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2

2007.11.27

30년대 상하이 사람들 한국 소설 통해 환생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7-11-21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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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대 상하이 사람들 한국 소설 통해 환생
    21세기의 상하이(上海)는 포스트모던과 모던이 극명하게 공존하는 공간이다. 작가 박규원(53)은 럭셔리 숍이 늘어선 난징시루(南京西路)를 거닐며 1930년대의 국제도시 ‘올드상하이’를 추억한다.

    상하이의 옛 조계지 와이탄(外灘)의 먼지 낀 돌계단에서 그는 옛사람들의 탄식과 눈물을 보듬으며 “낡은 창틀을 보면서도 그 속에 살던 사람들의 환희와 절망을 읽어낸다.”(故 피천득 선생)

    그와 사제의 연을 맺은 피 선생은 “그의 글은 짧으면서도 별같이 아름답고, 금강석같이 빛난다. 어떤 찬사도 아깝지 않다. 그의 안내로 나는 젊은 시절 내가 살던 상하이를 다시 만난다”고 했다.

    중국에서 영화배우로 활약한 김염(1910~83년)의 생애를 기록한 논픽션 ‘상하이 올드 데이스’로 민음사 주최 ‘올해의 논픽션상’(2003년)을 수상했던 박규원이 첫 소설집 ‘불꽃 속의 나라’를 펴냈다.

    김염은 작가의 외가 쪽 할아버지로, 중국 영화 100년사에서 유일하게 ‘영화 황제’로 소개되는 인물. 그는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상하이 골목을 누비면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올드상하이를 상상력으로 복원해냈다.



    “1920~30년대의 상하이는 내가 가장 살아보고 싶은 곳이에요. 그 시절 상하이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이었죠. 올드상하이를 글로 기록하지 않고는 삶을 배겨낼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불꽃 속의 나라’는 25편의 단편으로 짜여졌다. 각 작품엔 혁명가 모험가 배우 깡패 등 ‘그때 그 시절’ 상하이에 몰려든 사람들의 모습이 숨쉬듯 그려져 있다. 모던은 그들에게 ‘유혹’이었으며 ‘눈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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