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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냉방과 환기

에어컨 안 틀고 여름을 시원하게 지내는 방법

  • 김성원 적정·생활기술 연구자 coffeetalk@naver.com

자연냉방과 환기

6월 한낮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올여름 더위와 습기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에어컨을 켜자니 전기료가 부담되고 냉방병도 두렵다. 건물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자연환기와 그늘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한옥은 그늘진 뒤뜰의 서늘한 공기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뜨겁게 달궈진 마사토 깔린 앞마당의 상승기류를 이용해 집 안을 시원하게 했다. 대류 원리를 여름 생활에 활용한 것이다. 옛날엔 여름철 문을 닫고 지낸 적이 없다. 요즘은 에어컨 때문에 여름철에도 문을 꼭꼭 닫고 산다.


자연냉방과 환기

〈그림1〉계단 상부 천장

자연냉방과 환기

〈그림2〉흡기구는 하부에 두고 환기구는 상부에서 개방해야 한다

자연냉방과 환기

〈그림3〉

자연냉방과 환기

〈그림4〉바람 방향 반대쪽으로 환기구를 개방해야 한다.

자연냉방과 환기

〈그림5〉

자연냉방과 환기

〈그림6〉흡입되는 공기 양에 비례해 상부 환기구 직경이 클수록 실내 냉각 효과가 커진다.

#흡기구와 환기구
차갑고 무거운 공기는 가라앉는다. 그림1, 2와 같이 흡기구를 건축물 하부나 각층 하부에 뚫어두면 서늘한 공기가 들어온다. 해가 들지 않는 곳이면 더욱 좋다.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거나 베란다에 화분을 두면 서늘하게 냉각된 공기를 집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차양을 쳐서 그늘을 만들 수도 있다. 기후가 습한 일본의 전통가옥이나 우리나라 남부지역의 한옥에도 서북면 하부에 환기창이 뚫린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대건축에서 자연 환기구조는 사라지고 강제 환기장치로 대체됐다. 아파트나 다가구주택의 경우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두면 굴뚝처럼 뜨거운 공기를 한곳으로 모아 배출할 수 있다. 독일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는 더욱 강력한 상승기류를 만들어내는 태양 굴뚝(solar chimney)과 건물 옥상 높은 곳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거꾸로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바람잡이 탑(wind catcher)을 적극적으로 자연환기에 이용한다.

그림4와 같이 계단 상부의 배기부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과 반대쪽에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수직 공간으로 뜨거운 열기가 상승하는 굴뚝 효과를 적극 이용해 자연환기가 일어나게 할 수 있다.  +, - 표시는 공기의 양압과 음압을 뜻한다.

환기 굴뚝을 만들면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하면서 하부엔 음압이 발생해 차가운 공기를 실내로 빨아들인다. 패시브 냉각 기법을 적용한 아파트나 사무용 빌딩에 각층 각호마다 계단 공간과 연결된 환기구를 설치해 자연환기가 일어나도록 만들 수 있다. 계단 쪽 현관문 상부에 개폐할 수 있는 환기구멍을 뚫기만 해도 실내의 더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할 수 있다.

#환기에 적합한 구조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과 창, 문, 간벽의 위치에 따라 통풍이 잘되기도 하고 방해받기도 한다. 습기를 제거하거나 냉방을 위해서는 한쪽 방향에서 바람이 들어와 반대쪽 방향으로 관통하는 환기구조가 효과적이다. 만약 그림3에서 보듯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 반대쪽에 환기창이 없다면 공기흐름은 방해를 받는다. 자연환기를 위해 상하로 개폐할 수 있는 3단창이 필요하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 반대쪽 문 위에 환기창을 두면 관통 환기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 결과 집 안 더운 공기를 외부로 몰아낼 수 있다. 간벽이 있는 경우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창과 수평으로 간벽을 세우면 자연환기는 방해를 받는다. 간벽을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과 수직으로 배치하면 횡단 환기가 원활하게 일어난다.



#상부 환기구
집 안 높은 곳에 환기구를 만들면 집을 시원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림6에서 보듯 집으로 들어오는 공기 양을 감안해 환기구 직경을 크게 만들면 더운 공기가 차지하는 면적을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서늘한 공기를 집 안으로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 흡입구로 들어오는 서늘한 공기의 양은 배기구 높이와 직경에 의해 좌우된다. 환기구 직경이 크거나 높으면 내부 기압이 낮아지므로 더 많은 시원한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일 수 있다.

#효과적인 그늘
‘단열’보다 ‘그늘’이 먼저다. 그늘을 활용하면 냉방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콘크리트로 지은 현대 주택은 뜨거운 태양열에 달궈졌다 밤에 집 안으로 그 열을 배출한다. 만약 단열이 안 된 집이라면 아마도 찜통이 되고 말 것이다. 집을 시원하게 만들려면 낮 동안 태양열로 집이 달궈지지 않도록 가려줘야 한다. 집을 덮는 그늘막이 필요하다.

#창호 차양


자연냉방과 환기

다양한 형태의 창호 차양과 음영 스크린. [사진 제공 · 김성원]

여름철 창문으로 들어오는 열은 주택 가열 원인의 40%에 이른다. 창이나 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햇볕만 잘 막아도 실내 냉방에 도움이 된다. 한옥에선 긴 처마가, 현대 건축에선 창과 문 위 차양이 볕을 막아준다.

창호 차양(window overhang)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집 안으로 침투하는 여름철과 겨울철 햇볕을 조절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차양은 형태가 다양한데 약간 경사가 있는 일반 차양이나 수평 차양 외에도 창과 나란히 수직으로 수평대를 여러 개 걸치는 갤러리 차양, 또는 창과 나란한, 수직으로 그늘을 만드는 수직 차양이 있다. 갤러리 차양이나 수직 차양은 의외로 햇볕 차단 효과가 높다. 해가 이동하는 방향을 고려해 ‘ㄱ’자 형태로 만든 차양 역시 효과가 있다.

햇볕을 차단하기 위해 실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사용하는데 사실 실내 냉방에 그리 효과적이진 않다. 오히려 창밖에 투시성 음영 스크린을 설치하면 상당한 실내 냉각효과를 볼 수 있다. 검은색 음영스크린을 창밖에 설치하면 스크린에 흡수된 열이 집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실외로 나가기 때문이다. 음영 스크린은 간단히 검은색으로 칠한 모기장이라 할 수 있다. 재질에 따라 효과는 다르겠지만 음영 스크린의 효과는 놀랍다. 실내 온도를 내리고 여름철 냉방비를 25~30% 줄인다. 농촌에서는 값싼 차광막으로도 음영 스크린을 만들 수 있으니 한번 시도해봄 직하다.

#차광막 그늘
지붕이나 옥상을 그늘막으로 완전히 덮거나, 앞마당에 그늘막을 치거나, 뜨거운 햇볕에 가열될 수 있는 벽면을 차광막 그늘로 가리거나, 테라스를 별도의 차광 포렴으로 가리면 집 안을 좀 더 시원하게 만들 수 있다. 농사용 차광막은 워낙 싸기 때문에 3만 원 정도면 웬만한 집 한 채를 다 덮을 수 있다. 차광막을 사용할 때는 가장자리가 쉽게 뜯기지 않도록 보강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6.06.08 1041호 (p68~69)

김성원 적정·생활기술 연구자 coffeetal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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