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석관 베스트인컴 회장. 이상윤
슈퍼개미 남석관 베스트인컴 회장이 4월 30일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5월 연휴 이후 코스피가 장중 7500 선까지 치솟으며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남 회장은 4~6월을 “주식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4월 중순 이후부터는 최소 6월까지 실적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남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상승장 아직 안 끝나
미국-이란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코스피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현 시장을 어떻게 보나.“지금은 실적 장세다. 주식시장에는 크게 두 가지 위험이 있다.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이다. 미국-이란 전쟁 같은 이슈는 기업 실적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비체계적 위험이다. 이론적으로는 이러한 위험 때문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한 시기가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코스피도 5000까지 밀린 적이 있지 않나. 전쟁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고,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과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간선거 부담 등도 영구적인 위험은 아니다. 이런 변수로 주가가 흔들릴 때가 오히려 기회다.
4월 30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소폭 밀리긴 했지만, 상승 기조 자체는 흔들리지 않았다고 본다. 추가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가운데는 코스피 8000 선을 전망하는 곳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방산·조선 업종도 실적 흐름이 괜찮다. 현재로선 시장이 크게 무너질 만한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실적 장세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
“실적이 시장을 끌고 가고, 유동성이 이를 뒷받침하는 장세라는 뜻이다. 지금 국내는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돈이 갈 곳은 주식시장밖에 없다. 지난해 주식으로 큰 수익을 낸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그동안 망설이던 개인투자자들도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손실 사례도 나온다. 예를 들어 2월 28일 개인투자자가 하루에만 7조 원 넘게 매수하지 않았나. 그런데 바로 3월 초 전쟁이 터졌다. 현금으로 투자한 사람은 버틸 수 있었지만, 신용으로 들어간 투자자는 반대매매를 당했을 개연성이 크다. 나도 중장기 계좌에서는 신용을 쓰지 않는다.”
코스피가 5000까지 떨어졌을 때가 적극 매수할 구간이라면 지금은 아니라고 보나.
“지금은 딜레마 구간이다. 최근 SK하이닉스를 ‘매수’에서 ‘보유’로 낮춘 증권사 리포트도 나오지 않았나. 시장에 전부 매수 의견만 나오면 주가는 강하게 올라가지만, 일부에서 매도 시그널이 나오기 시작하면 혼조 현상이 나타난다. 낙관론자는 계속 매수하는 반면,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한 투자자는 차익 실현에 나선다. 그러면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일정 기간 정체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지금 시장을 중립적으로 본다. 기존 보유 종목은 쉽게 팔 생각이 없지만, 새로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럽다.
다만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150조 원 수준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1분기 영업이익만 이미 57조 원이었다. 대만 TSMC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이 약 100조 원 수준인데, 삼성전자가 이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100조~1200조 원 수준이고, TSMC는 2000조 원이 넘는다. 물론 영업이익이 곧바로 주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아직 둔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
전력 인프라주 주목
지난해 인터뷰에선 코스피 5000 돌파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엔 코스피 1만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나온다.“과거엔 조선, 방산, 원전 등 주요 산업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대기업이 적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도만 진짜 글로벌 기업이라고 평가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서도 천궁Ⅱ가 주목받지 않았나. K-뷰티와 K-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시장 자체가 글로벌로 확대되다 보니 국내 증시 레벨도 과거와 달라졌다.
나 역시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싶었다. 하지만 시장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의심만 하면 결국 수익을 내기 어렵다. 당장 코스피가 1만을 가는지도 마찬가지다. 중간중간 조정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다만 기업 영업이익이 계속 증가한다면 주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대세를 거스르는 위험과 그렇지 않은 위험을 구분해야 한다. 지난해 중국 딥시크 이슈나 구글 TPU(텐서처리장치) 개발 소식으로 반도체 주가가 흔들렸어도 결과적으로는 좋은 매수 기회였다. 샌디스크, 엔비디아, 마이크론 같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신고가 근처까지 올라온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반도체 말고도 주목하는 기업이 있나.
“전력 인프라 관련주다. 미국 전력망 교체 주기는 보통 30~40년인데, 현재 깔린 인프라 상당수가 이미 25년 이상 됐다. 미국처럼 넓은 국토에서 전력망을 교체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국내 변압기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주가가 많이 오른 이유도 그 때문이다. 변압기가 오르니 전선 관련 종목들이 함께 움직였다. 삼성전기도 대표적 사례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이 강하다. 나는 5만 원대부터 거래했고 주변에도 추천했다. 당시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80만 원까지 올랐다.
로봇, 원전, 조선도 계속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최근 이들 업종은 주가가 쉬어가는 흐름이었다. 로봇은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기대가 있고, 원전은 미국의 노후 원전 해체 이슈가 있다. 관심 종목으로 두고 가격 부담이 적을 때 매수 기회로 보는 전략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FOMO는 안 느껴
40년 가까이 주식투자를 했는데도 FOMO를 느끼는 순간이 있나.“전혀 없다. 남이 어디에 투자하는지 거의 관심이 없고, 늘 내 투자에만 집중한다. 주로 지면 신문과 뉴스를 참고하는 편이다. 오랫동안 투자하면서 결국 중요한 건 정보 자체보다 정보의 옥석 가리기라는 걸 깨달았다.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어떤 뉴스가 기업 실적에 진짜 영향을 미치는지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몇 년 전 열풍일 때도 이차전지 관련주나 신라젠 같은 종목은 한 번도 추천한 적이 없다. 오래 투자하다 보면 결국 사라질 부실기업이 보인다.
다행히 요즘 개인투자자는 예전보다 수준이 높아졌다. 좋은 기업을 잘 골라 투자하는 분위기다. 특히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는 장기적으로 손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나 역시 7~8년 전부터 ETF 투자를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해왔다.”
지금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꾸렸나.
“중장기 투자 계좌와 단기매매 계좌를 따로 운영한다. 중장기 계좌는 지수 ETF 중심이다. KODEX 레버리지,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ETF, QQQ 3배 레버리지 상품인 TQQQ,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배 ETF도 기대하고 있다. 대형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만 샀다. 나머지는 전부 단기매매 계좌에서 거래한다.”
대형주는 반도체 말고는 거의 투자하지 않는 건가.
“현재는 반도체만 괜찮다고 본다. 주식투자는 일정 금액으로 일정 기간에 최대한 많이 수익을 내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되는’ 주식만 사야지, 종목이 분산되면 정신이 산만하고 집중력도 흐트러진다. 시대 중심주는 보통 6개월에서 1년가량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 반면 시장 중심주는 길어야 2주에서 한 달 정도 움직인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는 투자자라면 차라리 지수 ETF를 매수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쓰는 다이어리 앞에 매달 주의해야 할 것들을 적어놓는 습관이 있다고 알고 있다. 5월과 6월에 주의해야 할 점으로 무엇을 적어놓았나.
“5월은 미국 주식이 보통 약세를 보일 때가 많다. 한국도 연휴가 많지 않나. 시장은 불확실한 상황을 기피하기 때문에 연휴 앞두고는 이익이 난 단기매매 종목을 무조건 다 팔아야 한다. 물론 중장기 투자 종목은 보유해도 괜찮다.
6~7월이 되면 2분기 및 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 발표 2주 전에는 그냥 팔아버리는 게 속 편하다. 6월 말이 되면 수익과 상관없이 한 번 정도 매도하는 게 좋아 보인다. 7월 실적 발표가 있은 다음에 좋으면 그 주식을 또 사도 늦지 않다. 그러면 7월 중순부터 3분기 실적 발표 때까지는 마음 놓고 있어도 괜찮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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