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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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빵빵한 한 달 10년 먹고살 재산”

장기휴가 떠났다 온 사람들의 ‘한 달 휴가 예찬’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입력2007-06-13 1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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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키운 빵빵한 한 달 10년 먹고살 재산”
    회사 책상을 정리하고 한 달간 바캉스를 떠난다는 유럽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그저 ‘머나먼 꿈’인 것만 같았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지난해 100인 이상 기업체 25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2006년 여름휴가 일수는 평균 4.0일에 불과하지 않던가.

    하지만 이 꿈같은 이야기를 실현하는 국내 기업이 조금씩 늘고 있다. 4월 말 제일기획은 ‘아이디어 휴가’라고 불리는 장기휴가제도를 도입했다. 개인별로 테마를 정해 근무연수에 따라 짧게는 2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간 휴가를 떠날 수 있게 한 것.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초 여름휴가를 최대 16일까지 쓸 수 있도록 합의하며 기업들의 장기휴가제 도입 러시에 합류했다.

    장기휴가제도란 최소 2주 이상의 휴가를 한 번에 쓰게 하는 것을 뜻한다. 5월 말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휴가계획을 세운 직장인 17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유롭게 휴가기간을 정한다면 며칠로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7.9%가 ‘21~30일’, 5%가 ‘한 달 이상’, 4.9%가 ‘16~20일’이라고 답했다. 16일 이상 장기휴가를 원하는 직장인들이 17.8%에 이르는 셈이다.

    왜 여러 기업들이 장기휴가제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까. 또 많은 직장인들이 장기휴가를 꿈꾸는 까닭은 무엇일까.



    ‘주간동아’는 장기휴가를 통해 재도약에 성공한 경영인과 여러 직장인을 만나 ‘한 달 휴가 예찬’을 들었다. - 편집자주 -

    “나를 키운 빵빵한 한 달 10년 먹고살 재산”

    등산과 독서로 두 달 휴가를 보낸 김종훈 사장.

    한미파슨스_ 김종훈 사장

    ‘휴가 반납’이 예사인 여느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두 달 휴가를 다녀온 ‘담력 좋은’(?) CEO가 있다. 건설사업관리(CM) 회사인 한미파슨스 김종훈(58) 사장이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두 달간 설악산 오색약수 인근에 머물며 ‘은둔휴가’를 즐겼다. 휴가를 떠나며 휴대전화를 끈 것은 물론, 업무와 관련된 어떤 보고도 받지 않을 만큼 철저하게 일과 자신을 분리했다. “수백명이 몸담은 조직의 수장으로서 자리를 비우기 불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웃으며 답했다.

    “제겐 일종의 모험이었죠. 두 달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가슴이 두근거리더군요. 제가 없는 동안 기업 성과가 악화돼도 걱정이고, 성과가 좋으면 ‘내가 없어도 되겠구나’ 서운한 마음이 들 것 같더라고요. 뚜껑을 열어보니 임직원이 열심히 노력해준 덕분에 수주·매출 성과가 개선됐습니다. 그걸 보며 ‘회사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어요.”

    1996년 한미파슨스를 세워 쉼없이 달려온 김 사장이 지난해 갑자기 2개월 휴가를 결심한 것은 ‘인생 후반전’을 구상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완전히 낯선 환경에서 회사 후계구도를 고민하고 자신의 삶도 돌아보고 싶었다. 어렵게 낸 시간인 만큼 그는 일할 때처럼 철두철미하게 휴가계획을 세웠다.‘매일 등산, 매일 온천목욕, 매일 책 한 권 읽기, 매일 산책’이란 목표를 이루려면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42일 동안 설악산 휴가를 즐겼는데 날마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2~3시간 등산로를 걷고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었죠. ‘리콴유 자서전’,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류시화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등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설악산에서 내려온 뒤에는 인도로 여행을 떠나 마음의 안식을 찾았어요.”

