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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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역사상 최고치 뚫은 美 증시, 버블 리스크 시작돼”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차익실현하고 안전자산 비중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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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4-10-2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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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인하를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끝났다’라는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좋은 뉴스지만 과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행보를 살펴보면 그렇게만 생각하기는 어렵다. 원래 연준은 물가가 잡혀도 온갖 핑계를 대며 금리인하를 미루는데, 지금처럼 갑자기 빅컷(금리 0.5%p 인하)을 단행했다면 앞으로 경기가 안 좋을 가능성이 있다는 복합적인 의미도 지닌다. 만약 이번 금리인하가 인플레 압력 완화뿐 아니라 경기 하강 압력 때문이라면 환호할 수만은 없다.”

    미 연준이 9월 18일(현지 시간) 4년 6개월 만에 빅컷을 단행하며 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또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10월 11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3년 2개월간 지속된 통화 긴축 기조가 마무리됐다. 오랫동안 고금리에 시달려온 이들은 금리인하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지만,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오히려 지금부터 투자에 조심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지호영 기자]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지호영 기자]

    이제 투자에 조심해야 할 때

    10월 14일 홍 대표를 만나 ‘금리인하기 이후 한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에 일어날 변화와 달라져야 하는 투자전략’에 관해 물었다. 홍 대표는 1993년 한국금융연구원을 시작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친 31년 차 이코노미스트다. 현재는 자산배분 투자 전문가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비롯해 연금저축,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즘투자자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악재”라고 말한 바 있다.

    “미 연준이 이번에 빅컷을 단행한 배경을 살펴보면 첫 번째는 7월 금리결정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것이 8월 초 글로벌 증시 대폭락 사태로 이어지자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으로 생각한 것 같고, 두 번째는 향후 경기가 나빠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한 것 같다. 하지만 두 번째 우려는 이후 경기지표가 아주 좋게 나오면서 과했다는 것이 증명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 미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신경 쓰느라 (금리인상을 연속 단행하며) 주식시장을 버렸던 2022년과 달리 증시 폭락을 막으려 한다는 착각을 갖게 했다. 그 결과 지금 미 증시는 역사상 최고치를 다 뚫었고 또 하나의 리스크가 시작됐다. 버블 리스크다.”

    “지금부터 투자를 조심해야 할 때”라는 말은 버블 리스크 때문인가.

    “그렇다. 일단 전체 투자자산에서 ‘주식 비중을 줄여라’는 말은 나도 자신 없는 얘기다. 왜냐하면 버블은 끝나고 난 다음에야 알 수 있으니까. 또 영국 경제학자 케인즈가 말한 것처럼 버블은 우리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으니까.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은 미국과 중국 증시처럼 급등하고 추세를 잡은 증시에 당연히 투자해야 하는데, 이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차익실현이다. 올해 미국과 중국 주식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이미 20% 이상 벌었을 테니 그중 일부는 팔아 채권도 사고 금도 사는 변화를 줘야 한다. 1990년대 말 나스닥 대폭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주식시장 대폭락 때도 금값은 급등했다. 주가 급등으로 주식 비중이 목표보다 커진 경우 그 비중만큼 팔아 안전자산을 사면 얼마나 마음 편하겠나. 부자는 다 그렇게 한다.”

    지금은 크게 베팅할 때가 아니라는 말로 들린다.

    “맞다. 그러려면 지난해 구리 가격 오르는 게 심상치 않을 때 들어갔어야 한다. 미국 정책금리는 올해 9월에야 내렸지만 시장금리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부터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미국 부동산, 한국 부동산이 다 상승으로 돌아섰다. 게다가 현재는 경제지표도 좋아지는 상황이라서 이미 증시에 들어간 사람이라면 위험자산에 계속 있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미 큰 수익을 올린 상황이라면 왜 ‘불타기’를 하나. 종종 ‘지금도 안 늦었다’는 말을 듣는데 현 상황에서는 그것처럼 위험한 말도 없다. 또 자산배분 관점에서 보면 지난 1년간 오른 주식은 매력이 점점 떨어지는 중이다.”

    금리인하기 글로벌 투자 환경 변화가 궁금하다. 먼저 미국 경제 전망과 투자전략은.

