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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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투입, 때 놓치지 말라

  • 입력2005-12-02 1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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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자금 투입, 때 놓치지 말라
    2년 반 전에 발생했던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가 어느 정도 극복되고 경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나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을 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켜주지 않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은 겨우 투자적격으로 올라섰지만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투자부적격 상태에 놓여 있다. 우리 경제가 IMF경제위기의 한 원인이었던 외환 및 금융유동성 위기는 극복했지만, 다른 한 원인인 국가경제의 체질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국제경쟁력이 나아졌다는 증거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내외 빚을 얻어 많은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을 정상화시켰지만 그들의 건전성과 경쟁성이 나아졌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고 여전히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을 바라는 도덕적 해이만이 만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많은 부채를 안고 있어 지원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그동안 지지부진해진 구조개혁을 이른 시간 내에 마무리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동안 경기가 회복되고 주식가격이 대폭 상승한데다 소비가 흥청망청하여 모든 국민이 우리 경제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착각하고 경제위기 이전의 방만한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데 심히 걱정스럽다. 이러한 소비력의 원인은 국내외 빚과 통화량의 증가로 인한 유동성의 풍부함, 그리고 주식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의 거품에 상당 부분 연유한 것으로 결코 우리 경제의 체질 강화가 뒷받침된 소득의 증가로 인한 것이 아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우리는 금융부문, 기업부문, 공공부문 및 노사관계 등 네 개 부문의 개혁을 추진해왔다. 그 이유는 고비용 저효율로 특징되던 우리 경제구조의 체질을 개선하여 국제경쟁력을 높여 21세기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다.

    정부는 네 개 부문 중에서 금융부문의 개혁에 우선순위를 두고 막대한 공적자금을 퍼부었다. 64조원의 공적자금과 20조원의 공공자금을 투입하여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은 안정시켰다. 그러나 현재 모든 시중은행은 국유화하다시피 되어 있고 투신사, 생명보험회사, 서울은행 및 제일은행의 부실이 여전히 남아 있어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은 갈 길이 너무나 멀다.



    기업부문의 구조조정도 미진하기 짝이 없다. 재벌기업을 포함한 대기업의 경우 재무구조개선과 업종전문화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지만 얼마 전의 현대그룹 총수 후계자 다툼에서 보듯이 총수 1인 체제하의 선단식 경영체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21세기 지식혁명의 시대에 살아남을 기업지배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중견기업 이하의 경우 77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에 105조원 이상의 돈이 투입되었지만 소생한 기업은 몇 안되고 아직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이자를 갚기는커녕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하며 은행의 부실을 부추기고 있다.

    공공부문과 노사관계의 개혁은 언급을 하기 싫을 정도로 작업이 더디다. 더욱이 그동안 경기회복을 이유로 대부분의 구조조정이 중단되다시피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은 우선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선 인플레의 발생 가능성과 국제수지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우선적인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거시경제의 안정을 바탕으로 그동안 중단했던 4대 부문의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여 경제체질을 개선함으로써 시장경제기능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투신사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은행권을 포함한 제2금융 구조조정이고 이를 위해 공적자금이 필요하다면 과감히 이른 시간 내에 투입하여 마무리지어야 한다. 다만 이 경우 공적자금의 투입은 이번이 마지막이고 최소규모여야 하며, 지원대상 금융기관의 투자자와 주주들이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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