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데브레첸의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공장.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비엠은 유럽연합의 유럽 내 제조 배터리·부품을 우선시하는 정책의 최대 수혜를 받는 소재 기업이다.”(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
헝가리 양극재 공장 역할 주목
한국 이차전지 산업이 캐즘의 긴 터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와 계열사의 사업 및 주가 전망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그룹에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맡은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5월 6일 유안타증권과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27만 원, 24만 원으로 상향하고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월 29일 종가 24만6000원을 찍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복귀한 바 있다. 3월 들어 다시 약세를 보인 주가는 5월 초까지 등락을 반복하며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다. 2년 가까이 10만 원 밑을 지키던 지주사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들어 15만 원 선을 회복했다. 에코프로는 2023년 7월 이차전지주 열풍으로 153만9000원(액면분할 전)을 기록했으나 과열 논란에 급락해 2년 넘게 약세를 면치 못했다.에코프로는 양극재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사업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이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이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해 배터리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여기에 필요한 전구체와 리튬을 각각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공급한다. 그룹에서 상장사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친환경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이상 코스닥), 에코프로머티리얼즈(코스피) 등이다.
에코프로와 계열사들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에코프로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82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고, 영업이익은 60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4280% 급등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 매출은 6054억 원으로 전년 같은 때보다 3.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00억 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823% 증가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 양극재 공급이 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시장이 에코프로를 다시 주목하는 주된 이유는 유럽 전기차 공급망에서 역할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친환경 에너지의 전략적 가치가 재부각되고 있다. 이에 각국은 전기차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재차 늘리려는 조짐을 보인다. 특히 유럽은 중국의 전기차 공세로부터 자국 시장을 지키고자 산업가속화법(IAA)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자동차는 물론, 배터리까지 일정 비율 이상 유럽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게 뼈대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1월 헝가리 데브레첸에 양극재 생산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 헝가리는 아우디와 BMW, 벤츠가 생산 거점을 둔 유럽의 대표적인 전기차 거점으로, 에코프로비엠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와 SK온도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의 본격적인 양산 일정에 대해 에코프로 관계자는 5월 6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5∼6월 시양산이 시작될 예정이고 올해 하반기에는 본 양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에코프로그룹 주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우선 이차전지 산업의 앞단인 셀 제조업체들의 실적 반등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AI발(發) ESS 수요가 늘면서 삼성SDI가 1분기 시장 전망보다 적자폭을 줄이는 등 선방했으나 아직 흑자 전환에 이르지는 못했다. 게다가 에코프로그룹 주가가 대거 폭락한 뼈아픈 기억도 시장에 남아 있다. 지주사 에코프로의 경우 증권가에서 이렇다 할 분석보고서가 나오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고할 자료도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1년 동안 에코프로 관련 리포트는 지난해 7월 한국IR협의회가 낸 보고서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여의도 한 애널리스트는 “이차전지 업황이 살아나는 분위기라 에코프로그룹의 주가 전망도 좋은 편으로 보이지만, 2023년 주가 급등과 하락 당시 논란 탓에 애널리스트들이 에코프로 관련 리포트 작성을 여전히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에코프로 GEN(그린에코니켈) 제련소. 에코프로 제공
“한국 이차전지 점유율 20%로 다시 끌어올려야”
이차전지 전문가인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향후 에코프로는 고객사와의 계약이나 생산 공장 확충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찍히는 실적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한국 이차전지 산업에서 관건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셀 3사(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시장점유율을 합친 ‘국가점유율’을 현재 15%대에서 적어도 20%까지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다. 삼성SDI 등 국내 이차전지 제조사가 단순히 흑자 전환이 아니라, 적어도 2∼3개 분기 동안 유의미한 실적 반등을 지속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전방 업체들의 실적과 세계 시장점유율이 실질적으로 회복돼야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도 한시름 놓을 수 있으리라 본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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