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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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천천히 즐겼어요”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05-10-24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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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를 천천히 즐겼어요”
    또래 아이들보다 뭐든지 느려 유치원에 적응하지 못하고 두 번씩이나 자퇴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한참 동안 한글을 깨치지 못했고,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첫 시험 때 ‘동서남북’이 뭐냐고 물었다. 그해 IQ 검사에서 100이 나오자 만점을 받았다고 좋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랬던 아이가 지난해 말 하버드대학에 특차 합격하고,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짱글리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버드를 감동시킨 박주현의 공부반란’(동아일보사 펴냄)이란 책을 펴내 통쾌한 공부법과 ‘영어짱’이 되는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공부 잘하는 비결? 역시 책 속에 있다

    보통사람들은 책을 읽다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더라도 그냥 넘어간다. 그러나 박 양은 달랐다. 소설책을 보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었다. “처음에는 속도가 느린 것 같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책 속에 있는 지식을 확실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피할 수 없다면 현실을 즐겨라

    박 양의 환경은 공부하기에 불리한 조건이었다. 한국 말도 서툰 여섯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방학마다 과외와 학원은 고사하고 생계를 위해 벼룩시장 한 귀퉁이에서 노점상을 하는 부모님과 함께 미국을 떠돌아다녔다. 낯선 환경과 힘든 현실이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영어를 배웠다. “미국 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다시 한국에 돌아와 중ㆍ고등학교를 다녔다. 다른 환경을 오가며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나는 스트레스를 즐겼다.”



    짱민정음, 콩글리쉬 발음 뜯어고치다

    “누구든 10일 만에 원어민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발음할 수 있다.” 영어는 글자와 발음이 확연히 다른 이중 언어로 발음기호마저 까다롭다. 미국 내에만 약 1000만명의 난독증 어린이와 20%의 문맹인이 존재한다. 박 양은 훈민정음을 활용한 영어표기법을 개발했다. 그녀의 ‘짱글리쉬’는 하버드대학 평가위원회에서 최고의 극찬을 받았다.

    공부를 천천히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기는 힘들다. 졸음과 싸우며 죽어라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오르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중ㆍ고등학생들에게 박주현 양의 메시지는 공부에 대한 희망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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