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1

2007.11.20

반 총장이 한국인만 편애한다고?

“중요 결정 독점” 등 내부 불만 외신 통해 ‘솔솔’ 한국인 직원 수 변동 없고 오해 살까 눈치

  • 공종식 동아일보 뉴욕특파원 kong@donga.com

    입력2007-11-14 10: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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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총장이 한국인만 편애한다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과 김원수 특별보좌관. 김 특보는 ‘유엔 2인자’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요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유엔 내부에서 반 총장의 ‘한국인 편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다. 최영진 전 유엔 대사를 코트디부아르 특사로 지명했고, 비서실에 한국인이 많이 포진해 이들을 중심으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렇다면 이 보도대로 반 총장 취임 이후 유엔에 한국인이 많이 늘었고, 또 이들이 주요 결정을 독점하고 있을까?

    실제로 한국인의 유엔 진출은 반 총장 취임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반 총장이 데려온 김원수 특별보좌관을 비롯해 윤여철 참사관, 권기환 이상화 최성아 서기관 등 5명이 전부다. 유엔 정보통신기술국장에 임명된 최순홍 씨는 본인이 지원해 진출했다. 반 총장이 데려온 5명 가운데 권기환 서기관은 외교통상부로 복귀해 현재 4명만 남아 있는 상태. 이들 4명은 모두 사무총장실에 소속돼 있다.

    한국 외교부와 연락할 때도 영어 사용

    김원수 특보는 반 총장이 외교장관 재직 시절 사무총장 선거전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유엔에서의 직급은 사무차장보(ASG)로 최고위직이다. 공식 직책은 비서실차장 겸 사무총장특보. 비서실 차장인 만큼 반 총장 주요 일정에 동행하며, 비판론자들에게 ‘유엔 2인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유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 특보는 유엔에서 아무도 하길 원하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많이 담당한다”고 전했다.



    유엔 근무 경험이 많은 윤여철 참사관은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 있다가 반 총장 취임 직후 유엔으로 파견됐다. 공식 직책은 부속실국장. 반 총장의 일정 관리, 사무총장실과 유엔 각 해당부서와의 업무 협조가 주된 임무다. 따라서 짧은 시간에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밑에 이상화 서기관이 근무하고 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 출신으로 외교부 홍보담당으로 특채된 최성아 서기관은 사무총장실에 소속돼 있으면서 동시에 대변인실에서도 일하고 있다. 공식 직책은 부대변인보. 아시아를 맡고 있으며 예산 인사 등 관련 홍보도 담당한다. 미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쳐 영어에 능숙하기 때문에 유엔 출입 기자들이 “국적이 미국 아니냐”고 물을 정도다.

    반 총장의 집무실은 38층에 있다. 38층에 근무하는 직원은 100명이 훨씬 넘는다. 그중 한국인 4명은 그리 많은 수가 아니다. 그래도 혹시 한국인들이 모든 일을 다 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회의 때나 한국 외교부와 업무 연락을 할 때는 반드시 영어를 쓴다.

    그렇다면 한국 외교부에 있다가 유엔에 근무하게 된 소감은? 최성아 부대변인보는 “다자외교를 하는 유엔인 만큼 아무래도 양자외교가 주업무인 한국 외교부보다 다루는 범위가 훨씬 넓은 것 같다. 그리고 항상 컨센서스를 중요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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