    회사에서 시범 케이스로 가장 먼저 장기휴가를 다녀온 김종훈 사장. 그는 직원으로 10년, 임원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사람들이 2개월간의 유급 안식휴가를 쓰는 제도를 도입했다. “많은 직원들이 안식휴가를 통해 자신을 재충전하고 여유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보통 일주일 휴가는 여행지를 오가다 보면 끝나버립니다.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불가능하죠. 하지만 2개월 휴가를 통해 직원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요. CEO 처지에서는 안식휴가를 다녀온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갖길 바라고요.”

    김 사장은 “CEO일수록 장기휴가제도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의사결정을 하고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CEO에게는 부하에게 업무를 위임할 수 있는 여유와 창의적 발상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찬 모임에서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저희 회사 안식휴가제도를 강의했는데, 대다수가 신기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매년 두 차례의 은둔휴가를 즐기는데, 이 기간에 회사의 경영방침이나 사업전략이 정해진다고 하지 않습니까.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설악산에 머물며 ‘사업 다각화 전략’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나를 키운 빵빵한 한 달 10년 먹고살 재산”

    멕시코 ‘태양의 피라미드’를 방문한 홍순옥 실장.

    한국리더십센터_ 홍순옥 실장

    한국리더십센터 성장혁신본부 홍순옥(37) 실장은 종종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는 주변 사람들의 질시 섞인 말을 듣는다. 한국리더십센터는 7년간 근무한 직원들에게 1년간의 안식년을 주고, 휴가비로 1000만원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안식년 종료 후 복직 여부는 자기 의사에 달렸고, 복직을 희망하지 않는 경우 휴가비는 반납해야 한다. 한국리더십센터에서 1호로 지난해 안식년 휴가를 다녀온 홍 실장은 많은 직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한국리더십센터는 역사가 10여 년에 불과해 7년 이상 근속자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에요. 저의 복직이 과연 보장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는데, 저는 지금 이렇게 신나게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회사가 저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고, 저도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쁩니다.”

    라이프 플래닝을 강조하는 한국리더십센터의 기업 특성에서 알 수 있듯, 안식년 휴가를 떠나는 사람은 6개월 전 휴가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홍 실장의 경우 2005년 초 ‘윈윈 어그리먼트(win-win agreement·승승합)’ 1년치 사업계획서를 내며 “2006년 초 캐나다로 1년간 어학연수를 떠나겠다”는 안식년 계획을 밝혔다. ‘영어 실력을 높이고 넓은 세상을 체험하며 자신의 틀을 깨고 싶다’는 것이 그가 안식년 휴가를 떠나는 이유였다. 자신이 원하는 바가 분명했던 만큼 그는 1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었다.

    2006년 2월 말 캐나다 에드먼턴에 도착한 그는 그곳에서 우선 6개월 어학연수를 받았다. 영어에 대한 공포를 떨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후 밴쿠버로 옮긴 그는 11월부터 두 달간 적십사자 인턴으로 근무했다. 리셉셔니스트, 트레이닝 부서 업무지원 등 초보적인 일을 담당했지만, 캐나다인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개인의 가정생활을 존중하는 캐나다인들의 조직문화가 인상 깊었어요. 사회에 공헌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느꼈고요.”

    평소 꿈꿔온 캠핑과 트레킹을 원없이 즐긴 것도 안식년 휴가가 준 선물이다. 여름엔 로키산에서 4일 정도 캠핑을 했고, 2007년 1월 한 달간은 친구와 멕시코 페루 등 남미 국가를 여행했다. 특히 4일 동안 하루에 10km씩 걸어 페루 마추픽추를 등정했을 때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홍 실장은 이렇듯 역동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말한다.

    “1년간 새로운 세상에 부딪히면서 변화관리 능력과 환경대처 능력을 키웠어요. 안식년 휴가에서 돌아온 뒤 제 업무가 영업에서 기획으로 바뀌었는데, 지난해 습득한 능력들이 새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나를 키운 빵빵한 한 달 10년 먹고살 재산”

    한 달 휴가 동안 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김병길 과장.

