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알람 소리에 잠을 깬 직장인 김진욱(40·가명) 씨의 하루는 디지털로 시작해 디지털로 끝난다. 일어나자마자 간밤에 지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확인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출근길에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읽는다.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개인용 컴퓨터(PC)로 업무를 보다 틈날 때마다 카카오톡 대화와 페이스북을 방문한다. 퇴근 후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맛집을 스마트폰 위치검색 서비스로 찾아간다. 즐거운 술자리 모습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집에 돌아오면 모바일 IPTV(인터넷 프로토콜을 이용한 TV)로 놓쳤던 프로그램을 보다 잠이 든다.
스마트폰, 인터넷, SNS. 현대인의 일상을 표현하는 키워드들이다. 이 중에서도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디지털은 우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사람이 출퇴근시간은 물론, 대화나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심지어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디지털 활용률이 높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스마트폰 중독이 ADHD와 틱장애 유발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미래창조과학부가 2014년 6월 한 달간 전국 만 6세 이상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4년 모바일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결과를 내놨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인지하는 일일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2시간 51분으로 전년 대비 38분가량 증가했다. 조사 대상자 중 절반에 가까운 45.7%가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더 길게 나타난 조사도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닐슨코리안클릭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스마트폰 도입 5년, 모바일 라이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9월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음성통화 제외)은 3시간 39분에 달했다. 출퇴근시간, 휴식시간, 잠자기 전 등 틈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 중 15%는 모바일 웹서핑이 차지했고, 나머지 85%는 SNS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데 썼다.
스마트폰 사용은 이제 일상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정신적, 육체적 문제를 야기한다. 단적인 예로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실수로 집에 두고 오면 일상에 차질이 생기고, 불안감을 호소한다. 스마트폰 중독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아나 아동의 인터넷 및 게임, 스마트폰 중독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게임이 주는 강한 자극에만 익숙해져 뇌의 우측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뇌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미국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는 부위가 활성화하는데, 이 부위는 뇌의 정상적인 활동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밝혔다. 다른 연구에서는 DMN이 활성화하면 창의성이 생기고 집중력이 향상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은 육체 건강도 해친다. 장시간 PC 사용이 허리디스크와 손목 굴 증후군,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알려진 얘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목디스크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디스크 건강보험 심사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224만259명이던 진료인원이 2013년에는 270만5566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증가율이 4.8%에 달했다.
류성일 KT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 도입으로 우리 생활이 전반적으로 편리해졌지만 명상 또는 휴식을 하거나 책, 잡지, 신문을 읽는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등 생활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다시 연결하기 위한 단절 시도
편리함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디지털기기, SNS가 만든 가상공간이 사용자에게 부작용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면서 ‘디지털 디톡스’ 바람이 일고 있다. 디지털(digital)에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의 디톡스(detox)를 결합한 용어로, 디지털 홍수에서 벗어나 심신을 치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종 디지털 미디어와 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오프라인 모임이나 명상, 독서 등으로 몸과 마음을 회복하자는 움직임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디지털 디톡스 일환으로 ‘권외 여행’이 유행하고 있다. 통화권 이탈을 뜻하는 ‘권외’, 즉 한적한 섬이나 조용한 시골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디지털 홍수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 지역에서도 디지털 디톡스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회사까지 생겼다. 이 회사는 ‘다시 연결하기 위한 단절(Disconnect to Reconnect)’을 모토로 내걸었다. 각종 기기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자기 자신 △서로서로 △커뮤니티 △우리 주변 세상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디톡스사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서로 교류하는 오프라인 모임을 주선한다. 또 24시간, 사흘 등으로 기간을 정하고 디지털과 단절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이벤트나 캠프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교류와 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한다.
