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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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권리 증진 관심 없어 안타까워”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4-03-12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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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민 권리 증진 관심 없어 안타까워”
    “한국에서 성을 파는 외국인 여성들의 절대 다수가 미군이 아닌 한국인 남성을 상대로 매매춘을 하고 있더군요.”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한국사무소 고현웅 소장(35·사진)은 최근 프로젝트 하나를 마무리했다. 3월10일 여성부가 발표한 ‘외국인 성매매 실태조사’가 그것이다.

    “소장으로 취임한 뒤 처음으로 굵직한 결과물을 내놓은 것 같군요.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한국 내 IOM 활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1951년 설립된 IOM은 국경을 넘어 둥지를 튼 이주민들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간 기구(IGO)’. 전 세계에서 인구 이동과 관련한 활동을 펴고 있으며 유엔 협력체로서 여러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고소장은 외국인 성매매 실태 조사에 이어 다음 프로젝트로 한국으로 이주하는 아시아 노동자들을 옥죄는 송출 비리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송출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세계 각국 IOM 사무소와 연계해 마련해볼 작정입니다.”

    그는 IOM이 정부간 기구임에도 한국 정부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주요한 사회적 이슈로 제기돼 IOM의 역할이 중요해졌으나 현실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정부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해 한국사무소에서 정부로부터 월급을 받는 상근 직원은 소장 1명이 전부다.

    “한쪽에선 동북아 허브 운운하면서 풀뿌리 외교를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가 한심합니다. 다른 정부간 기구인 유엔개발계획(UNDP)이나 유엔난민기구(UNHCR)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공업개발기구(UNIDO) 등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예요.”

    서울대(심리학)와 고려대 국제대학원(유럽지역연구)을 졸업한 고소장은 1999년부터 IOM에서 일해왔다. 벨기에 브뤼셀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연락관으로 일했고, 2002년부터 한국사무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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