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5

2007.07.24

말 타고 고삐 잡고

  • 입력2007-07-18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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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타고 고삐 잡고
    내가 여섯 살, 동생은 세 살 때니 딱 40년 전이다. 당시에는 사진 한 번 찍으려면 시내로 나가야 했기 때문에 이따금 사진사들이 동네로 출사를 나왔다. 이럴 때면 집집마다 아이들 사진 찍으려고 줄을 섰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우리 삼남매 차례. 순서대로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오빠가 먼저 말을 탄 채 사진을 찍었고 그 다음에 사진사가 나를 말안장에 올려놓았다. 들뜬 마음으로 사진 찍기를 기다리던 순간, 어머니가 갑자기 나를 내려놓더니 동생을 안장에 올려놓는 게 아닌가. 그러고 나서 내게는 말고삐를 쥐게 했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속상하던지…. 그때의 심정이 얼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 지금 봐도 웃음이 나온다. 약간은 겁에 질린 듯한 동생, 있는 대로 찌푸린 나.

    아마도 샌드위치 여자아이로서의 오기와 생존본능이 그때부터 생겨난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이진/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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