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 70년 만의 쾌거
인도가 식민종주국인 영국을 밀어내고 세계 경제규모 6위 자리에 올랐다.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말 기준 2조3000억 달러(약 2767조 원)로 2조2900억 달러를 기록한 영국을 추월했다. 인도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6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인도는 2020년에야 영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파운드화 가치가 20% 하락하면서 당초보다 4년 빨리 영국 넘어섰다. 인도가 영국 식민지가 된 지 140년 만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시기로 따져도 70년 만의 일이다. 게다가 인도는 2020년까지 연평균 6~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것이 분명하지만 영국 경제성장률은 1~2%에 머물 것으로 보여 양국 간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인도는 1991년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로 개혁을 단행한 뒤 25년간 성장을 거듭해왔다. 물론 인도의 인당 GDP는 아직 영국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그럼에도 전체 경제규모 면에서 인도가 영국을 제치고 세계 6위에 오른 것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국제사회에서 인도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인도는 앞으로 영국 식민지배 잔재를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특히 인도는 신흥경제대국인 브라질·러시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회원국 가운데 가장 좋은 경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인도 경제가 다른 브릭스 회원국보다 잘나가고 있는 이유가 2014년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정책인 ‘모디노믹스(Modinomics)’ 덕이라고 평가한다. 모디노믹스는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경제정책을 친(親)기업 시장경제 위주로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모디노믹스의 핵심은 외국인 투자를 통한 인프라 확충과 제조업 육성,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특히 모디 총리는 인도를 제조업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이른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제조업 활성화) 정책을 모디노믹스의 간판으로 내세웠다. 2022년까지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현재 15%에서 25%로 늘려 총 1억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좀 더 효과적으로 제조업을 육성하고자 2개 지역을 연결해 산업지대를 개발하는 산업회랑(Industrial Corridors)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델리-뭄바이 산업회랑이다. 이 프로젝트는 900억 달러(약 108조5400억 원)를 들여 델리~뭄바이 1500km 구간을 따라 16개 산업·물류단지를 만들어 ‘글로벌 제조 및 무역 허브’로 육성하려는 사업이다.
화폐개혁으로 부패척결 추진

모디 총리는 지난해 11월 인도 경제의 고질병인 부정부패를 척결하고자 화폐개혁도 단행했다. 화폐개혁의 내용은 전체 화폐 유통 물량의 86%를 차지하는 구권 500루피(약 8840원)와 1000루피를 폐지하고 신권 500루피와 2000루피를 발행하는 것이다. 화폐개혁의 목적은 부패 온상이자 GDP의 20~30% 수준으로 추정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것이다.
화폐개혁의 여파로 인도 경제는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개연성이 높다. 타이무르 베이그 독일 도이체방크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화폐개혁 충격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면서 “3~4월에 혼란이 가라앉고 나면 경제활동이나 GDP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사용이 중단된 구권 15조4000억 루피(약 272조2700억 원) 가운데 90%가 넘는 14조 루피 이상이 은행으로 회수됐다. 모디 총리는 신년사에서 “화폐개혁은 탈세와 부패를 청산하기 위한 역사적 정화 의식”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차명자산 조사 강화 등 화폐개혁 이후 검은돈 근절을 위한 후속 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인도는 군사대국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중국 베이징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는 지난해 12월 26일 동부 오디샤 주 압둘 칼람 섬에서 자체 개발한 아그니-5 미사일을 이동발사대를 이용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길이 17m, 무게 50t인 아그니-5는 사거리 5000km에 1t 이상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중국 수도 베이징 등 북부지역과 아시아 대부분, 아프리카, 유럽 일부까지 타격할 수 있다. 특히 아그니-5는 다탄두핵미사일(MIRV)이라 요격하기 어렵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6번째 ICBM 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모디 총리는 “국민과 함께 아그니-5의 시험발사 성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실전배치된 아그니-4는 사거리 4000km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군사력·외교력 강화 노력

인도는 외교도 확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1월 26일 ‘공화국의 날’ 행사에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를 주빈으로 초청했다. 헌법이 발효된 1950년 1월 26일을 기리는 공화국의 날은 인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일로 통상 외국 정상을 주빈으로 초청한다. 인도가 UAE 왕세자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 전체로 봐도 2006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초청한 이후 11년 만이다. UAE 왕세자를 초청한 의도는 앞으로 경제는 물론, 안보 분야에서도 중동지역과 관계 강화에 나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가 갈수록 강대국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