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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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교육 현장 소리 한번 들어보소”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05-12-02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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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정고등학교 김진성교장(61)은 초-중-고교 현장에서, 또 교육부에서 40여년의 세월을 보냈지만 아직도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는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김교장은 교육현장 보고서 ‘문제는 많지만 대안도 있다’(말과창조사 펴냄)를 썼다.

    특히 3장 ‘교육위기, 어디서 왔는가’ 중에서 ‘과외처방 감상법’은 마치 지금 벌어지고 있는 과외파동을 예견하고 쓴 것처럼 시의 적절하다. 그는 과외망국론이 오히려 과외를 부추기고 과외열풍을 진단한다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만 자극하는 매스컴의 왜곡된 보도태도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지적했다. “세상이 온통 교육부와 장관에게 책임을 넘기고 있는데 사실 과외 문제는 장관이 나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정말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대통령이죠. 그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김교장은 초등교사 11년, 중-고 교사 8년, 장학사-장학과 13년, 외교관 3년(주일 한국대사관 수석교육관), 중-고교 교장으로 5년간 재직하면서 교육현장부터 행정까지 두루 경험한 그야말로 교육전문가다.

    ‘말로만 교육개혁’(인간과자연사 펴냄)을 낸 신남호교사(40)는 현재 인천체육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친다. 평소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교육에 대해서는 할 말이 너무 많다. 신교사의 주 무대는 교육부 홈페이지 소리함. 소리함이 개설되자마자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하고, 정책대안을 제안하는 등 활발한 사이버교육운동을 펼쳤다. 신교사는 오늘날 학교붕괴의 책임을 먼저 교사 탓으로 돌린다. 현장교사들의 자성이 없다면 교육개혁도 없다는 주인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교사를 차별하는 학교사회, 회의가 없는 교사사회, 학력 인플레만 조장하는 교육대학원 등 교사사회의 치부를 드러낸 것도 이런 의지의 표현이다. “교육부 소리함을 두드리다 이제 지쳐버렸다”는 신교사는 의견개진 차원을 넘어 실제 교사와 학부모가 연대한 교육운동을 실천하겠다고 말한다.

    김진성교장과 신남호교사의 책은 단순한 교육에세이가 아니다. 현실 반성과 비판, 그리고 나름대로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소중한 교육현장 리포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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