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한 달 전쯤 만난 지인 A씨(21)가 떠올랐습니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을 다니는 A씨는 요즘 상경해 고시원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 소재 대학으로 편입하기 위해 편입학원을 다니기 때문입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공부하는 모습이 고3 수험생 못지않더군요. A씨는 “지방대를 나오면 취업이 훨씬 어렵다. 또 지방대 졸업해 적은 연봉 받느니 인서울 나와서 더 높은 연봉을 받겠다”고 했습니다. 서울 소재 대학 학생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주눅이 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학력 지상주의, 비수도권 대학 출신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사회에서 많은 학생이 편입학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매년 편입 경쟁률은 높아만 갑니다. 2010년 1학기 일반편입 경쟁률은 서강대 52대 1, 한양대 42대 1에 이를 정도입니다. 비수도권 대학 중에는 계속 학생들이 빠져나가자 교수진이 직접 나서 학생을 설득하거나, 전문대학을 찾아가 졸업생을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학부모 초청 행사, 각종 장학금 제도를 늘리는 곳도 있고요. 그래도 학생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니, 학교 측의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

주간동아 772호 (p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