    옥션 DBA팀_ 김병길 과장

    회사에 다니느라 소원해진 가족과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것도 장기휴가를 보람 있게 쓰는 방법 중 하나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DBA팀 김병길(31) 과장은 지난해 3월 한 달 휴가를 자신과 가족을 위해 반반씩 나눠 사용했다. 먼저 15박16일은 회사 선배와 함께 터키 그리스 이집트를 여행했고, 나머지 휴가는 돌이 채 안 된 딸을 돌보는 데 주력했다.

    “옥션은 5년마다 한 번씩 직원들에게 1개월 휴가를 줍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 직장인들에게 ‘회사에서 한 달 휴가를 받았다’고 하면 다들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몰라요. 그걸 보며 새삼 회사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되더군요.”

    김 과장은 특히 딸과 꼭 붙어 지낸 15일간을 잊지 못한다. 그때 비로소 딸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노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아이 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도 깨달았다고 한다.

    “딸을 돌보는 장모님과 아내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이해하게 됐어요. 아기 보고 살림하는 게 힘들어서 회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웃음) 좋은 충전 기회였습니다.”

    “나를 키운 빵빵한 한 달 10년 먹고살 재산”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가운데서 포즈를 취한 신요한 매니저.

    SK텔레콤 홍보실 사회공헌팀_ 신요한 매니저

    SK텔레콤은 국내 대기업 중 드물게 안식월 제도인 ‘리프레시 휴가’를 운영하고 있다. 입사 10년 되는 날부터 1년 안에 1~3개월짜리 휴가를 갈 수 있게 하고, 소정의 휴가비도 지원한다. 휴가 중 월급도 지급한다. 3월부터 2개월간 ‘리프레시 휴가’를 다녀온 SK텔레콤 홍보실 사회공헌팀 신요한(35) 매니저는 미국 뉴욕에 머물며 자신의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집중 어학연수’로 영어 실력을 높이고, 세계의 중심인 뉴욕 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하겠다는 제 계획을 회사에서 흔쾌히 지지해주셨습니다. 사실 두 살, 네 살 된 아이들과 아내도 함께 데리고 가려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어요. 나 홀로 떠나는 연수인 만큼 더 알차게 보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뉴욕으로 떠난 그는 오전에는 뉴욕시립대(CUNY) 헌터칼리지 랭귀지 스쿨에 다녔고, 오후에는 ‘인터내셔널센터 인 뉴욕(International center in New York)’을 통해 뉴욕 시내 곳곳을 찾아다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인터내셔널센터 인 뉴욕’은 외국인 학생, 이민자, 난민들의 영어회화 공부와 문화 적응을 돕는 비영리 단체다. 소정의 가입비만 내면 공연 티켓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이 단체의 매력. 신 매니저는 덕분에 ‘레미제라블’ ‘시카고’ 등 25편의 뮤지컬과 콘서트, 연극, 가스펠 공연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그는 외국인도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 문화를 즐기도록 배려하는 국가 차원의 제도를 경험하며 자신의 업무에 관한 아이디어도 얻었다고 한다.

    “‘인터내셔널센터 인 뉴욕’을 보면서 미국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외국인을 문화적으로 돕는 토대가 마련돼 있음을 느꼈습니다. 반면 코리안드림을 좇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다문화 사회에 대비하는 노력이 부족한 형편이고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을 지원하는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더욱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키운 빵빵한 한 달 10년 먹고살 재산”

    한 달 휴가 동안 방송댄스를 섭렵했다는 박경희 씨.

