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월드컵 무대 각오 다지는 호날두, 메시, 손흥민

[위클리 해축] 2010∼2020년대 세계 축구 중심에 섰던 슈퍼스타들의 클라이맥스 여정

  •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 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입력2026-06-11 17: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GETTYIMAGES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GETTYIMAGES

    2026 북중미월드컵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루카 모드리치, 손흥민 등 2010∼2020년대 세계 축구 중심에 섰던 선수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커리어의 클라이맥스가 될지 모르는 월드컵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이들 중 누구도 “이번 월드컵 출전이 마지막”이라고 공식적으로 못 박지는 않았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가장 상징적으로 거론되는 선수는 호날두다. 올해 41세인 그는 남자 축구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유로와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경험했지만, 월드컵 우승 트로피는 아직 손에 넣지 못했다. 2006년 독일 대회부터 월드컵 무대를 밟아온 호날두는 2018년 스페인전 해트트릭, 2022년 가나전 득점으로 ‘남자 선수 최초 월드컵 5개 대회 연속 득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는 호날두가 전성기 때처럼 모든 경기를 지배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박스 안 결정력과 세트피스, 큰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포르투갈 대표팀의 마지막 한 방을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첫 월드컵 트로피 노리는 호날두 

    포르투갈 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리오넬 메시. 뉴시스, GETTYIMAGES

    포르투갈 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리오넬 메시. 뉴시스, GETTYIMAGES

    메시의 경우 은퇴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39세라는 나이와 대표팀 내 위상을 고려하면 이번 월드컵이 사실상 마지막 출전으로 받아들여진다. 메시에게는 2022 카타르월드컵이 이미 커리어의 완성에 가까웠다. 7골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결승전 멀티골, 골든볼에 아르헨티나 우승까지 더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메시는 더는 무언가를 증명해야 하는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디펜딩 챔피언의 상징으로서 마지막 방어전을 치르는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이번 월드컵 모든 경기에서 폭발적인 활동량을 보여주기는 어렵겠지만 템포 조절과 마지막 패스, 세트피스, 승부처에서의 한 장면만으로도 경기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네이마르에게도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서사가 따라붙는다. 1992년생인 네이마르는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로, 2010년대 브라질 축구를 대표한 얼굴이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때 4골을 넣는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콜롬비아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결과적으로 당시 독일과의 4강전에 결장했고, 팀은 1-7로 대패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네이마르가 승선한 브라질 대표팀이 벨기에에 가로막혔다. 2022 카타르월드컵 당시 브라질은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에서 네이마르의 환상적인 연장전 득점골에도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하이라이트 장면을 연출했지만 네이마르와 브라질은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 네이마르는 전성기 때처럼 대표팀 공격을 독점하는 존재가 아닐 수 있다. 비니시우스, 하피냐, 엔드릭 등이 포진한 브라질 공격진은 이미 두텁기도 하다. 그럼에도 컨디션이 올라온다면 네이마르만이 만들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패스와 드리블이 브라질의 특별한 무기가 될 것이다.

    모드리치도 이번 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선수다. 41세 나이에도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그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팀을 결승으로 이끌고 골든볼을 수상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 때도 조국이 3위에 오르는 데 기여함으로써 크로아티아 축구 황금기 주역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현재 크로아티아 대표팀 전력은 앞선 전성기 때와 같은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모드리치가 이끄는 팀은 토너먼트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을 알고 있다.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지배하는 미드필더라기보다, 경기 리듬을 잡고 팀 호흡을 정리하는 지휘자로서 모드리치의 가치가 여전히 크다.



    기예르모 오초아도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멕시코의 베테랑 골키퍼인 그는 클럽 커리어보다 월드컵 본선에서의 활약으로 더 강하게 기억되는 선수다. 2014년 브라질전 선방쇼, 2018년 독일전 승리, 2022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페널티킥 선방은 오초아가 골키퍼로서 이룩한 대표적 명장면이다. 이번 월드컵에도 출전한다면 메시, 호날두와 함께 월드컵 6회 출전이라는 상징적 기록을 쓰게 된다. 

    한국 팬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대회를 앞두고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다만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라고 단정 지은 것은 아니라서 4년 후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손흥민은 2014년 알제리전 득점, 2018년 멕시코전과 독일전 득점, 그리고 2022년 포르투갈전에서 황희찬의 결승골을 이끈 패스로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역사를 쓴 바 있다. 올해 대회에서 한 골을 더 넣는다면 ‘한국 선수 월드컵 본선 최다 득점’ 기록도 독점할 수 있다(현재 3골로 안정환, 박지성과 공동 1위). 그의 속도, 마무리, 주장으로서 리더십은 여전히 대표팀의 핵심이다.

    손흥민의 속도, 마무리, 리더십

    이들 외에도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큰 베테랑은 많다. 케빈 더브라위너는 벨기에 황금 세대의 마지막 주자로, 컨디션만 좋다면 패스 한 번으로 경기 전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이집트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모하메드 살라는 조국의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맞았다. 버질 반다이크는 네덜란드 수비를 이끄는 리더로 월드컵에서 마지막 큰 족적을 노리고 있다. 카세미루와 니콜라스 오타멘디도 각각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눈에 띄는 베테랑 카드다.

    이처럼 제각기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하는 베테랑들이 모인다는 사실만으로도 2026 북중미월드컵은 각종 기록과 전술적 볼거리는 물론, 축구 팬들에게 큰 감동까지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