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가구에서 이른바 ‘혼족’(1인 가구)의 비중이 날로 높아지면서 부동산 및 금융시장도 이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 먼저 금융권에서는 ‘일코노미’(1인 가구와 이코노미의 합성어)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주요 대상은 20~40대지만 조만간 50, 60대로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정기적금의 평균 금리는 1.5%이지만 일코노미 금융상품은 각종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금리를 더 준다. KEB하나은행 ‘셀프기프팅적금’은 만기 1년에 월 납부금 1만~20만 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1.1%에서 시작하지만 우대금리 항목 5개를 모두 충족하면 최대 2.9%까지 받을 수 있다.
KB금융그룹의 1인 가구 특화상품으로는 ‘KB1코노미스마트적금’이 있다. 이 역시 공과금 납부, KB1코노미카드 보유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연 2.5%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이 상품은 6~36개월 등 월 단위 선택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신한헬스플러스적금’은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기일까지 건강 마일리지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2.0%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일명 ‘소원통장’이라 부르는 KEB하나은행의 ‘시크릿적금’은 체중 관리, 금연, 성적 향상 등 자기관리나 뷰티숍, 쇼핑, 문화센터 등 힐링 활동 항목을 소비하고 영수증을 증빙하면 연 최대 0.3%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적금 · 카드 속 숨은 1%를 찾아라!
소비, 건강, 주거 안정, 저축, 투자 등 1인 가구 소비자가 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를 한데 모아 패키지로 구성한 상품도 눈에 띈다. ‘KB1코노미청춘패키지’는 KB금융그룹의 5개 핵심 계열사의 6가지 상품으로 구성됐다. ‘KB1코노미스마트적금’과 ‘1코노미오피스텔전세자금대출’ ‘청춘대로1코노미카드’ ‘1코노미암보장건강보험’ 등이 포함돼 있으며 패키지는 소비자가 자유자재로 구성할 수 있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면 가입자가 한 계좌 안에서 예·적금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한번에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4월부터 비과세가 축소되는 저축성 보험 대신 은행 적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신용카드도 1인 가구의 생활패턴에 최적화된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카드 ‘taptap’은 편의점 CU에서 결제금액 1500원당 200원을 할인해주고, 배달전문 앱 배달의민족에서 1만5000원 이상 결제 시 2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출시한 ‘올포미(All for Me)’는 카드와 적금을 결합한 상품으로,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별 소비 성향을 분석한 뒤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업종에 높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용카드의 경우 주 소비 항목뿐 아니라, 관리비와 통신비 등 필수 소비 항목을 자동이체하면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연간 240만 원 한도로 저축액의 40%를 소득공제해주는 주택청약적금은 절세와 저축, 주택 마련 기회까지 제공하는 상품이므로 적은 금액이라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
행복주택 · 세대분리형 아파트 주목
주택시장 역시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나홀로족’을 겨냥한 소형 주택은 실거주지 또는 투자처로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시세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역 오피스텔은 2015년 2분기 3.3㎡당 1224만 원 선이던 평균 분양가가 지난해 일사분기에는 1317만 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마포구는 1056만 원에서 1158만 원으로, 여의도는 1181만 원에서 1247만 원으로 뛰었다.
그사이 나홀로족의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유형의 주택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풀옵션’ 개념을 업그레이드한 ‘풀퍼니시드’ 오피스텔이다. 풀퍼니시드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은 물론, TV·책장 등 가구까지 제공해 혼자 사는 사람의 가구 구매 및 이사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 실제로 최근 풀퍼니시드 오피스텔들은 분양을 시작하자마자 다 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기존 평형의 아파트에 출입구를 2개 낸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주거와 동시에 임대 수익까지 노릴 수 있어 주목받는다. 커뮤니티 시설이나 녹지, 방범 시스템 등 아파트의 주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오피스텔과 세대분리형 아파트의 경우 용도 외 실제 주거공간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아파트 취득세가 1%대인 반면, 오피스텔은 4%대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정보분석업체 부동산인포의 권일 리서치팀장은 “1인 가구는 공간의 효율성을 중요시한다. 앞으로 가전·가구가 일체형으로 설계된 주택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구매 시에는 주차공간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계식 주차타워가 따로 있거나, 거주자임에도 월정액 주차비용을 별도로 부과하는 오피스텔도 있기 때문이다. 또 임차료와 관리비를 책정할 때 인터넷, IPTV 같은 부대서비스가 정확히 명시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임차료와 월세를 지불할 때는 실소유주 명의의 계좌인지도 꼭 확인한다. 자칫 문제가 발생하면 임차료 및 월세를 보전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거비가 부담스러운 사회초년생이라면 도심형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눈여겨볼만하다. 올해까지 총 14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행복주택은 임차료가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하고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최근 경기 성남 판교와 수원 광교, 구리 수택 등이 행복주택 대지로 추가 선정되는 등 교통 접근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자녀가 생길 경우 최장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보증금과 월세는 50 대 50 비율로 책정되지만 조정도 가능하다.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고 100% 전세는 불가하다.
주택 구매 자금 조달이 고민이라면 1인 가구를 겨냥한 대출상품을 활용해보자. 우리은행과 모바일 부동산중개업체 방콜이 제휴해 출시한 ‘위비 방콜론’은 원룸이나 오피스텔 구매 자금을 모바일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주택 구매 시 방콜을 이용하면 최대 연 0.3%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 또한 단독 세대주에게 연 0.1%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1코노미오피스텔전세자금대출’을 출시했다. NH농협은 ‘NH-쏠쏠패키지’를 통해 오피스텔 임차를 위한 전월세자금 대출과 모바일 전용 자동차 구매 자금 대출을 패키지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