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3

..

방실이, 전인권, 이주노 … 그리고 강우석

  • 김용습 기자/ snoopy@sportsseoul.com

    입력2005-07-07 17:5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방실이, 전인권, 이주노 … 그리고 강우석
    연예가가 시끄럽다. 몇몇 가수들과 국내 최고의 영화제작자가 잇따라 폭로성 발언을 한 탓이다. 워낙 의외의 발언인지라 파문이 크다. 파문의 당사자는 가수 방실이(42), 전인권(51·사진), 이주노(36)와 강우석(45) 시네마서비스 대표 등이다.

    방실이는 KBS 2TV ‘연예가중계’와 SBS TV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 등에 연거푸 출연해 “12년 동안의 결혼생활은 모두 거짓이었다. 나와 친한 동료 연예인들은 대부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방실이는 지난 94년 일본인 킥복싱 프로모터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그동안 결혼에 관한 사생활을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12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신혼여행을 갔을 때 일본인 남편과 나는 각각 다른 일정을 보냈다. 나는 마침 신혼여행을 온 조갑경, 홍서범 부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내 결혼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태진아의 아내는 내게 맞선을 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거짓 결혼식을 올린 경위에 대해서 방실이는 “잠을 자던 중 오빠한테 결혼 진위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 ‘일본 사람인데 가을에 너랑 결혼한다더라’는 얘기를 듣고서 나도 신문을 보고야 알았다. 그 기사가 나온 것은 10년 동안 일한 소속사를 떠난 직후인 1993년 ‘서울 시스터즈’ 음반 발표 후였다. 소속사에서 나를 다시 오게 하려고 그런 (거짓)기사를 퍼뜨린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결혼한 일본인은 당시 사무실에 (전 소속사) 사장과 비즈니스 때문에 온 사람이었고, 난 계약 문제로 통역을 해준 것밖에 없었다”며 “당시 내가 결혼식을 하게 된 것은 소속사 사장이 어렵고 무서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또한 화가 나는 동시에 그럴수록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오기가 생겨 상대 일본인 남자를 찾아 일본에 간 뒤 6~7개월 동안 설득해 결혼하기로 했다. 그때는 소속사에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12년 동안 숨겨온 사실을 뒤늦게 고백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남편 잘 있느냐, 사업은 잘되고 있느냐’고 자꾸 물어봐 답답했고, 자신을 속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이혼 절차는 필요 없었다. 현재 그 남자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화통화를 하며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끝으로 방실이는 “거짓결혼 고백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음반 홍보 때문에 털어놓은 것 아니냐고 하지만 사생활을 홍보에 이용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마음속에 있는 것을 속시원히 털어놓으니까 더 편안하게 즐겁고 진실된 노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실이는 한 달 전쯤 신곡 ‘사루비아’를 발표하고 활동 중이다.

    또한 고(故) 이은주와 관련된 전인권의 충격 발언은 ‘메가폰’급이었다.

    자전적 에세이 ‘걱정 말아요 그대’ 출간을 앞두고 전인권은 “2월 말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이은주와 4년 동안 남녀 사이로 사랑했다. 나와 은주는 영화 ‘레옹’의 주인공인 레옹과 마틸다 같은 사이였다”고 밝혀 팬들을 놀라게 했다.

    대다수 누리꾼(네티즌)은 “이은주를 두 번 죽이는 행위다” “사랑했다손 치더라도 마음속에 담아둬야 한다”는 등의 비난 글을 연일 올리고 있다. 이런 비난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사실인지 밝혀질 것이고, 지금까지 떳떳하게 살아온 만큼 앞으로도 자신 있게 살아가고 싶다. 훌륭한 배우 이은주가 그냥 잊히는 게 안타깝고, ‘이제는 자신에게 솔직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걸 털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와 4년 전부터는 문자 메시지를 교환했고, 하루에 10통 이상씩 문자를 주고받았다”며 “앞으로 문자메시지를 더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인권을 잘 아는 측근들은 “이번 발언은 자유롭게 사는 음악인 특유의 솔직함과 순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게 좋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멤버 이주노도 “팀 해체 이후 음반 제작자로서 사업에 실패해 40여억원을 날렸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발간된 자전적 에세이 ‘나는 영원한 춤꾼이고 싶다’에서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때 받은 수십억원의 돈과 내가 프로듀싱한 그룹 영턱스 클럽의 초기 성공으로 인해 돈은 무한정 있다고 착각했다”며 “그러나 너무 이른 나이에 성공을 거머쥐어 자만에 빠졌고, 수지타산을 계산하지 않고 음반사업을 해 실패를 맛봤다. 빚을 갚기 위해 집과 땅도 팔아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강우석 대표는 “재작년 차승원이 주연한 영화 ‘선생 김봉두’ 제작 때, 원래 최민식 씨에게 시나리오를 주었지만 그가 개런티뿐 아니라 추가로 제작사 수익 지분까지 요구해 배우를 교체했고, 송강호 씨의 경우는 내가 배우에게 제작지분을 안 준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어 아예 날 안 만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민식과 송강호는 6월2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진실과는 다른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회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킨 강우석 감독에게 해명과 언론을 통한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스타들이 주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며 ‘자폭성’ 발언을 하는 데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같은 폭로들이 또 다른 스타의 이미지, 즉 ‘인간적인 면’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생각을 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