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보건에 해를 끼치는 담배를 규제하려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GETTYIMAGES
필자는 오래전 친구의 금연 결심을 돕고자 그의 캐나다 출장에 동행한 적이 있다. 당시 캐나다는 담배 관련 규제가 한국보다 훨씬 엄격했다. 담배를 구하기 어렵고, 피우기도 불편했다. 수십 년 간 줄담배를 피워온 친구는 캐나다가 금연을 시도하기에 적당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출장 기간 이를 실행하고자 필자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담배는 기호품 아니라 중독물질
캐나다 도착 후 담배를 끊자 친구에게선 곧장 니코틴 금단 증상이 나타났다. 그는 눈에 띄게 침울해졌고, 아무 의욕 없이 허공을 멍하니 응시하는 일이 잦았다. 마치 곧 쓰러질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고통을 견딘 끝에 그는 마침내 담배를 완전히 끊게 됐다. 이 경험이 알려주는 건 금연을 개인 의지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담배를 끊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그런 점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이 ‘담배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단은 흡연이 야기하는 막대한 건강 피해와 의료비 발생 책임을 묻고자 2014년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2020년 1심에 이어 1월 15일 열린 2심에서도 패소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2월 초 대법원 판결을 구하는 상고장을 냈다.
흡연이 유발하는 각종 질병 치료비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되고, 그 부담은 국민 전체가 떠안는다. 공단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담배산업이 유발하는 피해는 계속 사회화되고 그 책임은 비흡연자인 국민에게까지 돌아가게 된다. 이를 막자면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흡연율을 낮추는 데 효과가 확인된 수단은 많다. 담배 가격 인상, 광고 차단, 가향 제품 규제, 접근성 제한 등이다. 담배를 사고 피우는 게 불편해질수록 흡연율은 떨어진다. 이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가 아니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장치다.
공중보건 관점에서 담배는 기호품이 아니라 중독물질이다. 국가와 사회는 그에 따른 피해를 막고자 더욱 강하게 담배산업의 책임을 묻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담배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