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종종 ‘투자자와 시장의 싸움’으로 표현된다. 나의 공격이 먹히면 내가 예상한 방향으로 자산 가격이 움직여 돈을 벌 수 있지만, 투자라는 경기에서는 상대방(시장)도 종종 나의 예상을 빗나가는 공격을 하게 마련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을 통해 자산 가격 급락을 불러왔고, 2022년에는 40여 년 만의 물가 상승과 금리인상으로 공격해왔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런 시장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투자에 실패한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자산 유형을 막론하고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훨씬 많다. 다만 대다수 실패 사례는 투자자 마음속에 꼭꼭 감춰지고, 소수의 성공 사례만 언론 등을 통해 화려하게 공개돼 많아 보일 뿐이다.
투자에 실패하는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어설픈 전망과 예측이다. 투자자는 “이러이러한 원인이 있으니 앞으로 시장이 이렇게 움직일 거야”라고 인과적 판단을 한 뒤 투자에 나서지만, 막상 시장은 전망과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은 투자자로 하여금 ‘전문가’를 찾게 한다.
최근 폐막한 파리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의 경기를 보며 또 한 번 감탄했다. 한국 선수로는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셔틀콕의 제왕’ 안세영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펼쳐 보인 기량과 경기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다. 안 선수는 종전 세계 1위였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치른 8강전에서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 중반부터 궤도를 찾아 최종 2-1로 승리했다. 인도네시아 선수와 치른 4강전에서도 먼저 1세트를 내주고 2·3세트를 내리 이겨 역전승을 거뒀다.
안 선수의 경기가 인상적인 원인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수비에 강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를 치를수록 강한 체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8강전과 4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장점은 강한 공격력이었다. 초반에는 이들의 공격에 안 선수는 잇달아 점수를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체력이 떨어진 상대 선수들은 공격력이 약해지거나 정교함이 떨어졌다. 반면 지구력과 체력이 강한 안 선수는 수비가 갈수록 탄탄해지면서 결국 역전승을 거뒀다.
안 선수의 이런 특징들은 개인투자자, 특히 초보투자자가 반드시 가져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투자에도 수비가 필요하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을 매수하는 것이 공격이라면 예상치 못한 가격 폭락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수비다. 배드민턴 선수는 아무리 공격을 잘해도 수비가 되지 않으면 우수한 성적을 지속적으로 낼 수 없다. 투자자 역시 아무리 수익성 좋은 자산에 투자하더라도 가격 하락이나 시장 변동 같은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우수한 투자 성적표를 계속해서 받을 수 없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공격형 자산에는 주식, 코인, 아파트 갭투자 등이 있다. 이들 자산에 투자해보면 가격이 오를 때, 즉 공격이 성공할 때는 한없이 좋지만 어느 순간 가격이 늘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공격할 때는 늘 수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 스매싱 공격이 들어가면 게임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는 금융시장이다.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상대가 내 예상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수비를 할 차례다. 그런데 미리 준비돼 있지 않으면 “아, 이제 수비를 해야 하나”라고 생각한 순간 이미 셔틀콕은 내 코트 바닥에 꽂히며 실점을 하게 된다.
투자에서 수비는 투자 수단과 투자 방법만큼이나 다양하다. 주식투자에서 유용한 수비 방법 가운데 하나가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다. 기본적으로 주식 가격 상승으로 수익을 기대하지만 주식 특성상 언제든 하락할 수 있고 변동 폭도 큰 만큼 미리 대비하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같이 보유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주식과 반대로 가격이 오르는 자산으로는 국채, 금, 달러 등이 있다. 이런 자산들에 투자금을 배분해놓으면 예상치 못한 주식 급락기에도 포트폴리오의 하락폭이 제한되고 오히려 주식을 저가 매수할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같은 주식을 사면서도 도박으로 접근하는 이가 있고, 투자로 접근하는 이가 있다. 둘을 가르는 첫 번째 차이점은 투자 기간이다. 전자는 단기로 접근하고, 후자는 장기로 접근한다. 또 다른 차이점은 투자 집중도다. 전자는 한 자산에 투자금을 전부 ‘몰빵’하는 경우가 많고, 후자는 분산하는 경우가 많다. 레버리지 역시 차이가 발생한다. 전자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기 때문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키지만, 후자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통해 위험 수준을 조절한다.
인내심 역시 잘 관리해야 하는 투자 체력 중 하나다. 인내심은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마음’이다. 물론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 투자자산의 변동성이 크고 하락 위험이 높으면 투자자의 인내심이 한계를 벗어나기 쉽다. 좀 더 기다리면 해결될 일도 기다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투자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이런 심리적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이기는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이 하는 투자가 어떤 투자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런 시장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투자에 실패한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자산 유형을 막론하고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훨씬 많다. 다만 대다수 실패 사례는 투자자 마음속에 꼭꼭 감춰지고, 소수의 성공 사례만 언론 등을 통해 화려하게 공개돼 많아 보일 뿐이다.
