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5

2001.05.24

구두 형제와 고무신 형제

  • 안재문/ 42·충북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입력2005-01-28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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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두 형제와 고무신 형제
    30여 년 전의 어느 해 초여름.

    귀한 구두와 스타킹으로 한껏 멋을 내고 우리 집에 놀러온 이종사촌 동생들과(맨 왼쪽과 왼쪽에서 세 번째) 고무신을 신은 우리 형제가 사이좋게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맨 오른쪽이 본인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무신을 신고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에다니고 중학교에 진학해서야 겨우 검은색 아니면 푸른색 운동화를 얻어 신을 때인 만큼 구두를 신은 사촌동생들은 우리 형제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지금이야 신을 사람이 없어 자취를 감추었지만 그때는 흰 고무신이 매우 귀했다.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흰 고무신을 산 날 너무 기분이 좋고 들떠 고무신을 방안으로 가져와 몇 번이고 쳐다본 기억이 새롭다.



    마흔을 훌쩍 넘긴 요즈음 커가는 아이들의 신발을 자주 산다.

    그때마다 고무신만으로도 아무 탈 없이 자란 그 시절이 자꾸 떠오른다.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이종사촌 동생들과 우리 형제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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