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신이 되는 인간이 선별적이라는 것이다. 막대한 부를 쌓은 인간이 신이 되는 경로를 선점하면서 다른 인간과 차별화되고, 나중에는 호모데우스와 호모사피엔스 사이에 확실한 경계선이 그어진다. 마치 먼 옛날 인간과 동물은 같은 반열에 있었으나 인간이 농업혁명으로 진화하면서 동물을 수하로 부리게 된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과실이 거부에게 돌아가면서 그들과 다른 종(種)으로 갈릴 수 있다. 영화 ‘인 타임’은 유전자 조작으로 노동을 통해 시간을 벌지 않으면 죽는다는 설정이 나온다. 그 대신 부자는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런 가공할 일은 너무 앞선 걱정일까. 알파고의 승리를 보면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가까울 수 있다.
‘해리 포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선택이다.’ 코앞에 닥친 최저임금, 핵 문제 등도 해결해야겠지만 먼 미래, 아니 어쩌면 지평선 끝에 이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런 문제도 우리 사회 어디에선가 논의되고 있었으면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부여할 능력보다 우리의 선택이 더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