    공공문제 PR컨설턴트_ 박경희

    국내 한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며 현재 대선주자 캠프에서 홍보업무를 맡고 있는 공공문제 PR컨설턴트 박경희(28) 씨는 ‘휴테크(休tech)’의 귀재다. 4월 한 달간의 휴가를 통해 여러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위원회에 파견돼 3~4개월간 한미 FTA를 홍보하는 일을 맡았어요. 그러다가 4월 초 한미 FTA가 체결되면서 한 달간 리프레시 휴가에 들어갔어요. 컨설팅 직종이 대부분 그렇듯,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은 업무 강도가 세고 휴일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기존 프로젝트가 끝나면 회사에서 2주~1개월의 장기휴가를 주는 것이죠. 오랜만에 맞이한 휴가였던 만큼 헛되이 보낼 수가 없었어요.”

    박씨가 휴가 기간 가장 먼저 한 일은 건강 챙기기였다. 평소 갖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고생했던 그는 양·한방 협진 클리닉에 다니며 지속적인 ‘내 몸 컨설팅’을 받았다. 의사에게서 식습관과 생활습관 전반에 대해 상담받고, 원인을 알 수 없던 허리근육통까지 고칠 수 있었다.

    자기계발에도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했다. 이번 휴가에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법’을 습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그는 10여 권의 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실전 연습을 병행했다. 그뿐인가. 한 달간 차분하게 준비한 덕분에 그는 올해 2학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홍보전공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한 달 동안 공부한 업무 관련 지식을 요즘 일하는 데 바로 투입할 수 있어 상당한 도움이 돼요. 사실 일주일 휴가로는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기가 빠듯했을 거예요. 대학원에 응시하는 데도 학업계획서, 교수추천서 등 챙겨야 할 서류가 많더라고요.”

    그렇다고 박씨가 한 달 휴가 동안 공부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렇게도 소망했던 방송댄스 학원에 등록해 아이비나 채연 등 인기가수들의 유행 춤을 섭렵했다. 일주일에 세 번씩 두 시간 동안 춤을 배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몸매관리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에게 중요한 성과는 한 달 휴가 동안 연애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빡빡한 업무 때문에 ‘소개팅’할 시간조차 없었던 그는 휴가 시작과 동시에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 그는 “한 달 휴가 동안 일과 사랑을 동시에 성취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일수록 장기휴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박씨의 지론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질리지 않고 오래 하려면 12개월을 바짝 일하고 한 달간 푹 쉬는 라이프 사이클이 효율적이라는 것. 박씨는 “한 달간 쉬면서 ‘다음엔 또 어떤 과제가 주어질까’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고 달뜬 목소리로 말했다.

    “나를 키운 빵빵한 한 달 10년 먹고살 재산”

    입사 12년 만에 처음으로 2주 장기휴가를 떠난 강구태 과장.

    한국씨티은행_ 강구태 과장

    한국씨티은행 종로지점 개인고객전담역(CE) 강구태(38) 과장은 입사 12년 만인 지난해 5월 처음으로 2주간 장기여행을 다녀왔다. 회사가 운영하는 ‘일반 배낭여행’ 프로그램에 선발돼 다른 16명의 직원과 10박11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스위스를 돌아본 것이다. 1년에 8차례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에게 항공료와 숙박료도 지원한다(여행에 드는 다른 실비는 개인이 부담한다).

    강 과장은 “회사가 마련해준 프로그램 덕에 장기휴가를 뜻깊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낭여행이 직원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더욱 좋습니다. 예를 들면 체코 프라하에 개설된 씨티은행 오피스를 둘러보며 서울 오피스와의 차이점도 살펴볼 수 있었죠.”

    강 과장은 “연월차 보상을 받는 대신 일주일 휴가를 빠듯하게 쓰던 구 한미은행 시절보다(씨티은행은 한미은행을 2004년 인수·합병했다) 연월차 보상은 없지만 눈치보지 않고 2주일 휴가를 쓸 수 있는 현재 문화가 더 좋다”고 말한다. 2주 휴식이 그에게 삶을 돌아볼 여유와 에너지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행을 다녀온 뒤 고객들과의 대화 소재가 풍부해졌고 시야도 넓어졌다”며 “올해도 멋진 2주 휴가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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