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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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유치 큰 몫, 글로벌 경영 ‘파란 불’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7-12-05 0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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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 명예유치위원장을 맡았던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11월28일 유치 활동을 끝내고 귀국하면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수백명의 여수 시민에게 환대를 받았다. 시민들이 그를 향해 ‘젊은 오빠 정몽구 회장님 사랑해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환호하자, 정 회장은 두 손을 맞잡은 뒤 가슴 위로 올리며 활짝 웃었다. 거기에는 “해냈다”는 만족감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옥고를 치렀고, 9월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와 함께 사회공헌 약속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정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엑스포를 유치하도록 분발해달라. 그것도 판결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 회장은 이번 엑스포 유치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법원의 기대에 부응한 셈이다.

    물론 정 회장이 법원 판결을 받고 9월부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뛰어든 것은 아니다. 올해 3월 일찌감치 그룹 차원에서 유치 태스크포스팀을 꾸렸고, 프랑스 파리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했다. 4월부터 정 회장은 70세의 고령에도 비행거리로 지구를 세 바퀴 넘게(13만여 km) 돌았을 만큼 전 세계를 누비며 유치 활동에 주력했다. 슬로바키아 체코 브라질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방문 국가마다 총리, 상원의장 등 정부 최고위 관계자와 개별면담을 해 그들에게 “동반자로서 한국의 엑스포 유치에 협조할 것”이라는 지지 의사를 받아내기도 했다.

    사실 정 회장과 엑스포의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010년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위해 유치위원장을 맡아 2002년 개최지가 결정될 때까지 활동했지만, 아쉽게도 상하이에 개최권을 빼앗기고 말았던 것. 그러나 5년 만에 결국 뜻을 이뤘다.

    이번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계기로 ‘현대가(家) 3부자’의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 이야기도 자주 언급되고 있다.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히는 올림픽, 월드컵, 세계박람회 유치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정몽준 의원, 정몽구 회장이 각각 공을 세웠기 때문.



    정 회장은 귀국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 성과가 매우 좋았으며, 현대·기아차그룹도 미력이나마 보탤 수 있었다. 여수엑스포는 140개국이 참가하는 세계적 행사이므로 앞으로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게 현대·기아차도 전사(全社)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예상 관람객만 800만명, 1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5조3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 16만명의 고용유발 효과 등이 기대되는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계기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영에도 파란 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며칠 휴식을 취한 뒤 경영 일선에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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