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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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AI 에이전트’가 온다

사람 대신 정보 취합하고 자동 실행하는 ‘디지털 비서’ 곧 등장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4-08-2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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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 입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AI Agent)’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해 5월 ‘AI 포워드 2023’에서 “앞으로 최고 기업은 PDA(Personal Digital Agent·개인 디지털 에이전트)를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월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언론 인터뷰에서 “미래에는 사람마다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갖게 될 것이다. 기업도 고객과 소통을 위해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시그라프(SIGGRAPH) 2024’에서 “모든 기업과 직무에 AI 어시스턴트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빌 게이츠 등 빅테크 수장들 이구동성 강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뉴시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뉴시스]

    AI 에이전트는 사람 대신 여러 시스템에 접근해 정보를 취합하고, 요청한 지시를 자동 실행하는 일종의 ‘디지털 비서’다. 빅테크 수장들이 AI 에이전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초거대 AI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AI 구축 및 가동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에 천문학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AI 기술은 아직 소비자의 일상과 산업 현장에선 이렇다 할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관련해 6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은 “빅테크의 연간 AI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올해 6000억 달러(약 800조 원) 매출이 나와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데, 실제 매출은 1000억 달러(약 133조 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AI 에이전트가 당장 현실에 적용 가능한 AI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기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BAA(Business AI Agent)가 주목받는다. 프랑스 글로벌 컨설팅 캡제미니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82%가 향후 1~3년 안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AA를 통해 이메일 작업이나 코딩, 데이터 분석 같은 업무 자동화가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BAA 등장 전에도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라는 업무 자동화 솔루션이 여러 기업에 적용된 바 있다. 글로벌 RPA 시장은 지난해 기준 44억 달러(약 5조8000억 원) 규모로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RPA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초자동화·초지능화한 게 BAA인 셈이다. BAA는 연구개발, 인사, 법무, 재무, 마케팅, 구매 등 다양한 직무에서 인간 근로자를 도울 수 있다. 가령 인사팀을 도와 채용 지원자가 낸 이력서를 정리하거나, 노무 이슈가 발생하면 기초적인 자문을 해주는 식이다.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은 ‘인공지능 에이전트(AI Agent)’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GettyImages]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은 ‘인공지능 에이전트(AI Agent)’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GettyImages]

    비즈니스용 AI 에이전트 도입 나선 기업들

    오픈AI에 따르면 범용인공지능(AGI)으로 가려면 5단계 기술이 필요한데, 그중 3번째 단계가 AI 에이전트다. 직무별 BAA 기술이 고도화되면 AI가 업무 전반을 처리하는 통합 시스템의 등장도 기대할 수 있다. AGI로 가는 4번째 단계에선 업무 과정마다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일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다시 통합 AI가 취합한다. 마지막 5번째 단계에선 BAA만으로 완결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미래에는 CEO 1명이 AI 에이전트와 회사 운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현실에서 BAA의 기능과 역할은 챗봇 수준에 불과하지만 빅테크의 기술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챗GPT에도 사무 관련 GPTs(맞춤형 챗봇 생성 서비스)가 속속 등록되고 있다. 기존 업무용 협업 툴(tool)에도 AI 에이전트 기능이 적용되는 추세다. 가령 MS는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통해 각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는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의 AI를 기반으로 BAA를 도입하고 있다. 산업 영역에서 BAA 도입 열풍이 불자 PAA(Personal AI Agent)의 미래 가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AI를 바탕으로 디지털 서비스 소비자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빅테크 리더들의 전망처럼 AI 에이전트가 사무실과 가정에서 사람을 돕는 날이 머잖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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