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9

2005.06.14

밤일 거부 사건 주범 전립샘염

  • 손기정/ 일중한의원 전립선 클리닉 원장·한의학 박사 www.iljung.co.kr

    입력2005-06-10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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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일 거부 사건 주범 전립샘염
    가정주부 K(36) 씨는 요즘 남편을 보는 눈에 힘이 들어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밤일이 뜸해지더니, 억지로 분위기를 잡아서 관계를 맺으면 꼭 마지에 아랫도리가 아프다며 짜증을 내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요즘 매일 밤 술에, 집에도 늦게 들어오는 것이, 혹시….”

    K 씨는 급기야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그로 인해 병을 얻어온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의심은 남편의 ‘밤일 거부 사건’이 빈발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취해서 비틀거리는 남편에게 “당신, 바람 피웠지? 그래서 병 옮아온 것 아냐”라고 쏘아붙인 것. 그러나 남편은 그런 K 씨의 추궁에 의외의 대답을 했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조용한 어투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였다. 뜻밖의 말에 놀란 K 씨, 이번에는 회유 작전으로 들어갔다.

    남편은 그제야 요즘 자신의 아랫도리에 생긴 증상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가 않아. 소변줄기도 예전 같지 않고. 최근엔 밤일을 하고 싶은 맘도 없고, 잘 서지도 않는데 어떡하냐. 한번 해보려 하면 사정하는 순간 아랫도리가 찢어질 것처럼 아프니 어떻게 하겠냐고.”



    전립샘은 구조상 정관에서 연결된 사정관이 관통해 요도로 연결된다. 즉, 남성이 사정을 하게 되면 정낭의 정자와 전립샘액이 사정관을 통해 요도로 배출되는 것. 따라서 전립샘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이 사정관을 자극해 발기력의 약화나 성욕감퇴, 사정감 저하, 사정통 등을 일으키고, 방광을 자극하면 빈뇨, 소변무력, 잔뇨감 등의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필자의 설명을 들은 K 씨는 그제야 남편을 위로하며 치료에 들어갈 것을 권했고, 남편은 전립샘염 치료제인 ‘일중음’을 먹고 3개월 만에 옛날의 남편으로 돌아갔다.

    그 얼마 후 문제의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요즘 제가 밤일을 너무 많이 하니까 이번엔 아내가 아프대요.” 남편의 ‘행복에 겨운 엄살’에 필자는 이렇게 답했다.

    “여자에겐 전립샘이 없는데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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