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를 이용해야만 했다고 쳐도 국회 경위들이 일일이 ‘금배지 나으리’들의 우산을 받쳐줘야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실은 버스는 우산 없이도 걸어갈 수 있는 국회 1층 입구가 아닌, 2층 중앙문 앞에 멈췄다. 국회 경위들은 일제히 도열하고 있다가 버스에서부터 본관까지 이들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당선자에 대한 예우라고 하면 그만인 그런 사안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선자들은 16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권력의 즐거움’과 권위부터 배우는 셈이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당선 초기의 각오는 오간 데 없고 당연히 누려야 할 대접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일 것이다. 의원회관이나 국회 본관의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 등 굳이 필요하지 않은 ‘특별 대접’에 대한 논란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당선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회 사무처는 처음부터 새내기 당선자들을 잘못 길들이고 있다.
버스에서 내린 새내기 당선자들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국회 경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