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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K리그서 평양 연고 축구팀 뛰나

통일교, 깜짝 놀랄 대북사업 추진 중 … 기업·스포츠 등서 굵직한 이벤트로 광폭 행보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K리그서 평양 연고 축구팀 뛰나

K리그서 평양 연고 축구팀 뛰나

2005 피스컵 축구대회 개막식과 문선명 총재(작은 사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일반의 시각으로는 다소 특이한 종교 조직이다. 이런 통일교가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종교 본연의 사업은 물론이고 언론·교육·기업·스포츠 등에서 ‘광폭(廣幅)’ 행보를 거듭하며 그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통일교는 1954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통일교의 거침없는 질주엔 늘 ‘이단(異端)’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주요 기독교 종단에 의해 통일교는 ‘이단으로서’ 배척당한다. 그러나 이단 시비를 겪는 이 독특한 종단이 사업을 벌여나가는 ‘파워’는 무시무시하다. 최근 통일교의 광폭 행보는 나라와 종교를 넘나들며 불을 뿜는다.

전 지구적 행사 영향력 확대

통일교가 요사이 치렀거나 벌이는 굵직한 사업만도 △통일의 물꼬를 튼다며 벌이는 대북 사업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를 잇는 베링해 터널·교량 건설 프로젝트 △일본의 총련계와 민단계에 화합의 장을 제공한 총심정동족권평화통일대회(7월) △2005 세계문화체육대전(7월22일~8월2일) 등 꼽기 어려울 만큼 많다.

통일교가 통일·언론·기업·스포츠 등에 파고드는 이유를 묻는 질문엔 자연스레 색안경이 써지게 마련이다. 통일교의 상징이 된 ‘합동결혼식’은 주요 기독교 교단의 신자가 아니더라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통일교가 벌이는 사업을 지켜보는 관점 역시 이런 시각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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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2월6일 고 김일성 주석과 문선명 총재가 만나 포옹하고 있다(아래).

올림피크리옹(프랑스)과 토튼햄(영국)의 대결로 막을 내린 피스컵 대회 역시 축구인들의 비아냥거림과 마주해야 했다. 프로축구가 르네상스를 맞이한 가운데 정체불명의 대회가 열려 K리그 열기의 리듬을 끊어놓았다는 것이다. 주요 기독교계도 “피스컵 대회가 포교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면서 독설을 뿜어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피스컵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피스컵의 의미를 전하는 통일교의 설명도 보통의 생각과는 다소 다르다. 포교나 선교의 목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종단의 이익보다는 종교의 궁극적 목표인 평화를 지향하라는 문선명 총재의 뜻에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종교적인 선교나 포교, 경제적인 이익을 바라는 데 그 뜻이 있지 않다. 국가, 민족, 인종, 이념과 같이 사람과 사람을 구분하고 나누어 대립하게 만든 장벽을 넘어서는 ‘평화 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다.”(곽정환·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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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4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민단 및 총련 재일동포들이 참여해 열린 ‘평화통일기원제’.

통일교가 전 지구적으로 벌이는 이벤트성 사업은 외관상-속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으나-종교의 보편적 가치, 더 정확히 말하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화해를 지향한다. 종단의 이익에 매몰돼 종교 본연의 가치를 잃어가는 일부 종단과 비교하면 적어도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만큼은 평가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사업 추진

대북사업부터 보자. 통일교는 ‘종교로서’ 공산주의에 반대한다. 통일교는 7월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6·25전쟁에 참가한 16개국의 유엔군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초청해 희생자들을 기릴 예정이다.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전선에서 피를 흘린 이들을 위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교는 북한 역시 끌어안는다. ‘종교의 정신’에 따라 포용한다는 것이다.

대북사업에서 통일교는 현대그룹에 버금간다. 통일교는 북한 남포공단에 평화자동차 공장을 준공해 ‘휘파람’과 ‘뻐꾸기’(피아트 자동차를 조립 생산)라는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조립된 자동차는 주로 북한 내수용으로 판매된다고 한다. 통일교는 북한에서 여자권투대회와 골프대회 등 스포츠 교류도 강화하고 있다. 평양 시내 대동강변에 자리한 보통강호텔도 통일교가 운영한다.

통일교는 여기에 깜짝 놀랄 만한 대북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평양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을 세운다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평양과 축구단 설립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는 마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통일교는 평양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을 K리그에 참여케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상이 실현된다면 이는 남-북 스포츠 교류사에서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통일교는 인류(남-북한을 포함한)가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방법으로 종교, 국가, 인종과 같은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따라 통일교는 7월11일 총련계 재일동포 1100명과 민단계 재일동포 1100명을 초청해 평화통일 기원제를 개최했다. 이데올로기를 넘어 평화를 추구하자는 취지였다고 한다. 반세기 넘게 반목 대립해온 민단과 총련 인사들은 서로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통일교는 또 7월22일부터 8월2일까지 서울과 충남 천안시에서 세계문화체육대전을 개최한다. 명목은 민단-총련 행사와 비슷하다. 세계 80개국에서 24세 미만의 청년 학생 1500여명이 참여하는 평화스포츠페스티벌은 세계문화체육대전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종단, 인종, 국경의 벽을 넘어 스포츠로 하나 되는 행사를 꾸린다는 게 통일교의 설명이다.

통일교가 한반도 밖에서 벌이는 사업들도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이들 사업도 평화와 하나 됨을 지향하기는 마찬가지. 북아메리카의 알래스카와 극동의 시베리아 85km를 잇는 ‘평화의 왕다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평화의 왕다리’ 사업은 200조원을 투입해 아메리카와 유라시아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통일교 관계자는 “아메리카와 유라시아라는 거대한 대륙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전 인류에게 기념비적인 대역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통일교는 민족의 통일, 인종 간의 평화, 종교 간의 화해 등을 추구하고 있다. 평화를 추구한다는 점은 어느 종교, 어느 종단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통일교처럼 굵직한 행사를 여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의도가 무엇이건 굵직한 행사를 통한 영향력 강화는 선교와 포교로도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천명을 갓 넘긴 통일교가 전 지구적으로 대규모 사업을 벌이면서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통일교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포스트 문선명’ 시대에 대한 우려 탓이다. 1세대를 넘긴 뒤 쇠락한 신흥 종단은 종교사에 부지기수다. 문 총재의 건강 이상 소문이 퍼지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통일교의 후계 문제가 필부필녀의 관심사는 아니지만 통일교(신자)의 미래엔 매우 중요하다. 문 총재가 건강하고 또 건재한 가운데, 단일지도 체제와 집단형 지도체제를 놓고 후계 논의가 시작됐다.







주간동아 2005.08.02 496호 (p72~75)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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