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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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군지가 이끈 하반기 전세가 상승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7~11월 전세가 서울 송파구 3% 최대 폭 상승, 은퇴 수요 몰린 경기 양평군 3%↑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2023-12-2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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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9·26 공급대책 약속대로 11월 15일 8만 채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수요 억제보다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어느 택지가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을까. 바로 공급대책 발표 당일 네이버 검색량 9000여 건을 기록한 ‘구리토평2지구’다(그래프 참조). 수도권 부동산 불멸의 입지 프리미엄인 ‘한강변’과 ‘준서울’ 키워드는 구리토평2지구의 높은 인기를 수긍케 한다. ‘오산세교3지구’는 두 번째로 관심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떠오르는 입지 키워드인 ‘반세권’으로 설명되는 ‘용인이동지구’는 오산세교3지구에 밀려 3등에 머물렀다. 용인이동지구가 오산세교3지구에 밀렸다는 사실에 의아할 수 있다. 정부의 신도시 개발 프리미엄을 예측하는 데 기억해야 할 점이 바로 ‘개발 시차’다.

    ‘개발 시차’ 주목해야

    ‘반도체산업=양질의 일자리=집값 상승’이라는 점화효과를 끊어내고 오산세교3지구가 용인이동지구보다 높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주변 생활권과의 강력한 연계성 때문이다. 신도시 초기에 입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 바로 ‘썰렁한 생활 인프라’다. 신도시 초기에는 상업시설과 학군이 미완성된 상태라 으레 인근 도시의 인프라에 의존하게 된다. 용인이동지구는 반도체 클러스터 중심에 자리한다고 할 수 있으나 막상 인근에 조성된 생활권이 부실하다. 핵심광역교통망이라 할 수 있는 동탄역은 용인이동지구로부터 약 10㎞나 떨어져 있어 교통 편의성도 부족하다. 반면 오산세교3지구는 인근 오산세교1·2지구가 조성된 상태라 신도시 초기 입주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다. 오산세교3지구가 완성되면 지리적 연계성에 따라 생활 인프라 확장이 기대된다. 또한 핵심광역교통망이라 할 수 있는 오산역으로부터 약 2㎞ 거리에 위치해 교통 편의성도 용인이동지구보다 우위에 있다. 오산역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연장 기대감이 있었는데 오산세교3지구 개발로 노선 연장 가능성이 한층 커져 더욱 관심을 끈다.

    신도시 개발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신도시 개발 청사진을 보는 대중은 가까운 미래에서 프리미엄을 찾는다. 그만큼 개발 시차가 크다. 따라서 초기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생활권이 연계된 지역’과 ‘개발이 확정된 곳 인근의 교통 수혜지’에 프리미엄 열쇠가 있음을 기억하자. 오산세교1·2지구는 오산세교3지구 개발 덕분에 GTX를 지근거리에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중은 오산세교3지구에 앞서 교통 프리미엄을 누릴 오산세교1·2지구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예전에도 있었다. 하남교산신도시 개발로 인근 감일지구가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이라는 교통 프리미엄을 얻었고, 남양주왕숙신도시 개발은 인근 별내신도시에 GTX-B노선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겼다. 앞으로 정부의 신도시 개발 보도를 접한다면 신도시 개발지가 아닌, 인근의 광역교통 수혜지로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전국 전세가 변동률 플러스 전환

    서울 송파구가 7~11월 5개월간 가장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보였다. [뉴스1]

    서울 송파구가 7~11월 5개월간 가장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보였다. [뉴스1]

    ‘시차효과’가 가져다주는 프리미엄은 비단 신도시 개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집값 미래 역시 시차효과가 주는 시그널이 있는데, 바로 ‘전세가와 매매가 사이클 시차’다. 최근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상승해 매매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 반면 전국 전세가 변동률은 8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서며 전세가 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세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전세대출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섬과 동시에 연초 저점을 딛고 상승한 매매가가 부담으로 작용해 당장 매수하기보다 다음 사이클을 기다리며 전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매가 상승이 멈추고 전세가가 오르면 전세가율이 상승하기 마련인데, 전세가율이 꾸준히 오르다 보면 다시금 줄어든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으로 “이 전세 가격이면 매수가 낫겠다”는 매수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수도권 부동산 대세 상승이 시작된 2013년에도 수도권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며 매매가 상승 시그널이 됐다. 매매 가격의 투기적 상승이 아닌 견조한 상승은 실수요의 대대적 매수세에서 비롯된다. 실수요라 할 전세 수요가 움직인다는 시그널은 전세가율이 특정 임계점을 돌파할 때 포착할 수 있다. 2024년 이후 전국적으로 입주 감소가 예상되고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와 정부의 꾸준한 서민 임대차 지원으로 전세 가격은 실수요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이때 전세가 상승이 두드러지는 곳에 투자한다면 매매 사이클 상승 지역을 선점할 수 있다.