    “세계에서 경제가 가장 좋은 나라는 미국인데 2가지 변수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와 버블 리스크다. 나는 암호화폐 기반의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을 많이 보는데 거기서는 트럼프가 당선할 확률이 해리스보다 10% 이상 앞서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는 해리스에 편향돼 있는데 미국 고학력자들이 트럼프를 싫어해서다. ‘샤이 트럼프’까지 감안하면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아시아시장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 ‘중국시장 투자는 단타’라고 말하는 이유다. 만약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가 당선하면 부동산시장이 가장 좋을 테니 미국 리츠(VNQ)에 투자하라. 또 미국 버블에 올라타되, 불타기는 절대 하지 마라. 지금은 리밸런싱이 필요한 때다.”

    너무 싸서 매력적인 중국, 이도저도 아닌 한국

    중국시장은 어떻게 보나.

    “내가 투자에 나서는 기준은 ‘싸냐, 비싸냐’인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홍콩시장 PER(주가수익비율)이 0.5배였다. 이렇게 매력적인 시장을 어떻게 버릴 수 있나. 더욱이 미국이 금리인하를 하면 중국에서 빠져나가던 돈들이 좀 진정된다. 또 해외에 나가 있던 돈들도 다시 들어올 수 있다. 그러면 향후 폭발력은 더 커질 수 있다. 나는 중국 본토는 겁이 나서 홍콩 항셍테크 추종 ETF(상장지수펀드)에만 투자한다. 최근 항셍지수가 2만3000까지 올랐다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이 호전되면 과거 최고점이던 3만까지도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그래프 참조). 다만 중국시장도 여러 리스크가 있어서 장기투자는 안 되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한국 증시 전망은.

    “한국시장은 애매하다. 한국 주식을 사자니 중국 주식이 더 싸고, 한국 반도체를 살 거면 미국 엔비디아를 사는 게 마음이 편한 상황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이상하다. 연 9조를 버는 회사는 주가가 폭락하고, 분기마다 3조~4조 원 수익을 내는 현대차와 기아가 몇천억 수익 내는 회사에 비해 시가총액이 낮다. 기업가치를 따지는데 왜 꿈을 집어넣는 건지. 투자는 시장 기대를 선반영한다지만 미국 엔비디아나 구글 같은 기업도 PER이 20~30배밖에 안 된다. 그런데 한국은 시총 상위에 PER 70배, 100배 기업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한국 증시에 투자할 기회는 없는 것인가.

    “미래가치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 경쟁력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시장은 일부 특정 섹터가 좀 싸다 정도이고 나머지는 버블이다. 그럼에도 한국 주력 산업인 조선, 반도체, 자동차는 경쟁력이 있어 미래가 밝다. 특히 조선 산업을 좋게 보고 있다. 얼마 전 한화가 미국 조선소를 인수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최근 미국 군용 조선소 캐파(생산능력)가 너무 부족해 위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그 정도 배를 건조할 기술력을 가진 나라는 한국과 중국밖에 없고, 중국에 위탁을 맡길 수 없지 않나. 또 친환경 선박도 계속 만들어야 하니 기업가치도 오를 것이다. 또 반도체 회사 가운데 엔비디아, TSMC 다음은 삼성전자가 될 것이고, 내연기관 자동차부터 전기차, 하이브리드까지 잘 만드는 회사는 세계에서 현대차와 기아밖에 없다. 다만 지금은 한국시장이 전체적으로 비싸니까 굳이 뛰어들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앞으로 한국이 가진 포텐셜이 발휘되고 주가가 싸지면 그때는 또 한국을 사자고 외칠 것이다.”



    경쟁력 있는 韓 조선·반도체·자동차 전망 밝아

    최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이유는.

    “중국이 싸니 ‘셀 코리아’를 하는 것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외국인들이 한 200조 원을 들고 있을 텐데, 7월까지 삼성전자를 열심히 사다가 8~9월 중국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부터 팔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뜨거웠던 인도와 일본 투자 전망은 어떻게 보나.

    “두 곳 다 좋지만 이제는 모두 옛날에 비해 결격 사유가 생겼다. 먼저 인도는 미국처럼 주가가 너무 비싼 레벨까지 올랐다. 또 일본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도 없는데 금리인상을 단행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내려놨다. 이제부터는 미국과 중국 양 매수전략이 좋다. 주가 버블에 올라타거나 극단적으로 주가가 싸거나. 주가가 오른다 내린다가 아니라, 싸다 비싸다를 봐야 또 한 번 수익을 낼 기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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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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