생활 속에서 디지털 디톡스를 쉽게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앱도 있다. 구글플레이에 있는 ‘디지털 디톡스’ 앱은 사용자가 설정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 30분에서 최대 한 달까지 스마트폰을 쓸 수 없게 ‘강제로’ 도와준다. 단, 디톡스 기간을 한번 설정한 후에는 급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려고 해도 공장 초기화나 탈옥(애플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빅 레드 스톱(Big Red Stop)-디지털 디톡스’라는 앱도 있다. 사용자가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다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까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으로 오는 메시지 수신을 알리지 않고, 상대방에게는 디지털 디톡스 중임을 알려준다.
스마트폰, 인터넷, SNS. 현대인의 일상을 표현하는 키워드들이다. 이 중에서도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디지털은 우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사람이 출퇴근시간은 물론, 대화나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심지어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디지털 활용률이 높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스마트폰 중독이 ADHD와 틱장애 유발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미래창조과학부가 2014년 6월 한 달간 전국 만 6세 이상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4년 모바일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결과를 내놨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인지하는 일일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2시간 51분으로 전년 대비 38분가량 증가했다. 조사 대상자 중 절반에 가까운 45.7%가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더 길게 나타난 조사도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닐슨코리안클릭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스마트폰 도입 5년, 모바일 라이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9월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음성통화 제외)은 3시간 39분에 달했다. 출퇴근시간, 휴식시간, 잠자기 전 등 틈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 중 15%는 모바일 웹서핑이 차지했고, 나머지 85%는 SNS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데 썼다.
스마트폰 사용은 이제 일상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정신적, 육체적 문제를 야기한다. 단적인 예로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실수로 집에 두고 오면 일상에 차질이 생기고, 불안감을 호소한다. 스마트폰 중독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아나 아동의 인터넷 및 게임, 스마트폰 중독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게임이 주는 강한 자극에만 익숙해져 뇌의 우측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뇌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미국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는 부위가 활성화하는데, 이 부위는 뇌의 정상적인 활동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밝혔다. 다른 연구에서는 DMN이 활성화하면 창의성이 생기고 집중력이 향상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은 육체 건강도 해친다. 장시간 PC 사용이 허리디스크와 손목 굴 증후군,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알려진 얘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목디스크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디스크 건강보험 심사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224만259명이던 진료인원이 2013년에는 270만5566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증가율이 4.8%에 달했다.
류성일 KT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 도입으로 우리 생활이 전반적으로 편리해졌지만 명상 또는 휴식을 하거나 책, 잡지, 신문을 읽는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등 생활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다시 연결하기 위한 단절 시도
편리함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디지털기기, SNS가 만든 가상공간이 사용자에게 부작용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면서 ‘디지털 디톡스’ 바람이 일고 있다. 디지털(digital)에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의 디톡스(detox)를 결합한 용어로, 디지털 홍수에서 벗어나 심신을 치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종 디지털 미디어와 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오프라인 모임이나 명상, 독서 등으로 몸과 마음을 회복하자는 움직임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디지털 디톡스 일환으로 ‘권외 여행’이 유행하고 있다. 통화권 이탈을 뜻하는 ‘권외’, 즉 한적한 섬이나 조용한 시골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디지털 홍수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 지역에서도 디지털 디톡스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회사까지 생겼다. 이 회사는 ‘다시 연결하기 위한 단절(Disconnect to Reconnect)’을 모토로 내걸었다. 각종 기기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자기 자신 △서로서로 △커뮤니티 △우리 주변 세상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디톡스사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서로 교류하는 오프라인 모임을 주선한다. 또 24시간, 사흘 등으로 기간을 정하고 디지털과 단절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이벤트나 캠프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교류와 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한다.
생활 속에서 디지털 디톡스를 쉽게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앱도 있다. 구글플레이에 있는 ‘디지털 디톡스’ 앱은 사용자가 설정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 30분에서 최대 한 달까지 스마트폰을 쓸 수 없게 ‘강제로’ 도와준다. 단, 디톡스 기간을 한번 설정한 후에는 급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려고 해도 공장 초기화나 탈옥(애플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빅 레드 스톱(Big Red Stop)-디지털 디톡스’라는 앱도 있다. 사용자가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다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까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으로 오는 메시지 수신을 알리지 않고, 상대방에게는 디지털 디톡스 중임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