    서울 전세가는 전국 평균에 한 달 선행해 7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7월부터 11월까지 가장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약 3% 상승한 송파구다. 그렇다면 송파구의 상승세를 주도한 곳은 어디일까. 바로 송파구에서 특수목적고교 진학률과 학업성취도 평가가 가장 우수한 오륜중을 품고 있는 방이동으로, 전세가 상승률 5.3%를 기록했다. 송파구 다음은 2%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한 마포구다. 마포구 상승세를 주도한 곳은 역시 마포구에서 학원이 가장 밀집해 있는 대흥동으로 6%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 발표 등 학군 이슈가 대두되면서 학부모들이 학군지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경기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약 3% 상승률을 기록한 양평군이다. 올해는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60세가 되면서 노동시장에서 대거 은퇴한 해였다. 따라서 은퇴 후 쾌적한 주거지를 찾는 대규모 수요가 발생했다. 특히 ‘살아보고 결정하는’ 주거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매수가 아닌 전세 수요 증가가 양평의 전세 가격을 자극했다. 쾌적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강남권 접근성이 향상될 경우 양평의 전세 수요가 매수세로 전환되며 양평 집값을 장기 상승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다.

    양평 다음으로 높은 전세가 상승을 기록한 곳은 경기남부를 대표하는 산업단지인 안산시다. 안산 단원구 ‘준국평’(30~34평형)은 전세가 상승률 약 3%를 보였다. 통상 산업단지 인근 베드타운의 전세시장은 신혼부부가 주도하는데, 전세시장의 전통적 베스트셀러인 중소형(25~30평형)이 아닌 준국평이 강세라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주거 면적에 민감해진 신규 수요의 특징을 보여준다. 또한 지난해 수도권 급락기에 경기남부권 베드타운은 더 큰 하락을 겪었는데, 착해진 가격만큼 준국평 가성비가 더욱 빛을 발하며 현 전세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산 단원구는 착한 가격뿐 아니라, 트리플역세권인 ‘초지역’과 서해선 ‘선부역’ 등 우수한 교통망을 품은 덕에 직주근접에 민감한 신혼부부들로부터 후한 가산점을 받고 있다. 지난해 대폭락을 겪었으나 인덕원역을 품고 있는 경기 의왕시 준국평 역시 5% 전세가 상승률을 보였다. GTX-C노선 연장을 꿈꾸는 병점역 인근 기산동과 병점동의 준국평은 8%라는 폭발적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종도 전세가 상승세

    경기와 함께 수도권 부동산의 한 축을 이루는 인천 전세시장을 살펴보자. 같은 기간 인천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영종도가 자리한 중구로, 약 2% 상승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따른 항공 수요 급증은 인천국제공항을 품은 영종도 부동산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었으며, 연말 동북아 최대 복합리조트로 불리는 ‘인스파이어 복합 리조트’ 개장에 따른 청년 일자리 수요 집중은 영종도 전세가를 더욱 자극할 전망이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 역시 두드러진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흥미로운 것은 구도심인 남동구 전세가도 송도 못지않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남동구는 인천 대표문화시설인 인천문화예술회관을 품고 있으며, 인천지하철 말단과 연결된 송도와 달리 1·2호선이 교차하고 구월지구·논현지구 등 역세권 택지가 풍부해 비록 구도심이지만 가성비를 쫓는 전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가구의 임차 비율은 약 46%로 여전히 내 집을 갖지 못한 가구가 많다. 내년 이후 신도시 개발과 전세가율 등 부동산 시차에 주목한다면 현명하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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