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올해 12월 안에 7달러를 찍을 걸로 예상. 2025년에는 18달러까지 뛸 거라고 본다. 2030년에는 55달러(까지 뛸 것이다). 더 오르면 좋고.”
12월 11일 가상자산 리플(XRP)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 글들이다. 투자 내역을 캡처해 올리며 리플로 1149% 수익률을 달성했음을 인증하는 글을 쓴 한 투자자는 “100억 부자가 됐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한국인 최애 코인’ 리플 시장에 불이 붙었다. 리플은 최근 한 달 동안 약 300% 올랐다. 가격 상승세에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리플만 살 것” “월급 받으면 리플에 더 넣을 것”이라며 리플을 대거 매수하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10일 오후 5시 50분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리플을 거래한 전 세계 거래자의 18.13%가 국내 투자자였다. 반면 일부 투자자는 과거 여러 번 리플 가격이 오르는 듯하다가 폭락한 이력을 들면서 “‘리또속’(리플에 또 속았네)을 잊었냐” “곧 하락장이 오니 현금화해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때 시총 3위 기록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월 11일 개당 0.57~0.63달러에 거래되던 리플은 12월 10일 1.91~2.41달러에 거래됐다. 한 달 만에 가격이 4배가 된 것이다. 12월 3일에는 2.86달러까지 오르면서 가상자산 중 시가총액 3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12월 12일 오후 2시 기준 리플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시총 3위에 안착해 있다(표 참조).
이후 별다른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던 리플 가격이 최근 상승한 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전해진 SEC 수장 교체 소식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암호화폐 저승사자’로 불리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를 시작하는 내년 1월 20일에 사임할 것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SEC 위원장으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했다. 앳킨스 차기 SEC 위원장이 임기를 시작하면 리플랩스와 SEC의 소송전도 끝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리플을 둘러싼 다양한 호재도 있다. 리플랩스의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RLUSD가 12월 10일(현지 시간) 뉴욕 금융서비스국의 승인을 받았다. 또한 미국 내 자산운용사들이 SEC에 리플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12월 7일(현지 시간)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리플, 솔라나 등 알트코인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추가 상승에는 의견 분분
리플 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분석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추가 상승에 회의적인 분석가들은 △트럼프 당선 △RLUSD 승인 △리플 ETF 승인 등의 호재가 리플 가격에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 실제로 12월 10일 RLUSD 승인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뒤 3시간 만에 리플 가격이 약 20% 상승했지만, 12월 3일 기록한 최고가를 넘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리플이 7년 만에 ‘3달러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국경 간 결제의 장점이 많이 연구되면서 국경 간 결제에 쓰일 수 있는 암호화폐로서 수수료가 저렴하고 전송 속도가 빠른 리플이 주목받고 있다”며 “개당 가격이 2.5달러까지도 올랐던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를 시작하고 국경 간 결제 수단으로 리플이 조금이라도 사용된다면 리플 가격이 3달러를 넘을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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