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9

2001.06.21

타는 목마름… “이렇게 비가 왔으면”

  • < 사진·김성남 기자 photo7@donga.com, 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 글·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입력2005-02-03 16:2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타는 목마름… “이렇게 비가 왔으면”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90년 만이라는 사상 최악의 가뭄에 한반도 전역이 말라붙었다.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밭에서 애간장을 태우던 농심(農心)은 시커멓게 재가된 지 오래다. ‘물 전쟁’은 3개월째 그칠 기미가 없는데, 6월 말까지도 목타는 대지를 식혀줄 비 소식은 감감하다는 게 기상청의 예보다.

    다급해진 여당은 6월11일 가뭄대책비 등 재해대책예산 확보를 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추경예산을 편성키로 했다.

    민·관·군을 총동원한 가뭄극복 노력도 역부족 기색이 역력하다. 오죽하면 기상청이 러시아 전문가를 초빙해 경제성이 의문시되는 인공강우 추진에 나서고, 서울에선 하루 네 차례 기우제를 지내는 자칭 ‘도인’들까지 등장했을까.

    가뭄이 어디 어제오늘의 일이던가. 모내기가 시작된 5월까지도 ‘비만 오면 해결된다’고 느긋해하던 정부는, 그러나 결국 국민에게 손 벌리는 작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고사리손은 다시 돼지저금통을 헐고 어른들은 성금 모금 자동응답전화를 돌린다. 그나마 인심마저 메마르지 않은 게 한가닥 위안이랄까.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도 중요하지만, 이젠 정말 ‘물을 물로 보지 않는’ 항구적 치수(治水) 정책이 절실하다. 무심한 하늘을 탓하기 전에 물이 왜 생명의 근원으로 불리는지 잘 곱씹어 봐야 한다는 얘기다.

    타는 목마름… “이렇게 비가 왔으면”
    ◀ 바싹 말라붙은 충북 진천군 초평면 초평 저수지.



    시사포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