투자에 실패하는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어설픈 전망과 예측이다. 투자자는 “이러이러한 원인이 있으니 앞으로 시장이 이렇게 움직일 거야”라고 인과적 판단을 한 뒤 투자에 나서지만, 막상 시장은 전망과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은 투자자로 하여금 ‘전문가’를 찾게 한다.
[GettyImages]
먼저 1세트 내주고도 역전승 거둔 안세영 선수
그런데 흥미롭게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이 바로 전망과 예측을 업으로 삼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전망이 틀린 것이 아니라 시장이 자신의 전망과 다르게 움직였고, 누구도 그것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를 믿고 투자를 결정한 사람만 망연자실할 뿐이다.
최근 폐막한 파리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의 경기를 보며 또 한 번 감탄했다. 한국 선수로는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셔틀콕의 제왕’ 안세영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펼쳐 보인 기량과 경기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다. 안 선수는 종전 세계 1위였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치른 8강전에서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 중반부터 궤도를 찾아 최종 2-1로 승리했다. 인도네시아 선수와 치른 4강전에서도 먼저 1세트를 내주고 2·3세트를 내리 이겨 역전승을 거뒀다.
안 선수의 경기가 인상적인 원인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수비에 강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를 치를수록 강한 체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8강전과 4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장점은 강한 공격력이었다. 초반에는 이들의 공격에 안 선수는 잇달아 점수를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체력이 떨어진 상대 선수들은 공격력이 약해지거나 정교함이 떨어졌다. 반면 지구력과 체력이 강한 안 선수는 수비가 갈수록 탄탄해지면서 결국 역전승을 거뒀다.
안 선수의 이런 특징들은 개인투자자, 특히 초보투자자가 반드시 가져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투자에도 수비가 필요하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을 매수하는 것이 공격이라면 예상치 못한 가격 폭락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수비다. 배드민턴 선수는 아무리 공격을 잘해도 수비가 되지 않으면 우수한 성적을 지속적으로 낼 수 없다. 투자자 역시 아무리 수익성 좋은 자산에 투자하더라도 가격 하락이나 시장 변동 같은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우수한 투자 성적표를 계속해서 받을 수 없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공격형 자산에는 주식, 코인, 아파트 갭투자 등이 있다. 이들 자산에 투자해보면 가격이 오를 때, 즉 공격이 성공할 때는 한없이 좋지만 어느 순간 가격이 늘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공격할 때는 늘 수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 스매싱 공격이 들어가면 게임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는 금융시장이다.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상대가 내 예상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수비를 할 차례다. 그런데 미리 준비돼 있지 않으면 “아, 이제 수비를 해야 하나”라고 생각한 순간 이미 셔틀콕은 내 코트 바닥에 꽂히며 실점을 하게 된다.
투자에서 수비는 투자 수단과 투자 방법만큼이나 다양하다. 주식투자에서 유용한 수비 방법 가운데 하나가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다. 기본적으로 주식 가격 상승으로 수익을 기대하지만 주식 특성상 언제든 하락할 수 있고 변동 폭도 큰 만큼 미리 대비하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같이 보유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주식과 반대로 가격이 오르는 자산으로는 국채, 금, 달러 등이 있다. 이런 자산들에 투자금을 배분해놓으면 예상치 못한 주식 급락기에도 포트폴리오의 하락폭이 제한되고 오히려 주식을 저가 매수할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초장기·분산·디레버리징으로 위험 낮춰야
투자에 성공하려면 안 선수처럼 체력과 지구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투자는 단거리 게임이 아니다. 이번 주, 이번 달 수익을 내고 끝내는 게임이 아니다. 투자는 돈을 벌고 모으는 젊은 시절부터 생활비를 인출해 쓰는 노년기까지 수십 년간 이어지는 초장기 게임이다. 그래서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이번 한판에 인생을 모두 거는 도박과는 완전히 다르다.
같은 주식을 사면서도 도박으로 접근하는 이가 있고, 투자로 접근하는 이가 있다. 둘을 가르는 첫 번째 차이점은 투자 기간이다. 전자는 단기로 접근하고, 후자는 장기로 접근한다. 또 다른 차이점은 투자 집중도다. 전자는 한 자산에 투자금을 전부 ‘몰빵’하는 경우가 많고, 후자는 분산하는 경우가 많다. 레버리지 역시 차이가 발생한다. 전자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기 때문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키지만, 후자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통해 위험 수준을 조절한다.
인내심 역시 잘 관리해야 하는 투자 체력 중 하나다. 인내심은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마음’이다. 물론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 투자자산의 변동성이 크고 하락 위험이 높으면 투자자의 인내심이 한계를 벗어나기 쉽다. 좀 더 기다리면 해결될 일도 기다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투자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이런 심리적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이기는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이 하는 투자가 어떤 투자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