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4

2002.03.07

쇠망치질 40여년 도심 속 대장장이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4-10-19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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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망치질 40여년 도심 속 대장장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 대장간’. 20평 남짓의 조그만 작업장에 들어서자 벌겋게 달아오른 무연탄 화덕에서 막 꺼낸 쇠를 두드리는 대장장이 김예섭 사장(58)의 망치소리가 손님을 맞는다.

    “오래 했지. 부끄러울 만큼 오래 했지.”

    ‘대장장이는 아랫것들이나 하는 일’이라는 아버지 반대에 부딪혀 고향인 전남 광양을 뜬게 40년 전 일이란다. 그러나 해마다 늘어나는 값싼 중국산 물건들 때문에 수요가 줄어 걱정이다. “주물(틀에 쇳물을 부어 만드는 방식)로 만든 중국산은 단조(두드려서 만드는 방식)로 만든 것보다 강도가 떨어져 수명이 짧아. 쇠에도 ‘신토불이’가 있거든.” 대장장이 일은 ‘재활용 사업’이기 때문에 물자절약 차원에서도 한결 낫다고 이야기하는 김사장의 표정에 언뜻 자부심이 엿보인다.

    “망치 머리에 나무 끼울 구멍 하나 뚫는 것도 전부 노하우야. ‘여자 다루듯 은근하게’ 쇠를 다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두드려야 한다니까.” 후끈한 화로를 끼고 앉아 작업하기에는 추운 날씨가 제격이지만 자신은 여름을 기다린다고 김사장은 말한다. “겨울엔 건축일이 적어 손님이 없거든. 슬슬 단골들이 장비 갖추러 올 때가 됐는데….” 할 일이 많다고 부지런을 떠는 김사장의 대장간에는 어느새 봄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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