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시절 아주대병원 이영문 교수의 강의를 들었어요. 정신질환자를 고용하는 편의점을 만들겠다고 하셨죠. 정신질환자의 문제가 일반인과 소통하는 것인데, 편의점은 일이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니 환자에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정작 이 교수님은 편의점을 안 열고 제가 열게 됐죠(웃음).”
안씨가 정신질환자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25년 전. 중학생이던 그는 교회 수련회에 갔다가 팔과 다리에 쇠사슬을 차고 갇혀 있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사람들이 아주머니에게 “미쳤다” “신들렸다”고 수군거리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함께 있던 친구는 목사가 되고 안씨는 의사가 돼 소외된 사람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자고 약속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변해야 합니다. 미친 사람처럼 보는 색안경을 벗어야 해요. 그러다 보니 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고 숨어버리고, 더 큰 사고가 일어납니다.”
선진국에 비해 정신질환자를 위한 사회적 환경과 여건도 열악하다. 그가 학원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학교가 정신질환이 있는 아이들을 제대로 감싸 안지 못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주위의 놀림 때문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자신도 친구처럼 학교가 끝난 후 학원에 가고 싶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학원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정신질환은 가지고 있습니다.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마틴 루터 킹도 정신질환을 앓았지만 세상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세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으니, 충분히 같이 어울려 살아도 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