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5

..

코스피 5000, 끝 아닌 시작… “반도체 ‘쌍두마차’가 추가 상승 이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영업이익 급증… MSCI 편입 기대감도

  • reporterImage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6-02-02 07: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1월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현황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5170.81로 마감했다. 뉴스1

    1월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현황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5170.81로 마감했다. 뉴스1

    코스피가 종가 5100을 돌파하며 역대급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연간 코스피 상단을 상향 조정하면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영업이익 증가 기대에 비해 여전히 한국 증시가 저평가돼 있는 점을 들어 코스피 상승 여력이 더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 코스피 상단 5500~6000 전망

    1월 28일 코스피는 5170.81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트럼프발(發) 관세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역사적 코스피 5000 돌파 이후 증권사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코스피 상단을 5500~6000 수준으로 상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월 26일 향후 12개월 코스피 상단을 5000에서 57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연간 코스피 상단을 기존 5200에서 6000으로, 한국투자증권은 4600에서 5650으로 1000포인트 가까이 올렸다. 

    연초 대비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한 코스피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주가를 견인하는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30조 원, 100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그래프 참조). 두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30조 원 내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너 배 상승한 수치다.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폭발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각각 47조2063억 원, 43조6011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1.2%, 33.3% 오른 수치다.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58%에 이른다. 코스피 상승의 또 다른 축인 조선·방산·원전 분야 역시 글로벌 수요 확대에 따른 대형 수주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면서 코스피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은 적은 편이다. 1월 28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1.25배지만 앞으로 예상 이익을 반영한 12개월 선행 PER은 11배 수준이다. 이는 미국(22배), 일본(16배), 유럽(16배)에 비해 낮은 편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전망치도 높아 가파른 상승세에도 한국 증시가 고평가됐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1월 7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중 외국인투자자 보유 비중은 37.18%였다. 지난해 상반기 31~32%에 머무르던 보유 비중은 10월 말 35%, 12월 말 36%로 점차 상승했다.

    40조 원 자금 유입 가능성

    장기적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1월 9일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MSCI는 전 세계 투자자가 기준으로 삼는 주가 지수로, 2024년 6월 기준 해당 지수를 쫓는 자금 규모는 16조5000억 달러(약 2경3500조 원)로 추정된다. 선진국 지수에 포함되면 글로벌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돼 주식시장이 안정화되는 효과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대 300억 달러(약 42조8000억 원) 규모의 자금 유입을 전망했다.

    한국은 시장 규모와 유동성 측면에서는 선진국 요건을 충족하지만 외환시장 자유화 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신흥국 지수로 분류돼왔다. 정부는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하고, 외국인투자자 권리 보장과 투자 절차 간소화 등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르면 6월 발표되는 MSCI의 연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올라가고 내년 6월 선진국 지수 편입이 결정될 수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역외 외환시장의 부재”라며 “정부 정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야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다고 평가한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1년 동안 자본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을 밟아온 결과”라며 “국내 증시와 주요국의 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교해봐도 상승 룸(room)이 위로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석병훈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 시총의 3분의 1을 넘게 차지하는 상황에서 두 기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한다면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며 “여기에 더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는 정책 등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 역시 연초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식시장 전문가는 “1월 중순부터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 개인투자자 역할이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며 차익실현에 나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전문가들도 이렇게 빨리 코스피가 5000을 넘을 거라고 예측하기 어려웠듯이,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투자할 때는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고 상대적 박탈감에 함부로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0
    닫기