제정 및 추진 속도에 따라 상승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일산 강촌마을7단지 선경코오롱아파트는 현재 용적률 182%, 대지지분 76㎡로 비교적 넓은 평형이 밀집한 단지다. 서울지하철 3호선 마두역 역세권이고 아웃렛, 차병원 등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어 일산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단지다. 강촌마을7단지 선경코오롱아파트 전용면적 134㎡는 매매가가 2021년 8월 10억6750만 원으로 고점을 찍고 지난해 말 7억8000만 원까지 하락했다. 1·10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전고점 대비 30%가량 하락한 수준에서 매물이 나와 있다고 한다.

    평촌 호계동 목련우성7차는 현재 용적률 209%, 대지지분 74㎡ 수준이다. 서울지하철 4호선 범계역 역세권으로 평촌중앙공원과 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가까워 평촌신도시에서도 인기 단지로 분류된다. 목련우성은 소형 평형 중심 단지이지만 대지지분이 비교적 넓고 입지가 우수해 소액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전용면적 56㎡의 경우 2022년 3월 8억65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고, 지난해 말 5억9500만 원에 거래돼 30% 넘게 하락했다.

    산본 한라주공4단지 1차는 서울지하철 4호선 수리산역 역세권으로 용적률이 115% 수준이고, 대지지분도 57㎡로 비교적 넓다. 이 단지는 1기 신도시에서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된 상태다. 그러나 매매가는 전반적으로 고점 대비 30% 하락한 수준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서울에서는 노원구 상계 택지개발지구와 중계1·2 택지개발지구, 강남구 수서택지개발지구가 노후계획도시법 적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지역에선 재건축 후 토지이용계획과 기부채납 기준 등을 담은 지구단위계획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수서택지개발지구에선 서울지하철 3호선 일원역 역세권 대단지 3곳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원본동 가람아파트는 용적률 109%, 대지지분은 83㎡에 달한다. 인근 상록수아파트, 한솔아파트의 용적률과 대지지분도 비슷한 수준이다. 수서는 강남권이면서도 주거 쾌적성이 높고 집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에 속도가 붙을 경우 아파트 매매가도 꿈틀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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