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저 또한 주한 외국 대사관 관계자들을 꽤 많이 만나는 편입니다(요즘 서울에서 근무하는 외국 외교관은 대부분 한국어를 꽤 잘합니다). 국방개혁이나 대북문제 등 한국 정부의 최근 안보 관련 정책 동향이나 정부 안에서 벌어지는 파워게임에 대해 물어오면 가급적 아는 대로 솔직하게 답하곤 합니다. 왜냐고요? 그래야 저도 백악관이나 국무부, 펜타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고, 정보의 가장 큰 대가는 정보입니다. 남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알려면 내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들려줘야 하는 법입니다. 물론 제가 만난 외교관들은 면담내용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제게 해준 얘기가 무엇이었는지 적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가 기사를 쓰면서 취재원에게 무슨 얘기를 해주었는지 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들이 만난 한국 당국자들 또한 십중팔구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혹 정보 외에 다른 반대급부도 있지 않겠느냐고요? 유감스럽게도(?)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공무원이 쓸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죠. 100%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돈보다 값어치 높은 정보가 있는데 왜 굳이 지갑을 꺼내 들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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