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8

..

코스피, 대외 불확실성에도 추가 상승 여력

트럼프 관세, 연준 금리, AI 불확실성 등 3대 변수가 증시에 타격 못 줄 듯

  •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

    입력2026-03-03 17: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여전히 타 시장 대비 이익 모멘텀 면에서 우위에 있다. GETTYIMAGES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여전히 타 시장 대비 이익 모멘텀 면에서 우위에 있다. GETTYIMAGES

    올해 들어 코스피가 약 37% 오르면서 역대급 시절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2월 말 현재 대외로 눈을 돌려보면 여러 변수를 마주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대장주 역할을 해온 나스닥은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미국 국채금리와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증시를 제외한 주식, 채권, 원자재 등 금융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극단적인 관세 횡포 유지 가능성 낮아

    먼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또다시 변수로 부상했다. 최근 미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이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았다. 여타 우회 수단을 통해 얼마든지 관세 형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제122조를 토대로 전 세계 국가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효한 상황이다. 다행인 점은 무역법 제122조에 근거한 관세는 최대 150일까지만 부과할 수 있으며 그 이상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150일 기한이 도래하기 전 기존 관세를 취소한 뒤 재부과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유지할 수 있으며, 다른 무역법 조항을 끌어와 관세를 부과할 여력도 있다. 

    이처럼 연방대법원의 관세 위헌 판결에도 관세 불확실성은 쉽게 소멸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핵심은 이미 시장이 관세 리스크에 수차례 노출되고 그에 따라 가격 조정을 겪는 과정에서 ‘학습효과’를 체득했다는 점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같은 극단적인 관세 횡포 노선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이슈가 일시적으로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수는 있지만 증시 방향성에는 유의미한 타격을 주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슈와 관련된 사안이다. 1월 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이후 시장은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이는 워시가 금리인하를 지지하면서도 양적긴축(QT) 중단에 반대하고, 경기침체기에도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주장하는 등 매파적 성향을 지닌 인물이라는 복합적 이력에 기인한다. 



    이 때문에 앞서 언급한 관세 불확실성과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는 과정에서 시장 내 노이즈는 빈번하게 주입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상 연준의 금리인하 스케줄이 ‘연내 2회’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준은 본질적으로 데이터 의존적인 기관이며, 워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대로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일단 워시는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요구에 맞게 답변해야 하는 만큼 본인의 극단적 성향을 완전히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 시점에서는 연준의 본질적 성향인 ‘데이터 의존성’에 주목하는 전략이 적절하다.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은 유력하지만, 이미 시장은 대비를 마친 상태다. 핵심은 3월 말 공개될 점도표와 경제 전망 변화다. 여전히 고용 둔화, 인플레이션 압력 제한 등 연준의 금리인하 명분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기에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그대로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하다. 

    AI 기업 성장세 견조, 한국 증시 이익 모멘텀 강화

    미국 인공지능(AI) 업체의 주가 향방도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지난 2~3년간 전 세계 주도주 역할을 해온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주식의 성과 부진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부각된 수익성 불안을 극복하지 못한 여파가 크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 4개 하이퍼스케일러의 수익성 개선 추세는 지난해 이후 정체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전분기보다 오히려 둔화됐다. 현재 시장은 이를 “대규모 AI 자본적 지출(CAPEX)을 이익으로 전환하는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시차 문제도 개입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구매 비용은 즉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만 AI 서비스 수익은 점진적으로 발생한다. 분모(투하 자본)는 급증하는데 분자(이익)가 따라가지 못해 ROIC(투자자본이익률)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구간일 수 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6000을 돌파하며 6083.86으로 장을 마감한 2월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코스피가 사상 처음 6000을 돌파하며 6083.86으로 장을 마감한 2월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추후 이들 AI 업체 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며, 승자는 결국 수익성을 증명해내는 메모리 업체들에 대한 선호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이퍼스케일러 및 소프트웨어 관련주의 수익성 입증은 1분기 실적 시즌까지 끌고 가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본업 성장세와 현금흐름이 견조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주가 조정 압력은 제한될 전망이다. 최근 알파벳이 AI 투자 재원 용도로 200억 달러(약 28조8000억 원)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고 조달 금리도 기존보다 하락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금융정보기업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S&P500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률은 13.2%로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분기 컨센서스(2026년 1분기 13.2% → 2분기 13.8% → 3분기 14.2% → 4분기 14.2%) 역시 견조한 수익성 유지를 시사한다. 아직 대규모 투자 회수를 둘러싼 의구심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지만 현 시점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주가 하방 베팅 실익은 크지 않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전략도 마찬가지다.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크지 않으며(선행 PER 10.1배에 불과, 과거 10년 평균치 수준), 여타 증시 대비 이익 모멘텀 우위 현상도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이익 컨센서스 추가 상향, 외국인 수급 개선, 개인의 증시 머니무브 가속화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높은 만큼 당분간 국내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해가는 전략이 적절하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