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효과 맥주도 때로는 독이 된다](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4/10/04/200410040500027_2.jpg)
회사원 김태현씨(46)는 여름만 되면 이런 부채질에 스스럼없이 동참하는 맥주 예찬론자. 일주일에 너덧 번은 회사 앞 생맥줏집에 들러 맥주를 마신다. 이런 사실만 놓고 본다면 김씨는 어지간한 주당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김씨가 마시는 맥주량은 하루 평균 500cc. 친구들에게 ‘뭐 하러 술을 마시느냐’고 퉁바리를 맞으면서도 꼭 이 선을 유지한다. 김씨에게 맥주는 생에 활력을 주는 ‘보약’으로, 과하면 오히려 독약이 된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
100cc 맥주는 약 40kcal 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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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맥주는 호프가 함유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위를 차지할 만한 음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호프는 진정효과를 가지며 수면에 도움을 준다. 또 맥주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미네랄, 미량의 필수원소 및 인체에 중요한 유기산류와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어 영양 공급원으로도 그만이다. 더군다나 맥주가 가진 단백질에는 생체구성에 쓰이는 필수아미노산류가 많아 ‘고급영양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 1000cc의 맥주에는 하루에 필요한 마그네슘의 50%, 인의 40%, 칼륨의 20%는 물론 비타민 B6의 35%와 비타민 B2의 20%, 니아신(Niacin)의 65%가 들어 있다.
맥주가 이렇게 영양덩어리로 칭송받을 수 있는 까닭은 맥주의 주원료가 되는 맥아 때문. 맥아는 이러한 각종 영양소뿐 아니라 항암 작용을 하는 사실로도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맥주의 항암 작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데, 맥아로부터 유래한 맥주 내 석탄산계통 물질은 암 발생을 촉진하는 프리 라디칼(활성산소)을 잡아줘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오카야마대 연구팀은 맥주 중에서도 흑맥주가 발암물질 억제효과가 가장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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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장일단(一長一短)의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맥주도 때로는 독이 된다. 요로결석이 그 결정체다. 지금까지 맥주는 작은 요로결석을 자연스레 배출시키는 특효약쯤으로 대우받았다. 땀을 많이 흘려 생기는 수분부족이 결석 생성의 원인이니, 마시기 어려운 물 대신 맥주를 마셔주면 자연스레 결석이 배출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의사들 역시 맥주의 이런 효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국립 신장 및 배뇨질환 센터는 호프 속에 결석 생성 요소의 70~80%를 차지하는 옥살레이트가 다량 함유돼 있다고 발표해, 맥주가 결석 예방에 좋다는 속설을 완전히 뒤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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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産苦)보다 심한 통증을 부르는 통풍에도 맥주는 좋지 않다. 통풍은 혈액 속의 요산이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결정(結晶)이 되어 생기는 질환. 이 결정은 뼈를 침식·파괴시키고 만성신염과 신부전증을 일으키는 원흉이 된다. 이 결정을 만드는 데 한몫하는 것이 바로 맥주 속에 든 퓨린 성분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이 있다고 맥주를 포기하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를 잃는 것. 김씨처럼 자신만의 음주 철학을 정립해 맥주의 혜택을 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의학적으로 간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몸무게 65~70kg인 남자 성인 기준으로 약 80g. 맥주 2000cc 정도에 해당한다. 이에 기준해서 음주달력을 만들어 마신 맥주량을 일일이 기재한다든지, 맥주 공급 권리를 아내에게 위임해 과음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체질에 따라, 혹은 질환의 유무에 따라 이런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도록 한다.
만약 이런 계획 없이 한치 혀의 이끌림에 자신의 건강을 내맡길 생각이라면 차라리 술을 끊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