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혈압약은 약효의 발현 방식에 따라 이뇨제, 베타차단제, ACE 억제제, 칼슘채널 차단제, ARB 제제 등으로 나뉜다. 이뇨제는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고혈압약으로 체내 수분과 염분 배설을 촉진해 혈압을 낮춘다. 베타차단제는 부분적으로 심장기능 개선효과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한 편이어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떠오르는 ARB 계열 약물
ACE(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는 혈압을 올리고 염분과 수분을 축적하는 인체 시스템을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약제다. 서양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동양인에겐 마른기침 등 부작용이 흔하다.
얼마 전까지는 노바스크(한국화이자)와 같은 CCB(칼슘채널 차단제) 계열의 약이 고혈압 환자에게 널리 처방됐다. 혈관과 심장 세포막의 칼슘 채널에 작용해 혈관을 확장하는 기전을 가진 약제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ARB 계열의 고혈압약.
혈압강하 외 심장보호 효과까지
이처럼 ARB 제제가 약진하는 이유는 고혈압 치료효과와 안전성은 물론 심장보호 등 부수적인 치료효과가 속속 밝혀졌기 때문이다. ACE 억제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마른기침이 거의 없다는 점도 선호되는 이유다.
대표적인 ARB 제제인 아타칸은 한 번 복용으로 약효가 24시간(최대 48시간) 지속된다. 대규모 임상을 통해 혈압강하 및 심장보호 효과가 입증돼 고혈압 치료제 외에 만성심부전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미카르디스는 24시간이라는 긴 작용시간으로 혈압이 급상승하는 다음 날 아침시간대까지 혈압을 안전하게 조절해준다. 코자는 좌심실 비대증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들에게 뇌졸중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고혈압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따라서 고혈압 약물 처방은 특정 약제 하나가 아니라 여러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요법이 널리 쓰인다. 이런 패턴을 반영하듯, 최근엔 아예 이뇨제와 ARB 제제를 함께 붙여서 ‘아타칸 플러스’ ‘코자 플러스’같은 플러스 제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플러스 제제처럼 각 제제의 장점을 살려 합친 ‘콤비네이션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주간동아 607호 (p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